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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Jun 08. 2024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을 나의 죽음

스치듯 그렇게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까?

사실... 나 죽음을 직접 대면하듯이 들여다보기에는 겁이 먼저 난다.

 들쳐보자니 두려운 마음도 함께 든다. 아직 생각하지 말자라고 말하며 숨기고 싶어 진다.  

숨기고 싶은 마음마저 들키고 싶지 않아 어딘가에 무엇인가로 덮어서 죽음에 대한 감정들을 아주 깊은 곳에 넣어두었다.


그러나.. 한 번씩 맛이라도 보면 큰일 날 알사탕처럼  잠시 슬쩍 꺼내 볼 때가 있다.


생각하지 않으면 갑자기 찾아온 나의 마지막 시간에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덜컥... 쿵... 마음이 내려앉는다.  슬쩍 꺼내 마음을 미리 맞아두는 예방주사처럼 마음 한편이 따끔하며 눈을 질끈 감아본다. 한쪽 눈은 어렴풋이 뜨면서...  


사탕이라 하기엔 씁쓸하고

예방주사라 하기엔 출혈이 심한 두려움....

 

죽음이 내가 이겨내지 못할 고통과 아픔이 큰 경험이라면 나는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한 번 더 따끔함이 마음 한편을 찌른다.


죽음을 생각하면 먼저 다가오는 마음은 두려움과 공포이다.  과정 속의 나의 육체 흐트러짐과 부스러짐 그리고 아스라지는 순간들이 어느 정도 일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응축된 아픔이 이겨내지 못할 수준일까 봐.. 무섭다..


하지만 결국 인생의 마지막은 죽음이라고 생각하니 어떤 불행도 괴로움도 결국은 끝날 하나의 페이지라는 마음을 준다. 그게 위안이고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죽을 듯이 고통스럽던 처절한 슬픔의 시간도 읽혀 지나간 글처럼 페이지가 넘겨져 갈 것이다. 때론 눈물자국이 남겨 있을 것이고  지워내고 싶어 구겨진 채로 남겨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결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을 나의  죽음 시나리오를 생각해 본다.


모든 책에 마지막 페이지가 있듯이 나의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줄은 어떤 이야기로 마쳐질지... 미리 적어둔다고 그 내용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웃는 얼굴로 평온한 죽음을 맞고 싶다. 감사한 마음을 마지막으로 나의 인생 나의 삶 그리고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다.  삶의  마지막 호흡에 사라져 가는 나의 호흡이 서로 바람처럼 가볍게 스치며 마무리고 하고 싶다.


그날을 생각하니 오늘 나의 고민도 다가 올 내일의 두려움도 별 게 아니야라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스치는 나의 죽음에 하나의 연기처럼 영혼이 저 천국에 가는 상상을 해본다. 그렇게 고통도 아픔도 슬픔도 없는 아름다운 곳에서 이 땅을 추억하며 지낼 나의 영혼이 말한다. 고생했구나. 이 땅에서의 고민을 매일 풀어내느라. 걱정을 고통을 그리고 노쇠함을 이겨내느라. 나의 육신아 그리고 나의 마음아 잘 살았다. 이제 편히 쉬자라고 말하며 노래를 부르며 그곳에 가고 싶다.   


[ 메멘토모리]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 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국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 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 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풍습이라고 한다.

출처 : 네이버 검색


그렇게 오랜만에 슬쩍 꺼내본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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