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역경이 그대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란, <옵션 B>
상실 등의 역경은 개인적인 고통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고통 위에서 살아나가는 것은 세상과 더 깊이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더 깊게 타인을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우리 인생에서 생각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메타 전 COO 셰릴 샌드버그는 2015년 친구 생일 축하차 멕시코로 여행을 떠났다가 헬스장에 쓰러져 있는 남편 데이브를 발견한다. 데이브는 셰릴에게 바위 같은 사람이었다. 언제나 침착했고, 옆에서 안심하라고 다독여주던 사람이었다. 부부로 11년을 보낸 둘 사이에는 사랑스러운 아들과 딸 남매도 함께 키우고 있었다.
셰릴은 갑자기 데이브를 떠나보낸 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이 과정에서 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와 함께 회복탄력성에 대해 탐구한 책이 <옵션 B>다. 셰릴의 스토리가 뼈대를 이루되, 이를 통해 배운 인사이트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의 역경 극복기가 이어지며 심리학 논문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온다.
나심 탈레브가 말하는 안티프래질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회복탄력성에 대한 얘기로 그치지 않고 외상 후 성장에 대한 이야기와 통계도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외상 후성장은 고통을 겪은 후, 오히려 더 앞으로 튀어나가는 사람들을 뜻한다. 더욱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도 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기도 한다. 애덤이 셰릴에게 외상 후 성장에 대해 운을 띄우면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 자신이 눈으로 목격하지 못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당신이 자주 주장하지 않았나요?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을 보지 못한 여자 아이는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지 않을 겁니다. 지도자로 활동하는 여성을 많이 보지 못한 엿어은 지도자 자리에 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외상 후 성장도 마찬가지예요.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절대 성장할 수 없어요"
외상 후 성장, 또는 안티프래질. 어떻게 이름 붙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셰릴이 이 책을 통해 남편을 잃고 극복했던 과정을 보면 셰릴이 얼마나 더 앞으로 튀어나갔는지, 그런 경험을 책으로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독려함으로써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목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야기의 초점이 셰릴의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지면서 회복탄력성을 갖춘 아이들을 키우는 것으로도 뻗어나간다. <마인드셋>에서 얘기하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에 대한 얘기도 덧붙여진다.
누구에게나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 그 역경이나 실패가 얼마나 크든 작든 상관없다. 개인의 회복탄력성은 결코 개인으로 멈추지 않는다. 그 통통거리는 힘은 가족으로, 조직으로, 커뮤니티로 확대된다. 자신과 타인에 대해 연민을 가질 것, 지지할 것, 연대할 것. 함께 강해질 것. 오늘의 이 책은 내게 이 메시지가 가장 강했다.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옵션 B의 삶을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 <옵션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