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디터 편식당 Aug 27. 2021

[모빌리티] GM 리콜 이슈, LG 보고서로 결정됐다?

명확한 인과관계 밝혀진 것 없다… 화재 원인 찾기 어려울 듯

제너럴모터스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 [사진: 제너럴모터스]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이하 GM)가 쉐보레 볼트 전기차(EV)를 추가 리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배터리 납품사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및 LG전자와의 비용 분담 문제가 향후 쟁점이 됐습니다.


GM은 현지시간으로 20일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인한 화재 위험으로 볼트 EV 리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차종에 공급된 동일한 배터리 셀에 음극 탭 결함 및 분리막 접힘 등 희귀한 두 가지 제조 결함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돼 화재의 위험성에 대비한 후속 조치"했다는 게 GM 측의 설명입니다.


볼트 EV는 LG엔솔이 배터리 셀 생산 후 LG전자가 이를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을 사용합니다. LG전자는 GM의 수주에 맞는 배터리 모듈을 만들고, 이를 팩으로 만들어 전기차에 넣는 거죠. 배터리는 '셀 -> 모듈 -> 팩' 단위로 커지며, 전기차 프레임 하나 당 하나의 팩이 들어갑니다.


GM이 리콜 조치를 진행하는 볼트 EV는 북미에서 판매된 2019년식 이후의 모델입니다. 앞서 GM은 볼트 2017년부터 2019년 생산한 볼트 EV 6만 9000여 대를 리콜 조치한 바 있죠. 이번 추가 리콜은 앞선 조치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내놓은 조치입니다.


GM은 향후 7만 3000대를 추가 리콜하고, 이로 인한 발생 비용 10억 달러를 LG 측에 청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LG 측은 GM의 리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며 LG전자, LG엔솔과 GM이 조사하는 화재 원인의 결과에 따라 리콜 비용 분담 비율 및 충당금 설정 등이 전해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총 리콜 비용 18억 달러, '원인 규명'에 따라 분담 비용 변한다

지난달 발표한 GM의 2017년~2019년 모델 EV 리콜 비용은 약 8억 달러로, 한화 9359억 원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미래에셋증권 박연주 연구원에 따르면 7월 리콜 당시 LG전자와 LG화학(LG엔솔 자회사)이 각각 2346억 원, 910억 원의 충당금을 설정했습니다. 이는 7월 리콜 비용의 약 34.7%에 해당하는 비율입니다.


GM이 추가 리콜 결정을 내리면서 LG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됐습니다. 이번에 GM이 추산한 추가 리콜 발생 비용은 10억 달러로, 기존 리콜 비용과 합치면 총 18억 달러(한화 2조 991억 원)에 달하죠. 기존 리콜 비용의 비율인 34.7%로 본다면 LG전자와 LG엔솔은 총 7283억 원의 충당금을 내야 하는 셈입니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LG의 부담금액이 더 늘어날 여지도 있습니다. 실제 화재 원인이 아직 규명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배터리 제조 과정의 과실이 추가적으로 인정된다면 제조에 직접 관여한 LG엔솔과 LG전자의 충당금 비율이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초 현대자동차가 시행한 코나 EV 등의 리콜 비용은 LG엔솔이 전체 중 60%가량의 금액을 충당하기로 합의했죠. 이는 배터리 제조사의 과실이 더욱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GM의 대표경영자 메리 베라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서 LG를 "가치 있는 파트너(valued partner)"로 칭하며 여전한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편's add] GM, LG 보고서 받고 리콜 결정했다? '그건 글쎄…'

어제 한 언론에서 GM이 LG의 보고서를 받고 리콜을 결정했다는 단독 기사가 나왔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리콜 보고서에 GM이 23일 볼트 EV 추가 리콜 정보를 미국 정부에 발송했고, 여기에 LG가 GM에 배터리 결함을 추가로 통보한 사실을 명기했다고 전했죠.


이 언론에 따르면 'LG가 과실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썼다'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그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제품 이슈에 대해 양측이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었고, 그 결과를 서로 공유한 정도로 보는 게 맞는 걸로 보이거든요.


GM은 GM대로 사고 원인을 분석하면서 '고전압 배터리팩'이 화재 유발 가능성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LG는 LG대로 조사해본 결과 '배터리 셀'과 '배터리 모듈'에 화재 유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공유를 한 겁니다. GM과 마찬가지로요.


쉽게 말하면 둘 다 각자의 분야 내에서 화재 원인을 찾았고, 그 가능성을 서로 공유한 겁니다. GM은 그 가능성을 토대로 리콜을 요청한 거죠. 따라서 기사 내에 있는 '결국 GM은 LG의 분석 자료를 전달받은 지 1~2주 만에 리콜 대상을 확대하는 2차 리콜을 전격 결정한 것'이란 말은 성급한 결론이 되지 않을까요.


'GM은 자체 조사 결과와 LG의 자료를 함께 검토해본 결과, 2차 리콜을 결정했다'가 현재까지론 맞는 말 같습니다.


리튬이온 전지는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요소가 많은 배터리고, 열폭주가 발생할 경우 팩 단위 안의 모든 셀에 화재가 옮겨가게 돼 화재 진압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화재 원인도 밝히기 까다롭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당 이슈도 정확한 원인을 찾기란 어려울 겁니다. 실제 해당 배터리팩 안의 결함을 발견하지 않는 한은 말이죠.


배터리 화재 이슈는 LG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든 배터리 제조사가 안고 있는 문제죠. 지금은 LG엔솔이 언론의 타깃이 돼 두들겨 맞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사이를 누군가 치고 올라오지는 못할 겁니다. 여전히 GM은 LG를 신뢰하고 있고,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납품처는 계속해서 LG가 주도권을 잡고 있을 테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이슈짚기] WD, 키옥시아 인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