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의 끝자락에서
작년 이맘때 즈음에는 엄마와 병원에 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보내고 있다. 나는 회사도 잘 다니고, 점심시간에 친한 사람들과 깔깔 수다도 떨면서, 또 주말에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년에 계획했던, 하지 못했던 공부도 틈틈이 하는 중이고, 2024년 계획을 원대하게 세웠다.
2023년, 따뜻한 봄이 되자, 가족여행으로 나트랑을 갔고, 여름에는 파리로 모녀여행을 떠나면서 다소 시원한(한국보다 파리가 당시 시원했다) 여름을 보냈다. 매 분기마다 여행을 가니 시간이 빨리 갔다. 엄마는 종종 골프도 쳤고, 친구들도 만났다. 중간에 코로나도 걸렸지만, 그래도 간간히 주말에 나가서 쇼핑도 하고, 행복하게 보냈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이었지만 2022년을 돌이켜보면 마음편한 날이 하나 없었다. 그래서 더 감사했던 하루, 한달, 그리고 일년들.
엄마가 수술한 지 벌써 1년이 됐다.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했고, 누구보다 독한 마음으로 견뎠던 지난날들이 생각난다. 내가 불쌍하기도 했고, 나보다 우리 엄마가 더 불쌍하기도 했던 그때였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무뎌진다. 경각심을 가져야지 생각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니까 자연스럽다. 정말 다행히, 그리고 감사하게도 올해(2024) 첫 검진 결과의 CT나 피검사의 이상수치는 없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을 졸였지만 감사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