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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써 Dec 05. 2023

선입견으로 오해가 풀린 이야기 (feat. MBTI)



어떤 모임에 나간 적이 있다. 나는 내향인 중에서도 내향인이라 모임을 썩 좋아하지도 않았고, 예전에는 더 소극적이어서 사람들 이야기에 잘 끼지도 못했다. 가만히 앉아서 주로 듣고만 있었는데, 모임장이 나에게 MBTI가 뭐냐고 물었다. 


MBTI는 성격 유형 테스트로,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눈 것이다. 그때 내 결과는 알고 있지만, 각 유형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내가 인팁(INTP)이라고 말했더니 모임장이 “아… 인팁이셨구나~ 날 싫어하는 게 아니었네.” 라고 했다.


응?? 내가 모임장을 싫어한다니?


나는 모임장을 절대 싫어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싫고 좋고를 판단할 시간도 없었다.  내가 긴장이 많은 편이고 별 리액션이 없는 편이라(인팁의 별명이 따뜻한 ‘로봇’이다) 그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중에 모임장의 MBTI가 인프피(INFP)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 상황이 조금 이해됐다. 인프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소한 걸 크게 걱정하는 타입이다.



MBTI에 대한 비판도 많다. 정확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오고, MBTI 이야기가 너무 많아 피로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나는 MBTI를 좋아한다.


감정이 들쭉날쭉하는 유형의 MBTI를 가진 친구가 잠수를 타면, ‘잠수의 시즌이 왔구나' 하고 기다린다.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게 없는지 돌아보지 않는다. 그 친구는 잠수 시즌에는 다른 사람도 잘 안 만나고 은둔하다가 에너지가 회복되면 나온다.


상황이 주는 정보는 적다. 거기에 내 마음과 내 감정으로 상황을 해석하면 왜곡되기도 쉽다. MBTI를 알고 있으면 상대방의 마음과 감정을 좀 더 쉽게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다. 내향적인 사람이 파티에 참석하라는 요구를 거절했을 때, “‘내가’ 제안했는데, 거절하다니 서운하다”가 아니라 “‘쟤는' 내향형이라 파티가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라고 근거 있는 이해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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