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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Apr 05. 2024

세상에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존중과 무시라는 시선

아빠는 열이 많아서 하얀색 러닝 옷을 잘 입고 다니셨다. 헐렁하며 때로는 낡은 하얀색 러닝 옷을 입고 운전을 하다 경찰에게 단속이 걸리면 경찰은 아빠에게 " 저기요 속도위반하셨으니 딱지 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따 저기 내가 속도를 줄인다는 게 모르고 가브렀네 좀만 봐주요~"라고 말하면 " 됐고요. 여기 사인하시고 딱지 가져가서 납부하세요"라고 말하며 종이 딱지를 차 안으로 던지듯이 주곤 했다.  


아빠가 단지 속도를 위반해서 경찰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받고 혼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아빠가 이번에는 말끔한 양복에 넥타이를 차고 운전을 하다 또 속도위반에 걸리게 되었다. (차도 안 다니는 시골길인데 속도위반 단속 60km를 하는 구간이 집에 가는 길에 있었다.) 경찰은 아빠에게 다가와 " 네. 지금 속도위반을 하셨습니다. 딱지를 발부할 테니 여기에 사인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하며 부탁하는 말투로 딱지를 건넸다. "지금 급하게 업무 보러 가는 중이라 속도를 위반하게 되었네요"라고 말하는 아빠에게 " 급한 업무라 그러셨군요"라고 말하며 딱지를 끊지 않고 거수경례로 "안녕히 조심히 가십시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전에 보던 모습과 다른 행동에 상황은 같고 달랐던 건 아빠의 옷매무새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겉모습만으로 우리는 상대의 전반적인 부분을 착각하고 판단하게 된다.  상대가 허름하고 낡은 옷을 입으면 보통 별 볼 일 없으며 하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깔끔하면서 좋은 옷을 입고 있으면 상대를 존중하고 높이 평가를 하게 된다. 미리 알지도 못하는 부분인데도 겉모습만으로 성격이나 성향까지 옷에 따라서 판단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평가한다.


우리가 자주 겪으며 착각하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옷뿐이 아니라 일하고 있는 직장이나 직장에서의 직위 맡고 있는 업무에 따라서 그 사람의 역량이나 가능성을 보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판단하며 무시하는 관계의 오류를 보이게 된다.  


나는 상대를 볼 때 옷 입는 센스나 단정함을 본다. 하지만 브랜드나 명품의 마크를 가지고 상대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에게 그런 마크가 많을수록 상대의 빈약함이 보이게 된다. 내면의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이 엿보이게 되고 물건으로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내적 빈곤함이 드러나 보인다. 그래서 나 또한 보이는 마크에 ㆍ과도한 관심과 집착을 하지 않는다

유난히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필요 이상의 비싼 마크로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며 학벌과 순위에 따라서 사람을 줄 세우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이다.  줄이 길어지고 높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보이는 평가로 인해서 관계의 피곤함을 과도하게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눈에 보이는 평가에 따라서 존중을 받기도 하고 무시를 받는 문화에 젖어 누가 더 비싼 것을 들고 더 많이 가지고 있는가를 바벨탑처럼 쌓아가고 있다. 서로가 진실된 마음이 깃든 다정한 관계는 뒤로 한 채 과도한 경쟁구도로 나도 질 수 없다라며 불필요한 소비를 하고 있다. 그럴수록 마음의 구멍은 점점 커지며 그 사이에 불어오는 바람은 스스로를 더 흔들리며 불안하게 만든다.  


관계의 피곤함을 줄이기 위해 상대에게 보는 바는 일상에서의 대화와 행동이다. 대화 속에 존중함이 스며들이 있는지 때로는 행동에 배려가 익숙한 사람인지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됨됨이를 보려고 한다. 물건을 살 때에 판매자에게 대하는 태도라든지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 대하는 평소의 모습을 보며 상대를 판단하려고 한다. 보이는 외적의 모습이 아닌 내면의 모습은 옷이 아닌 행동과 말투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옷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하려고 한다 해도 그 사람의 내면은 숨길 수 없다. 작은 마크 하나가 그 사람에게 마크가 가진 가격만큼의 가치를 줄 수 없다.  자라온 환경에서의 가정교육, 그리고 성장하면서 스스로 다듬어온 내면이 추구하는 가치가 그 사람을 돋보이게 하며 그 사람을 존중하게 한다.


- 작은 에코백을 하나 들고 함께 산책을 하며 일상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느낀 순간을 이야기 나누는 관계

- 서로의 것을 보며 내가 더 가져야 해라고 생각하며 장바구니를 불필요하게 채워가기보다는 내면의 가치를 채워가는 인연

- 진심으로 상대를 응원하며 위로하는 마음을 가진 인연

- 상대의 성장에 박수를 치며 함께 기뻐하는 인연

- 작은 일이라도 함께 웃으며 어깨동무하듯  마음의 팔 한쪽을 상대에게 걸치고 함께 는 발걸음의 박자가 맞는 관계가 주는 기쁨


보이는 것만을 보지 않고 마음을 들여다보며 느낀 따뜻함은 그저 오늘도 값없이 주어진 햇살의 따스함처럼 다가온다.


어느새 활짝 피어난 꽃망울처럼 내 마음에 자연스러운 풍경들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를 존중하며 관계의 기쁨을 풍성하게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당신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오늘 만난 나의 따뜻한 인연들에게 존중의 마음을 전해본다.


무시의 의미가 쌓인 인연에게는 목적지가 달라 탑승할 이유가 없이 스쳐가는 버스처럼 지나쳐 보내본다.

이미지출처는 네이버 그리고 하승완작가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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