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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뜨뜻 Feb 12. 2023

[오늘의 메뉴] 꿈같은 사랑

상견니 OST 'Last Dance'와 '뜨거운 아메리카노'

[오늘의 메뉴]

Last dance와 뜨거운 아메리카노.


드라마 <상견니>의 메인 주제가인 'Last dance'의 노래를 나를 가을로 데리고 간다. 영화의 배경이 가을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 계절에 와있다. 아지랑이처럼 일랑이는, 아니 새벽녘 뿌연 안개처럼. 짧았던 내 20대 초반의 사랑이 생각이 난다. 심지어 '생각'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희미하다. 마치 내가 했던 사랑은 꿈과 같기도 하다.


나는 사랑을 끝내면 모든 것을 흔적조차 없애버리는 습관이 있다. 사진 하나, 선물하나 남아 있지 않다. 더욱이 원래 알던 사람이 아닌 소개로 만났기 때문에 겹치는 사람도 없어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내 기억 속에만 머물러있는 사랑들이다.


마치 그때 내가 연애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내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 더 놀라운 건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가사이지만 'Last Dance'를 듣고 있다 보면 아릿한 느낌이 든다. 느린 템포 드럼소리와 베이스 소리는 시간 여행하는 듯 나를 과거로 돌려보낸다. 마치 <상견니>처럼 말이다.


그리고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모금 삼킨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토템처럼 쓴맛이 내 정신을 깨우친다. 아련하고 풋풋했던 사랑으로 미화된 기억들. 지금 그때 왜 헤어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억은 미화되어 있다. 이렇게  망각은 참 무섭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현실로 돌아오면, 기억과 추억으로 남기자 라는 생각이 든다.


꿈은 한번 꾸면 다시 똑같은 꿈을 꾸고 싶어도 꾸지 못한다. 끝나버린 사랑도 그러하다. 돌이키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행복한 순간을 똑같이 반복하지 못하지 못할 것이다.


꿈같은 사랑은 'Last Dance'와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추억으로 묻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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