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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조한 글쓰기 Dec 01. 2021

가난을 훔치는 사회

성공의 전형적인 빌드업 스토리

요즘 많이 보이는 인터뷰를 가정하고 쓰겠다. 여기에 성공한 듯 보이는 누군가가 있다. 우선 돈을 꽤 많이 번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름의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 빌드업은 아래와 같다. 이 부분은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 있으므로 공감의 영역이라 미리 밝힌다.


(1) 어릴 적 너무 가난했다. 혹은 불행했다.

(2) 그래서 돈과 성공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3) 무식하게 노력을 했는데, 방법이 잘못되었었다.

(4) 그래서  많이 보고, 전문가도 났다.

(5) 좌충우돌하다 보니 처음에는 실패 많았다.

(6)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고, 경제적 자유에 다가섰다.

(7) 내가 처음에 좌충우돌할 때, 누군가 조언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8) 그래서 나는 이런 조언자가 되고 싶다.

(9)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시고, 책도 사달라. 그리고 강연도 나온다.

(10) 아직 나도 성장하고 있는 중이며, 같이 성장하자(겸손)


이런 구조의 전개는 뻔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예인을 포함하여 미디어 노출이 많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어릴 적에 가난하고 불행했는가? 신기할 따름이다.


최근 어떤 성공한 분께서 유튜브나 언론에 자주 얼굴을 노출하고 있다. 그분의 이야기의 맥락을 간추리면 위의 뼈대가 나왔다. 그런데 세상이 좁다고 했던가. 필자의 지인이 이 성공한 분과 지인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인터뷰 내용으로 진실인지 물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유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외제차를 타고, 유학도 갔다 온 사람이었다.


요즘은 '가난까지도 훔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성공이 더 극적으로 보이고, 많은 대중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적법한 성공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 성공의 시작이 부자였을 수도 있다. 모든 부자의 자식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러한 성공도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다. 꼭 성공의 시작이 가난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가난까지도 훔치지 말자.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성공한 당신은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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