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일기 8화

갑상선암 입원 준비 및 수술 준비물

by 와초 Wacho

나의 입원 기간은 4/28(일)~5/3(금)로 총 5박 6일이었다.


작년 9월 20일에 갑상선암을 발견한 지 7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수술을 받게 되었다. 크고 작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험난하다고 까진 할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수술을 앞두고, 작은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감기에 심하게 걸려 수술을 못 받을 뻔한 것이다.


만 0세 반 어린이집에 입소한 딸이 3월부터 등원을 하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고열에 기관지염, 급기야 폐렴까지 번졌다. 그런 아기를 곁에서 돌보다가 결국 나도 옮고 말았는데, 하필 수술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그렇게 심한 감기는 처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감기’라는 말로 뭉뚱그려지는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찾아온 것이다. 인후염, 중이염, 비염에 기관지염까지….


특히 가래와 기침이 매우 심했다. 기침이 심하면 갑상선암 수술을 받기 어렵다.

집 근처의 유명한 호흡기 내과를 찾았고, 의사 선생님은 “이대로는 수술 못 받을 것 같은데요.”라고 하셨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안 돼요. 저 진짜 수술 꼭 받아야 해요. 약이 얼마나 많든, 얼마나 강하든 상관없으니까, 제발 며칠 안에만 낫게 해 주세요.”

애타게 부탁드려, 술에 취한 듯 어질어질할 만큼 센 처방전을 받았다. 수액도 매일 맞으러 갔다. 다행히도 약이 효과가 내어, 기침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명의십니다!)


그렇게 무사히 수술 전날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완전히 회복한 건 아니었지만, 상태는 양호했다. 중이염과 코막힘 정도만 살짝 남아 있는 정도였다.

예정대로 수술을 받게 되었단 사실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아파보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진다. 별 것 아닌 것에도 감사할 일이 많아진다.



수술 준비물/ 수술 전 참고사항

수술 전날, 입원 수속을 밟고 병실 배정을 받았다.

일산차병원은 1인실을 제외하면 보호자 입실이 제한되는 간호병동이다. (수술 당일에는 잠깐 보호자 출입이 가능하다) 나는 4인실을 신청했는데, 아쉽게도 창문 쪽이 아닌 문 쪽 자리로 배정되었다. 공간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서, 창문 자리가 나면 옮겨달라고 간호사실에 요청했다. 그리고 자리에 돌아와 짐을 풀었다.


입원 준비물은 <갑상선 포럼> 수술 후기들을 참고하여 열심히 챙겨갔다.

생활용품 : 마이비데, 뽑아 쓰는 휴지, 물티슈, 일회용 물컵, 슬리퍼, 마스크, 속옷, 수건

전자기기 : 에어팟, 충전기, 아이패드

세면, 스킨케어 : 칫솔 치약, 토너, 로션, 크림, 폼클렌징, 선크림, 핸드크림, 샴푸, 린스, 바디샤워

기타 : 경추베개(이거 진짜 필수!), 따뜻한 카디건, 모자, 책

챙겨갔지만 사용하지 않은 물건 : 구부러지는 빨대, 얼음팩(넥스케어 컴포트), 드라이샴푸, 클렌징티슈


생각보다 필요 없는 물건이 많았다. 특히 얼음팩은 다들 넥스케어 제품으로 챙기길래 일부러 2개나 사갔는데, 쓸 일이 없었다. 만약 필요하면 병원에서 얼음팩을 빌려주므로 굳이 사서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구부러지는 빨대나 클렌징티슈도 수술 후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아 챙겼지만,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수술 후 통증은 잠깐이었고, 움직임이 매우 자유로워서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참고로, 일산차병원에서는 퇴원 전날 샴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때 본인 샴푸, 린스가 필요하므로 서비스를 받을 예정이라면 꼭 챙겨가길 바란다. 그리고 경추베개는 정말 중요하다. 수술 후 목과 어깨 쪽 근육이 단단히 긴장되어 있는데, 병원 베개만 사용했다면 고생했을 것이다.

수술 당일과 다음날까지는 팔에 주삿바늘을 꽂혀 있어 샤워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수술 전날에 샤워를 꼭 해두길 권한다. 일산차병원은 수술 전날 저녁 7시쯤 간호사 선생님이 수술 준비용 주삿바늘을 꽂아주니, 그전에 미리 샤워를 마치는 것이 좋다.


간호사 선생님은 먼저 한쪽 팔에 항생제 테스트를 하셨고, 이상이 없자 주삿바늘을 꽂아주셨다. 모든 수술 후기에서 이 항생제 테스트가 엄청 아프다고 했지만, 나는 별 느낌이 없었다.


수술 전날은 병원에서 저녁이 나왔다. 맛있게 싹싹 긁어먹고는, 1층에 있는 곤트란쉐리에서 빵도 사 먹었다. 밤 12시부터는 금식이라 그런지, 왠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런데 좀 과식한 것 같다. 윽...


그렇게 수술 전날 밤이 저물어갔다. 생각보다 더 조용한 밤이었다.

이불을 덮고 누우니, 내일 아침엔 정말 모든 게 달라질 것 같았다.


드디어, 내일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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