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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톰림의 HR이야기 May 10. 2024

Wrap up_내가 너잘되게는 못해도 못되게는 할수있어

사적제재는 조직을 병들게 한다.

내가 너 잘 되게는 못해도 못 되게는 할 수 있어


제목의 이 한 마디는 제가 회사생활하면서 직접 들었던 말입니다. 


공식적인 직책상 상사는 아니었지만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던 선배가 담배를 피우면서 저에게 했던 말인데요, 

당시에는 '그래서 나한테 뭘 기대하는 것일까?' 갸웃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아랫사람을 쉽게 관리하기 위한 가스라이팅의 일종이었던 것 같습니다. 눈치껏 본인이 요구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처리해 주고, 적당한 사회생활도 제공하고,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달라는 뜻을 함축하는 말이었겠죠.  제가 워낙 둔감하고 가스라이팅도 잘 안 듣는 타입이라 그분도 꽤나 답답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당시 그분의 동기나 목적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냥 일을 합리적으로 잘 처리하면 되는 데 이런 말을 제가 듣는다고 결과물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시간이 제법 지난 지금은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자기편, 자기의 말을 지지하고 따라주는 그룹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혹자는 정치질이라고 폄하하여 표현하기도 하지만, 누군들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이런 욕구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유사 이래 이런 활동이 한순간이라도 없었던 적이 있을까요? 


불가해하다 한들 불가피하다 하면, 대비해야 할 과제가 된다 생각합니다. 


이 종소리는 누구를 위하여 울리는 중인가요?  

앞선 101에서 성과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성과관리에서 잃지 말아야 할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성과관리가 온전히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 있는 일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선 제 사례는 성과관리라는 명목으로, 혹은 성과관리를 위해 파생된 제도들이 악용되어, 조직의 이익과는 무관한 방식의 사적제재가 발생하는 케이스입니다. 조직의 이익이 아닌 개인의 이익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조직화는 조직의 크기가 크든, 작든 어디에서나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조직과 사적제재가 조직에게 최고의 이익을 추구하는 성과 관리에 장애물이 된다는 점이겠죠. 


이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단은 조직의 리소스를 활용하여 본인들의 사적 니즈를 충족합니다. 

사적 니즈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평가, 성과급 등 제도적 혜택을 본인과 집단에 유리하게 적용하도록 하여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 

조직에게 중요하지 않더라도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여 커리어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사회적 인정 요구를 충족하는 것


상기의 행동은 사실 조직에 속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사회적 활동이지만, 그 목적이 조직의 이익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정당하게 수행되느냐, 아니면 목적이 전도되어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우선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의 이익과 유리된 사적 활동은 조직의 리소스를 낭비하는 것에 그칠 뿐 아니라 다른 조직원들의 정상적인 성과 창출도 방해하고 동기를 저하시키기 때문에 조직의 성과관리 활동에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어떤 조직은 사조직과 사적 제제가 단기적으로 조직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흐린 눈으로 방치하기도 합니다.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체적인 활동에서 부가적으로 조직에 필요한 성과가 창출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개인적인 동기에 기반한 자의적인 활동은 조직적이고 시스템적인 성과관리 활동과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기를 배제하고 시스템에게 설명할 수 있는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조직 생활을 하는 모든 분들은 아마 동일한 조직을 꿈꾸실 겁니다. 

정당하게 일을 하고, 적합한 보상을 받는 합리적인 조직을요. 

하지만 모두들 아실 겁니다. 누군가에게 합리가 누군가에게는 불합리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렇다면 조직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 조직에 필요한 합리적인 일을 정해주는 일이겠죠. 개인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일 없게요. 

성과관리의 시작은 바로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는 것. 

그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성과관리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조직적 성과관리인 과제관리와 

개인적 성과관리인 동기관리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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