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툴에 치이다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 돌아보는 나만의 원칙
대부분의 커리어를 인력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에서 보내다 보니,
뭐랄까. 새로운 문제를 만날 때마다 개발자 없이, 디자이너 없이 직접 해결하는게 익숙해졌다.
그냥 그 때 그 때 필요한 툴을 찾아서 활용하는게 편해졌달까.
물론 툴에 집착하다보면 괜히 세팅만 며칠하고는
효과도 못보고 안쓰게 되는 게 대반사라,
해결하는 문제와 목적을 확실히 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 유명한 AARRR에 따라 툴 사용할 때 맨몸으로 맞으며 배운 내 나름의 원칙이 있다.
너무 원론적인 얘기기는 하지만, 정신 놓고 하다보면 예산도 줄줄 새고 원래 목적을 잊어버린다.
1️⃣ 잠재 고객을 찾아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페이지로 모셔온다.
- SA, DA 상관없이 적합한 타겟이 있다면 어느 채널이든 일단 광고를 돌려본다.
* 채널 별로 핏이 맞는게 있다지만, 사실 소재 바이 소재라 그냥 해보는 것만 못하다.
- CPM이나 CTC 보다는 커뮤니티, SaaS, 비교서비스 등 CPA가 낮은 채널을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 CTR과 싸우다보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만 나온다. 리텐션이스더킹. 잊지말자.
- PMF가 잡히고 많은 전환이 필요한 때가 오면, 다양한 협업, 협찬을 통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한다.
* 특히 유튜브 광고 구독자 30만 채널에 몇천씩 들여도, PMF 안잡혀있으면 다 돈 버리게 된다.
2️⃣ 페이지로 모셔온 잠재 고객이 진짜 고객이 되도록 설득한다.
- 소재만으로 충분히 설득이 되어 전환이 되는지, 랜딩 페이지가 필요한지 검토한다.
* 내가 해본 비즈니스는 다 특이한 것들이라, CTR이 좋아도 랜딩 페이지 없으면 전환이 0에 수렴했다.
- 필요하다면 이미지나 영상을 적극 활용해서 USP 위주로 최대한 간단하게 랜딩 페이지를 만든다.
* 히스토리부터 구구절절 설명하려 들면 거기서 이탈이 시작된다. USP부터 깔끔하게 시작하자.
- 랜딩 페이지 이후에 고객에게 어떤 제품을 보여줄지, 가입은 언제쯤 권유할 지 계획합니다.
* 설득되었다고 사람이 물건을 그리 쉽게 살까? 가입하면 혜택 준다고 쓱 속삭이는 타이밍도 계획해야한다.
3️⃣ 고객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디서 이탈하는지 분석한다.
- 계획한 경로에 맞춰 고객이 진짜 이동하는지, 퍼널에서 얼마나 이탈하는지 검토한다.
* 퍼널 분석은 마케터의 꽃이다. 이걸 못하면 장님처럼 가늠하며 마케팅 하게 된다.
- 상세 페이지에 고객이 궁금해하는 정보는 잘 담겼는지, 어떤 정보가 빠졌는지 체크하자.
* 스크롤 점검, AB테스트 개발자 없이 너무 힘들지만, 해보긴 해야된다. 인터뷰해도 뭐가 궁금한지 잘 얘기 안한다. 너무 힘들면 다 때려넣고 생략해보기라도 하자.
- 퍼널이 너무 길거나, 요구하는 내용이 많아 이탈하진 않는지 확인한다.
* 금융사 다니면서 아프게 느끼는 건데, 화면 하나, 타이핑 한번 클릭 한번이라도 줄이는게 진짜 중요하다.
- 이벤트 택소노미에 빠진 게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놓치고 있진 않은지 확인한다.
* 나같은 경우엔 구매 전환에 구매액 세팅 안 되어있고, 법인, 개인 회원가입 구분 안되어 있던게 진짜 컸다. 그 유명한 ROAS 계산도 못하고, 가입 당 CPA 잘못 계산해서 채널 비중 잘못 세팅해서 돈 버렸다.
-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AB테스트를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프로모션을 활용한다.
* 프로모션은 사실 독이 든 사과다. 체리피커와의 싸움. 토스 이승건 대표님의 마케팅 예산 없이 살아남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된다는 말씀처럼. 추가 포인트, 경품 없이도 구매 전환이 일어나긴 해야한다.
4️⃣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팀과 문제점을 찾아 개선한다.
- 고객 문의나 인터뷰를 통해 페이지에 빠진 정보는 무엇인지, 추가해야하는 기능은 무엇인지 파악한다.
* 시간이 있다면 하루종일 소비자 인터뷰만 해도 안 모자라다. 10명한테 물어봐도 9명이 똑같이 말하는 게 분명 있다. 그게 제일 시급하다.
- 고객이 사이트에 편하게,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 디자이너, 개발자와 함께 프로덕트를 개선한다.
* 포인트는 편하게! 오래 있게! 고객이 불편하고 직원이 편하면 이탈률이 쭉쭉 오른다. 데이터를 뽑아서 개발자를 잘 설득하자. 개발자는 언제나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으니 눈앞에서 얼마나 불편한지 보여주며 잘 꼬시자.
- 구매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채울 수 있도록 운영팀과 함께 상세 페이지를 수정한다.
* 운영팀이랑 MD를 보채서 막 사진 넣고, 내용 채워도 소용 없을 수도 있다. AB테스트 먼저하자. 판매자까지 닥달하며 개고생 시키고 롤백하면, 다시는 우리랑 거래안한다고 할 수도 있다.
5️⃣ 사이트에는 다 담지 못한 정보와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공유한다.
- 뉴스레터, 인스타그램, FAQ 등 다양한 자체 채널을 통해 고객이 궁금해했던 내용들을 자세하게 다룬다.
* TMI라고 생각해서 상페에 못 넣었던 것들을 주로 넣어야된다. 멋진거보다 궁금해하는거, 바이럴 될만한거보다 소비자의 불신을 줄여줄 수 있는 것 위주로 짜야된다. 예시, 좋은 사례, 리뷰 이런걸로.
- 잘 관리된 회사 소개페이지는 신뢰도가 되어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소개 페이지도 주기적으로 관리하자.
* 맨날 반성하는 부분이긴 한데, 회사 소개 진짜 분기에 한번은 체크해줘야한다. 한번은 어디서 사람들이 다 이탈하지 했는데, 오래된 회사소개 페이지였다. 언론보도, 업력 같은 뻔한 내용 잘 꼼꼼히 채워야 믿을만한 회사처럼 보인다.
- 디자인, 키컬러 변경 등의 과감한 리브랜딩보다는 사례, 리뷰, 임직원 인터뷰 등으로 브랜딩을 진행합니다.
* 까리하게 한답시고, 디자인 바꾸고 키컬러 바꿔서 프로덕트 다 뒤집어 엎는다고 효과 잘 안난다. 그냥 오래만 걸릴 뿐이다. 미션-비전 같은거 더 쉽고 이해하기 쉽게 바꾸고, 관련 대표 인터뷰 따는거부터 시작하자.
적고보니 다 진짜 너무 뻔한 것들이긴 한데,
레퍼런스보다 눈 돌아가고 툴에서 추천하는 거 다 적용하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원래 의도를 잊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적어두고 멘탈 깨질 때면 꼭 다시 읽어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