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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편식당 Sep 24. 2021

[모빌리티] 완성차·배터리 합작체제, 게임체인저 될까

배터리 치킨 게임의 조짐이 다가오자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가 합작법인(JV) 설립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미국과 중국 등으로 확대되며 경쟁의 과열되고 있죠. 기업 중심의 배터리 공급 경쟁에 유럽연합과 중국 등이 나서면서 국가대항전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은 테슬라와 BMW, 노스볼트, 엘링크링거 등의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들 기업의 지원으로 유럽 내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고, 아시아 배터리 의존도를 낮춰 견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중국 역시 자국 시장 중심으로 CATL과 BYD 등 배터리 공급 업체의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중국 전기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 규모의 전기차 업체 통·폐합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합작법인은 완성차시장의 경쟁을 위해서도, 배터리공급사로서의 생존을 위해서도 점점 필요한 과정이 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전역의 전기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완성차업계, 합작법인으로 배터리 생산 현지화·내재화 노려

완성차기업은 합작법인을 주요 시장의 현지화와 배터리 내재화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팩은 1대당 500kg가 넘을 만큼 무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박 등 국제 물류 조달 시 발생하는 물류비용과 변수 등 위험요소가 크죠. 선박에 실어 나르는 비용보다 현지에서 직접 제조해서 조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지 시장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합니다.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는 현지 생산한 전기차의 한해서만 보조금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생산체제를 미국 현지에다 구축하라는 압박이죠.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착공을 시작한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로, 현지 공장 건설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부품 현지화율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으며, 세제 관련 법안 확정으로 자국 내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중입니다. 완성차기업의 현지 공장 보유 유무가 중요해진 상황이죠.


완성차기업의 합작법인 추진은 배터리 내재화 바람을 이루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데요.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원가를 절감하고 안정적으로 수급 받으려면 자체 생산이 필수적이죠. 하지만 기술 진입장벽이 높고 자체 생산량만으로는 수요에 대처할 수 없어 단독 내재화는 불가능한 노릇입니다. 따라서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 수직계열화에 나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내재화 기반을 다져온 테슬라는 파나소닉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생산량을 일부 갖췄습니다. 테슬라와 함께 전기차를 주도하고 있는 폭스바겐도 지난 4월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죠.


폭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협력해 2025년 이후의 자체 배터리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단독 내재화가 아닌,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내재화를 이루려는 거죠.


국가대항전으로 번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치킨 게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배터리 경쟁 과열 조짐… 업계 '긴밀한 협력이 곧 살 길'

배터리 업계는 임박한 치킨 게임과 완성차 기업의 내재화 등의 대처 전략으로 합작법인 추진에 나섰습니다. 고객사인 완성차 기업을 장기적인 고객처로 확보하고, 투자비용과 위험부담 금액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올해 들어 중국 배터리 공급사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자 업계에서는 치킨 게임의 신호가 빨라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내수 시장 중심으로 몸집을 키운 CATL과 BYD 등의 공급사가 해외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는게 그 원인입니다.


지난해 테슬라 '모델3'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한 CATL는 독일 에르푸르트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지난달에는 10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BYD 역시 자체 개발한 전기 SUV '탕(Tang)'을 지난달 노르웨이에 출시하며 유럽 시장을 공략 중에 있고요.


최근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던 일본의 파나소닉도 도요타와의 합작을 통해 '반값 배터리' 출시한다며 시장 경쟁에 뛰어든 상황입니다.


배터리 업계의 잇따른 합작법인 추진은 이러한 치킨 경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합작법인은 배터리 공급사와 완성차 기업이 50대 50의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입니다. 배터리 공급사는 합작법인으로 완성차기업과 수익을 나누는 대신, 연구개발(R&D)과 공장 구축 등의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죠.  또 기존 공급 계약보다 훨씬 장기간으로 운영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수익이 줄어드는 대신, 적은 비용으로 오랜 기간동안 배터리를 납품하는 수요처가 생기는 셈이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득이 됩니다.


합작법인은 기술 경쟁력 선점을 위한 발판이기도 합니다. 특히 안전성 면에서 말이죠.


화재 발생 등 배터리 안전성 문제는 모든 배터리 공급사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업계 1위인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모두 화재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화재 발생 문제를 해결할 기술 선점이 향후 시장 경쟁력을 가르는 만큼, 합작법인이 보여줄 결과물은 시장 판도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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