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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빵 Jun 02. 2022

들어가며. 어쩌다 앱 개발

18년지기와 사업자도 안 내고 냅다 계약한 썰.txt

치맛단 몇 미리 줄이고 늘이느냐가 희대의 관심사였던 고딩 시절, 누군가 내게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으면 고민도 않고 '작가! JK 롤링 같은 작가!'라고 말했다. 그렇게 진학한 문예창작학과는 생각보다 진지했고 예상보다 치열했다. 그리고 1초에 1권씩 책을 파는 작가로 데뷔하는 건 로또 당첨보다 어렵다는 걸 깨닫고 재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편집자'로. 그런데 아뿔싸 들어간 출판사가 IT 출판사네...


그렇게 여차저차 앱 기획·개발을 하게 되었다. 여름이었다.


대충 넘어가자



사실 IT 출판사에서 몇 년을 기획·편집하고 마케팅을 하는 동안에도 내 꿈은 출판왕이었지 개발자가 아니었다. '문과 → 문창과'로 스탯을 한 쪽에 몰빵한 나에게 그 장르는 멀기만 했다. 그러다 당시 IT 분야에선 핫하게 떠오르는 직업군이었지만, 발이 느린 출판계에선 ??? 하던 분야의 책을 맡게 되었다. 바로 UI/UX 디자인이었다.

UI/UX 디자이너로 말할 것 같으면 부모님께 설명하기 어렵기로 손꼽히는 직업으로, 이 분야의 책을 내야 하는 이유를 상사에게 설명하려면 기획 회의 세 차례, 점심 시간에 괜히 닦이기 두 차례, 지나가다 붙잡혀서 손짓발짓으로 설명하기 수 차례 등을 거쳐야 하는 어마무시한 분야다.


진짜임. 출처 : 국민 일보(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096204&code=61131111&cp=nv)


기획이란 분야를 막론하고 통하는 부분이 있다. 쉽게 말해 UX{User eXperience}는 웹/앱 개발 과정에서 기획을 맡고 있고, UI{User Interface}는 비주얼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보면 된다. 흔히 생각하는 '코딩·프로그래밍'은 이후 개발 단계에서 이뤄진다. 즉, UI/UX도 개발에 속하지만 코딩을 하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디자인만 하는 건 아닌 막 그런... 그.. 자세한 내용은 구글을 검색해보자.

하여튼 현직자도 부모님에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그 분야를 이해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를 파기 시작했고 강의비를 뽕 뽑고자 강사님이 주시는 과제까지 열심히 따라하려 가상의 앱을 기획했다. 세상에서 제일 친애하는 김감자(3세, 스피츠 근데 다른 종을 곁들인)의 훈련을 위한, 일명 '강아지 사운드 훈련 앱'이었다.

그리고 마침 옆에 있던 현직 개발자 김모씨(32세, 에그타르트 장인, 백엔드 개발자, 18년지기)에게 핑크빛 미래를 상상하게 해(광고비로 수억을 번다더라, 우리 회사를 차려서 갑질을 하자 등)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우리는 너무 앞서 나간 미래에서 이미 성공하고 혹시 모를 싸움을 하고 해체하는 과정까지 고려해 계약서를 쓰기에 이르렀다.


여하간 본업에 치이고 게으름에 치이면서 꾸역꾸역, 기어이 완성한 첫 앱은 바로 이 앱이다(광고 아닙니다).


[최초 공개] 구글 플레이에 절대 검색하면 안 되는 앱이 있다?


기획 시작 : 2019년 12월

릴리즈 : 2020년 8월

사용 도구 : Adobe XD / Android(with JAVA)



디자인과 담을 쌓은 기획자가 디자인하고, 개발에선 데이터 한 길만 판 백엔드 개발자가 만들었지만 백엔드는 거의 쓰이지 않은, 좀 많이 부족한 앱이다. 어디 내놓기 부끄럽지만 작고 소중한 수익도 낸(4딸라) 이력이 있다.


사실 릴리즈하기 직전엔 이미 다음 앱을 기약하고 있었다. 바로 그 앱에 대한 기록을 해보려 한다. 여전히 김모씨를 괴롭히며.


IT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 보면 '개발자 만큼 개발 잘하겠네?'라는 질문도 자주 받는데 책이란 것은 놀랍게도 배우는 자의 입장에서 읽지 않으면 모든 것이 공중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철저히 개린이의 시야로 공부한 것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누구나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를

또, 모든 반려견이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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