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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잼써 Dec 09. 2023

나를 설레게 하는 작은 성공

내가 회사를 그만 둘 때, 많은 사람들이 이제 뭘 할 건지 물어봤다. 시간이 많아졌으니 평소에는 하지 못하던 걸 하거나, 대대적인 쉼의 플랜이 있거나 하길 기대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너무 힘드니까 우선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으로 퇴사를 결정한 거였다.

그러자 여행을 다녀오라고 강력 추천을 받았다. 시간이 많을 때 여행만큼 하기 좋은 것도 없을 테니. 회사 동료분은 여기 가봐라 저기 가봐라 추천해주시면서 더 설레어 하셨다. 그분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여행을 가야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동료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여행에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첫 해외여행의 기대와 설렘이 너무 컸어서, 꽤 많은 나라에 가보기 전까진 모르고 있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맛집에서 뭐 먹기 같은 거에도 흥미가 없다. 우선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기가 빨려서 힘들다. 

여행을 가면 유명한 장소를 가게 되고, 거기에는 사람들이 늘 몰리니 내 취향이 아닐 수밖에.

나를 설레게 하는 건 성공이었다. 원하는 걸 이뤄냈을 때의 성취감, 자기효능감 같은 것들이 날 기쁘게 했다.

성공의 척도는 상당히 주관적인데, 내가 인정하는 거면 아무리 작은 성공이어도 뿌듯했다. 반대로 내가 인정하지 않는 거면 주위 사람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치켜세워줘도 시큰둥했다. 겸손이 아니라 나에게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게 양날의 검인 게, 내 상황이 좀 안 좋아지면 성공으로 쳐주는 게 적어지고 성공률도 떨어져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었다.

내 기준의 성공이기 때문에, 성공률은 지극히 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성공의 기준점을 잘 조절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다. 큰 성공을 이루기까지의 작은 성공 과정을 계속 늘려야 한다.

힐링글쓰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글쓰기 능력도 늘리고, 내 글 스타일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고작 25일 동안 이 많은 것들을 이루려고 하는 건 욕심인 것 같다.

그래서 이 경험이 작은 성공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성공의 기준을 좀 낮췄다. 이 과정을 통해 이룰 성공은 ‘파티에 가서 남 작가님 실제로 만나보기'이다. 

이미 20일 성공했으니까 작은 성공은 이루게 되었고, 귀여운 작가님 보고 올테니 기대도 된다. 재밌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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