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글쓰기
나는 말이 많다. 그래서 10분 동안 글 쓰는 것이 두렵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그나마 동생을 만나서 수다를 떨었는데 그만 밤 10시를 넘겨서 까지 카페에서 떠들고 말았다. 동생은 본가에 같이 가자고 꼬셨지만 나는 살고 있는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뚜렷한 이유는 없었으나 주말에 혼자 있고 싶었다. 이제 새해 까지는 약 3시간 반 정도가 남아있고 나도 10분 글쓰기를 완료하면 오늘의 스케줄은 끝내고 자유시간이다. 사실 자유시간은 어제 오후부터였지만 그냥 그렇다는 거다.
어제는 오전 근무를 하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피로해져 낮잠을 자버렸다. 그 바람에 할머니 집에 갈 시간이 좀 늦어져 할머니를 오래 뵙지는 못했다. 다행히 할머니는 코로나 이후로 많이 회복이 되셨는지 안색이 좋아지셨다. 하지만 몸이 부서지게 아픈 날, 혼자 그렇게 견디는 건 힘들 것이다. 그래서 더 자주 찾아뵈어 기색을 살피게 되었다. 더 많이 찾아갈걸 하는 후회를 남기기 싫은 못난 이기심 때문이다. 그리고 합정에서 동생을 만나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동생은 밥이 모자랐는지 돈가스를 먹는 와중에도 "우리 디저트 먹을 거지?" 하며 다음 계획을 세웠다.
인터넷을 둘러보며 좋아 보이는 식당, 카페는 카맵에 별 표시를 해두어서 웬만한 지역의 맛집과 카페는 잘 알고 있다. 오래되었지만 편안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맛있는 케이크와 맛없는 민트라테를 주문하여 자리 잡아 수다를 이어 나갔다. 그러다 동생이 또 내 속을 터트리는 말을 했다. 자격증 공부를 안 한다는 것인데, 이 바보 같은 말에 화가 났지만 잠시 대화를 멈추고 화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동생에게 말을 했다. 예전 같으면 너에게 바로 화를 냈지만 요즘은 '그래 니 인생이니까' 하며 포기를 하고 나를 진정시킨다. 하지만 속으로 개 삐진다고. 그런데 동생은 자긴 원래부터 그래왔다는 것이다. 화가 나면 그대로 폭주하는 엄마와 언니를 둔 동생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좋았다. 아 내가 성장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