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게임커뮤니티, FAMERZ
<페이머즈>는 페미니스트 게이머 단체에요. 혐오에서 자유로운 게임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저희는 <페이머즈> SNS운영자인 ‘안나’, 그리고 디자인 총괄을 맡은 ‘가이드’ 에요!
당시엔 정말 좋았어요. 제프 카플란이 언급해준 덕분에 저희의 존재감이 급부상했으니까요. 그 이후로 저희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요. 하지만, 이후 블라자드사의 행보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D.VA(송하나)에게 네코미미 코스튬을 입히고, ‘애교’같은 감정 표현을 추가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정작 캐릭터의 세계관이나 시네마틱 영상에는 소홀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처음만큼 고맙진 않은 것 같네요.
저희도 ‘전국디바협회’ 이름을 두고 가는 게 많이 아쉬웠어요. 그러나 ▲‘협회’라는 이름에 무거움이 느껴졌고, ▲특정 캐릭명을 응용한 일종의 밈(meme, 2차창작물) 네이밍이라 장기적인 활동을 하는데 한계가 있으리라 예상했죠. 또한 이름 때문에 ▲오버워치에 한정된 게이머 모임으로 여겨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페이머즈’라는 이름으로 변경했어요. 우리는 스팀게임, 모바일 게임, 보드게임, TRPG 등등 모든 게이머들과 함께하고 있거든요.
규모는 운영진을 포함해 50명 정도에요. 초기 ‘전디협’ 때는 맴버모집 때 꼼꼼하게 질문 했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보다 가볍게 가고자 했죠. 처음부터 여성인권 담론을 잘 아는 페미니스트는 드물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닌데, 진짜 페미/가짜 페미를 나누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주로 신청자 분들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준비했어요. 게임계에서 겪은 불합리한 경험, 혹은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등을 물어봤죠.
저희는 페미니즘을 배우고 싶거나, 이제 막 페미니즘에 입문하신 분들도 환영해요. 신청서에 혐오단어가 있더라도 본인이 감수성을 키우고 혐오단어 사용을 지양할 의향만 있다면 수용하고자 하죠.
실수를 이해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 “혐오표현을 사용했더라도 해명이나 사과를 하면 경고처리를 하지 않음”이 있어요. 우리도 모르는 새 익숙하게 사용해온 혐오표현들이 많잖아요. 예를 들면 저희 둘은 초기 전디협에서 활동할 때 ‘미친’, ‘병크’라는 단어를 썼다가 타 맴버의 지적을 받은 적 있어요. 정신 질환을 비하하는 말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고, 바로 사과 드렸어요..
서로 돕고 배우는 거죠. ▲다른 구성원이 지적해주고 발언자는 반성하고, ▲나머지 회원들도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 함께 혐오표현에서 멀어지게 되는, 일종의 공론화 과정이죠. 전디협2기부터 지금까지 경고는 단 2번뿐이에요.
애초에 신청할 때 성별을 묻지 않아요. 전디협은 <전국디바협회 할 사람 여기 모여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남성 회원 분들이 있었어요. 현재는 운영진에도 남성분이 있죠. 혐오표현을 쓰지 않고 내규를 지킨다면 누구든지 괜찮아요.
다만, 남성 스탭이 <페이머즈>의 이름으로 인터뷰를 하거나 행진에서 깃발을 드는 등 단체를 대표하는 행위는 페미니즘에서 여성의 발언권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하고 있어요.
페미니즘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플랫폼이 트위터라고 생각했어요. 운영진들도 트위터리안이 대다수고요. 하지만 앞으로는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 있어요. SNS의 이용자 특성상 페북/트위터/인스타 중 몇 개를 골라 쓰는 경우가 대다수잖아요. 그래서 다른 SNS도 진출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자 해요.
신청서를 받을 때 개인정보를 받지 않아서 정확한 연령대는 파악이 어렵네요. 예상하기엔 20대 중반의 회원들이 많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운영진과 취향, 관심사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 연령대가 가장 많을 것 같네요.
전업은 아니에요. 다만 전업만큼 일하고, 언젠가는 이 일을 전업으로 삼고 싶어요. 만일을 대비해서 외부로 알리지는 않지만,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어요. 회원들도 오프라인 모임이 있는지 모르는 분이 많을 정도에요. 정기회의는 1주일에 총 2회로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하고 있죠.
운영진의 일은 크게 2가지에요. 한 가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활동가로서의 일이죠. ▲회원들에게 클린한 파티방을 제공하거나,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공간을 마련하고요. SNS계정에 고발사례들을 아카이빙하기도 해요. ▲또한 활동가로서 인권행사, 퀴어페스티벌도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국디바협회> 그리고 <페이머즈>를 통해서 여성혐오와 차별로부터 거리가 먼 게임환경을 경험해봤고, 그게 너무 좋았어요. 이 환경을 당연히 누리고 싶어졌고, 이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이 겪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페이머즈 내에는 파티방이 존재해요. 파티원들을 모아서 여혐이 없는 환경을 누리도록 하고 있어요. 물론 누군가 게임에서 겪은 불합리한 일로 게임계에서 떠나가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저희가 직접적으로 법적인 도움을 드릴 순 없어요. 대신 관련 단체를 연결해주는 것은 가능하죠.
고발계정의 목적은 ‘전시’에 있어요. 제작사나 소비자들이 함께 보고, 불편함을 느끼는 거죠. 신경 쓰고 주목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니까요.
또 저희가 ‘송희롱’ 관련 규탄문을 올린 적이 있어요. 많은 유저들이 옵치 캐릭터 ‘송하나를 놓고 유독 성희롱적 플레이와 발언들을 남발하거든요. 상대편으로 등장하면 메카만 파괴하고는 일부러 능욕하다 죽이거나, 아군이면 고의로 죽도록 방치하고요. 송하나 캐릭 하나를 여럿이 둘러싸고는 집단강간, 린치같은 단어를 쓰는 경우도 있어요. 이러한 성희롱 문화를 반성하자는 메시지를 전했어요.
반응은 뜨거웠어요. ‘고작 여캐 갖고 노는 것 가지고 오버한다’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반성’ 그리고 ‘공감’과 ‘응원’이 훨씬 많았죠.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용기를 얻었어요. 저희가 분명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어요.
작년 5월, 서울 페미니즘페스티벌 행사에서 전디협 부스를 운영했어요. 여러가지 굿즈를 판매했는데, 저희를 알아보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어요. 열심히 활동을 해주신 덕에 용기를 냈다는 분들도 있고요. 활동에 보람을 많이 느껴요. 가입신청서를 받을 때도, 운영진들을 영웅처럼 평가해주시는 응원의 글을 많이 받았어요.
남자지인들과 게임 얘기를 할 때도 느껴요. 게임내 성희롱얘기가 나올 때가 있는데, 평소에 그런 얘기를 하지 않던 분들인데도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죠.
스쳐 지나가듯 접하는 ‘고맙다’는 말 한 마디에 임파워링을 해요. 지치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죠. 또 여혐유저들이 임파워링 요소가 되기도 해요. 페이머즈 회원들과 파티를 꾸려 게임을 하다 여혐유저를 만나면 파티원들과 함께 그들을 꾸짖거든요. 그러면 오히려 기선을 잡기도 하죠. 그런 경험들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요. 뿌듯하기도 하고요.
우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상식적인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성희롱하지 마세요 등. 상식을 말하는데도 얘기할 것이 너무 많아요.
지금 우리의 이야기에 뜨끔한 분들이 많을 거에요. 그 분들을 아프게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심어 주고 싶네요. 갈 길이 멀지만, 궁극적으로 ▲큰 커뮤니티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여성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해요. 여성들이 연대하여 게임계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죠.
인벤 규모 정도면 좋네요. 기왕 하는 거 글로벌하게 가볼까요? ㅎㅎ 먼저 공식단체가 되는 것부터 시작할게요.
404의 콘텐츠는 웹에서 보면 더 예쁘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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