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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영 Nov 07. 2019

결국 살아남는 사람들의 공통점

글로벌 기업 채용의 비밀~

최근 출간된 저의 저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쓴 글입니다. 책을 통해 더 큰 감동과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5년간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글로벌 회사답게 국적도 다양하고, 학력, 경력도 다양하다. 하버드‧카이스트 졸업자와도 함께 일했지만, 지방대나 전문대 졸업자, 심지어 고졸 직원과 일한 적도 많다. 모두 컴퓨터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나와 같이 문과 출신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모르는 직원도 많았다. 최근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재탈환하며 우리나라 연간 예산의 3배인 1,200조의 가치에 달하는 기업의 직원 치고는 너무 소박한 학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왜 이렇게 다양한 학력과 경력을 지닌 직원이 존재하는지는 사원 채용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국내 기업과는 달리 외국계 기업은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물론 10명 이내의 신입사원을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점점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다. 대신 신규 포지션이 생겼을 때 철저하게 경력을 보고 채용한다. 그래서 인터뷰를 할 때, 어떤 대학을 나왔는지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어차피 대학명과 전공은 특수한 영역이 아니면 거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본인이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해왔고 어떤 경력을 쌓아왔으며 지금 뽑고자 하는 포지션에 어떻게 맞는지만 철저히 검증한다.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을 통해 평판 조회를 하고 인성이나 팀워크 능력을 확인하는 형태다. 미국의 본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사가 동일한 시스템으로 신규 직원을 뽑는다.

MSN 메신저 PM 시절, 이때는 해맑게 웃고 있지만, 곧 MSN은 네이트온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팀도 공중분해..어흑

이렇게 입사를 했다고 해도 평생 고용을 약속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15년간 몸담았던 5개 남짓한 조직 중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조직은 안타깝게도 한 군데도 없다. 어딘가로 통폐합되거나 혹은 그냥 없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매년 필요 없는 포지션을 ‘블루 프린트’라는 이름으로 발표한다. 그 포지션의 직원이 일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성과를 얼마나 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 조직이, 그 포지션이 필요 없다고 회사에서 결정을 내리면 없어진다. 그럼 없어진 조직에 있던 직원들, 블루 프린트에 적힌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알아서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회사에서 일정 기간 부서 간 이동을 알아봐 주긴 하지만 국  자신의 네트워크로, 능력으로 카멜레온 같이 변신하여 새 자리를 찾아야 한다.


자, 이런 정글 같은 현실에서 반평생을 정답만을 찾아 열심히 홀로 공부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가장 정답이 아닐 것 같은데 채점자가 그게 답이라고 강요하는 상황처럼,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이와 같이 변화무쌍하며 무자비하게 보이는 현실에 처음부터 적응을 한 것은 아니다.


이런 회사 생활이 해를 거듭하며 결국 살아남는 직원, 혹은 어떤 상황이 어떻게 오더라도 어떻게든 헤쳐 나갈 것 같은 동료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학연을 내세우며 사내 ‘OO 대학’ 모임을 주도하던 김 상무, 은근히 유학파 출신임을 내세우며 파벌을 조성하던 이 부장 등은 어느 순간 회사에서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주말이면 이러저러한 공부 모임을 주도하던 박 이사, 아무도 시킨 사람이 없어도 주말에 열리는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서는 김 부장 등은 회사에 남았다. 또한, 회사를 떠나더라도 금세 더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물론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그들의 성장 과정에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한다.  


이러한 공통점은 비단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에게서만 발견한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8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인플루언서 팀에서 일하며 수많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을 만나왔다. 2,000 여명을 직간접 적으로 만났는데 그중 여러 IT 기술 분야에 실력을 갖춘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내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집중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 기술을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고, 기술 공동체가 성장하도록 헌신하는 사람에게 집중한다. 이렇게 발굴된 사람들 중 100여명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고, 사티야 나델라 회장 이후에는 이렇게 발굴되어 마이크로소프트 MVP 가 된 사람들이 거의 매주 한 명씩 직원으로 입사하고 있다. 이건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과 같은 외국계 기업 뿐 아니라 국내 IT 기업에도 공통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가끔 회사들 사이에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수없이 많은 IT 기술자와 구분되게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순위로 채용하고 싶어 하게 만들까? 그리고 앞서 살펴본 정글 같은 회사 생활에서 승승장구하며 살아남는 직원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비단 회사 생활뿐 아니라 어디에서든 필요한 사람이 되며, 그로 인해 얻는 수많은 기회를 입맛대로 골라잡는 사람의 특징 말이다.


글로벌 시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쟁터와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굳건한 시장 경쟁력과 거대한 자본을 가진 회사도 이러한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위기를 맞게 됨을 보았다. 하물며 일개 개인은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큰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이전의 영광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살아남는 사람들은 큼 흐름을 읽으려 노력하고 유연하게 자신을 변화시키며 대처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과 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답이 정해져 있는 공부를 홀로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그것도 내가 먼저 열심히 배워서 남 주기 위한 공부를 봉사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지속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사람들을 ‘커뮤니티 리더’라고 부르며 최선을 다해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이런 공부를 ‘커뮤니티 공부’라 부르고, 불안한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란 책을 펴내면 수많은 성공사례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말이다. 


* 최근 출간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통해 더 큰 감동과 인사이트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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