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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편식당 Aug 26. 2021

[이슈짚기] WD, 키옥시아 인수?

WSJ "이르면 9월 말 합의, 중국 개입이 인수 변수"

보라색 갈피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내용을 기사와 함께 간략히 짚습니다. 보다 주관적이고, 에디터 편향적인 시각으로 IT와 산업분야의 이슈를 바라봅니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키옥시아 홀딩스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몇 주간 장기 논의를 거친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지분 인수 건이 이르면 9월 중순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죠.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합병에 성공한다면, 데이비드 게클러(David Goeckeler) 웨스턴디지털 대표경영자(CEO)가 합병 회사를 이끌 전망입니다.


지난 3월 WSJ는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키옥시아를 두고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이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마이크론의 키옥시아 인수 관심이 식어 웨스턴디지털하고만 논의하게 됐습니다.


두 기업이 합병에 성공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경쟁구도 재편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입니다.


종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3.4%), 키옥시아(18.4%), 웨스턴디지털(14.2%), SK하이닉스(12.2%) 순이었죠. 만약 2, 3위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한다면 32.6%로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을 인수 예정인 SK하이닉스의 총합 점유율(19.6%)을 따돌릴 수 있죠.


그러나 전 세계가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두 기업의 합병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넘어야만 가능할 전망입니다.


일본 도시바의 경영난으로 2018년 분할된 키옥시아는 일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업입니다. 일본이 낸드플래시와 같은 핵심 기술의 소유권 이전을 쉽게 해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중국이 해당 인수 합병 논의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반도체 시장의 인수합병(M&A)은 국제 협약에 따라 경쟁국 반독점규제기관의 심사와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하죠. 반도체는 대한민국, 미국, 중국, 영국, 유럽연합, 대만, 브라질 싱가포르 총 8개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현재 중국 경쟁당국은 각국의 반도체 M&A에 제동을 걸며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모바일 칩 제조하는 퀄컴이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인수하려는 건에 제동을 건 것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중국은 심사를 계속해 지연하는 방식으로 무산시켜왔죠.


지난주에는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ARM 인수 승인에 규제당국인 영국과 중국의 승인 심사가 늦어지며 M&A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영국 시장경쟁국(CMA)은 올리버 다우든(Oliver Dowden) 영 디지털문화부 장관에게 '양사 합병 시 심각한 경쟁 우려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해 양사의 M&A를 부정적으로 관측하기도 했죠.


WD와 키옥시아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인수 합의에 다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위에 작성했듯 일본 정부의 결정, 중국의 반도체 독점 관련 부정적 입장 등이 섞여 쉽지만은 않을테죠. 해당 인수 건이 합의에 다다르더라도 승인 심사에서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한편 인텔 낸드메모리 부문을 인수한 SK하이닉스의 인수 경쟁은 그렇게 큰 무리는 없을 전망입니다. 독점이 우려될 만큼 커다란 사안으로는 보지 않을테고, 이미 반도체 업계가 활발히 M&A를 진행 중이기에 그 기류를 막기도 어려울 겁니다. 또 인텔의 낸드플래시 생산을 담당하는 공장이 중국 다롄에 있습니다. 그 공장이 SK하이닉스로 옮겨지는 것뿐이니 중국 입장에서 그리 불편하진 않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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