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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톰림의 HR이야기 Apr 22. 2024

Wrap up_HR놈들은 그저 사측의 광대라네..?

HR을 하려는 꿈과 이상이 높은 주니어에게 미리 알려주고 싶은 것

HR 101 첫번째 글은 HR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조직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HR 존재의 이유, 그것은 조직이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사람과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제도를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변화되는 상황과 조직의 니즈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여, 조직과 구성원이 성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하고, 이러한 HR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견지할 때 성공적인 HR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메시지를 보았을 때 HR이 너무 조직의 가치나 방향성에 종속된 수동적인 직무가 아니냐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을 텐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꼭 HR이라는 직무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떤 직무든 본인의 철학과 방향성대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은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기업의 생리를 경험해 본 많은 경력자분들이 공감하실 텐데요. 


왜 조직에서 일을 내 주관대로, 철학대로 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나는 나의 철학대로 주도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고요!?

기업은 히스토리와 경험을 가진 집단입니다. 창업 이래 경험하는 무수한 문제와 시행착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한 방식들로 성장해 가지요. 그리고 그 과정은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기억으로, 기록으로 남기 마련입니다. 이 경험은 사업을 수행하는 전반에 영향을 미쳐서 적은 리스크로 기업이 예측할 수 있는 효과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물론, 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은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의 모델이 되기 십상이지만요.) 


자, 이제 여러분이 이 조직에 일원이 되었다고 합시다. 

이 조직의 경험과 배치되는 새로운 철학과 아이디어가 있을 때, 쉽게 이 조직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HR이 아닌 어떤 직무이든 말이죠.


십중팔구 프로세스에 의해 또는 다른 구성원에 의해, 새로운 철학과 아이디어는 배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것이 그 조직이 생존해 온 방식이고, 우리가 속한 조직이 무한한 자원을 가진 것이 아닌 이상 실패가 우려되는 시도는 반복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것 입니다. 


특히 조직의 시행착오를 잘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온 조직일수록, 기업의 생존방식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는 철저히 배제되게 되겠지요. 


"아 그럼 어쩌란 말이냐.. 그냥 시키는 대로 대가리 박으란 말이냐, 까라면 까, 역시 인사쟁이구만.."



!!주의!!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시오. 

앞선 이야기처럼 주도적으로, 철학을 가지고 일을 하는건 정말 불가능할까요? 

아니요 가능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그 조건은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관 및 철학과 유사한 성향을 지닌 조직에서 일을 하는 것 입니다. HR 업무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커리어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요, 중요한 커리어의 방향을 정할 때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간과하곤 합니다. 


연봉을 비롯한 보상이나 복리후생, 회사의 비전 등 내가 일하고자 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실제 내가 하고자 하는 직무가 그 조직 안에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기능하고 있는 가는 내가 어떻게 일을 하고,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철학이 같고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순풍을 타고 가는 범선과 같고, 상이한 가치를 가진 조직에서 일하는 것은 빙하를 뚫고 나가는 쇄빙선과 같다고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그러한 내밀한 정보를 외부인이 알기 어렵고, 내가 당장 구직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 조직 내에서 내가 하게 될 직무의 철학을 파악하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일을 하면서 그 조직 안에서 겪게 될 불만사항은 대부분 내가 매일 대면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마련이기에, 그 직무가 조직 내에서 기능하는 방식과 지향하는 철학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 불만으로 퇴사를 결심하거나 잘못된 커리어나 경험을 쌓아 발생할 근미래의 비극을 고려하면, 그 비용은 상당히 값비싸다고 할 수 있지요. 


개인이 조직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끼는 후배나 가족에게 조언을 한다면 굳이 멀고 어려운 길을 돌아가기 보다는 효율적인 길을 가길 바라지 않을까요? 본인이 희망하는 커리어를 쌓고, 자신의 철학을 일에서 구현해보려는 개인에는 그 당사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지지를 보내주는 조직이 있다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HR. 주도적이고 능동적일 수 있을까요?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봅시다. HR이라는 직무 과연 그렇게 수동적인 존재일까요? HR이 특히 기업의 방향성과 가치를 대변하는 직무가 되기 마련이기에, HR은 기업의 철학에 크게 종속되는 직무라는 표현은 맞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서 본문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HR이 기업의 성과와 성장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업무방식을 포함한 광범위한 과제를 부여하는 기업들이 최신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업이 지향했던 목표의 배분과 자원의 통제만으로는 상식 이상의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없기에 HR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HR 직무를 하는 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다양한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안정적인 룰과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것을 선호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기업의 통제와 정책적인 가이드에 익숙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반복되는 급여업무나 행정처리가 익숙하고 편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HR이 아니냐라고 하면 당연히 맞지요. 기업이 속한 산업군과 처한 상황, 비즈니스 수행 경험 등을 고려하면 그러한 HR의 형태가 해당 조직에 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통적인 기업과 다른 조직 운영 방법을 시도하고자 하는 기업에서는 HR에게 높은 자율성과 거기에 더불어 강한 성취욕에 기반한 업무적 주도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HR에 대해 꿈과 이상이 높은 주니어, 특히 커리어적인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면 이러한 도전적인 조직에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통해 실패하고 또 성공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조직을 찾는데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시기를 추천합니다. 




 HR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남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HRer라면, 어떤 철학과 가치관이든 조직 안에서 실현할 수 있다. 

다만, 각자 다른 직무, 직급, 개인적인 배경을 지닌 다양한 구성원 모두를 설득하기 위해선 

정말 남다른 실력이 필요할 것 같다."


누군가 저에게 그렇다면 당신은 그 정도로 뛰어난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그저 계속 성장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는 중입니다라고 답변드릴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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