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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UA Oct 05. 2023

일잘러 마케터가 될 수 있는 5가지 성장 포인트

몇 십억이 넘는 광고비를 태워봤지만 결국 날 성장시킨 건 집요함이었다

대행사에서 앱 서비스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고 있는 3년차 마케터입니다. 

얼마 전 처음 직급을 달게 되어 이제 더 이상 병아리 마케터 행세를 할 수 없다는 이상한 기분이 드는 요즘인데요, 저와 같은 병아리 마케터들이 대행사에서 일잘러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는 성장 포인트 5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대형 고객사를 담당하며 연간 몇 십억이 넘는 광고비를 태워봤지만, 광고비 볼륨보다 저를 성장하게 했던 건 의심과 질문, 이해될 때까지 곱씹고 확인하기, 그로 인한 야근...이었던 거 같아요.




#1 대행사마다 특화된 분야가 있을 수 있으니 전략적으로 활용하자

대행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목표는 다양하다. 특정 업계를 정하기보다는 다양한 업종을 경험하고 싶어서, 최종 목표가 창업이라 비즈니스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제너럴리스트보다는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고 싶어서 등 실용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본인이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업계가 뚜렷하지 않아도 다른 분야보다는 좀 더 눈에 들어오는 업종은 있을 것이다. 이 때 여러 대행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다 보면 대행사마다 타 업종보다 집행 레퍼런스가 풍부한 특화 분야가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모바일 게임을 주력으로 하여 해당 업종에 많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커머스 쪽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회사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는 산업이 뚜렷하다면, 해당 분야에 특화된 에이전시에서 노하우를 배운 뒤 이직하는 방향도 고려할 수 있고, 회사 지원 시 이러한 방향성을 회사 지원동기로 활용해도 좋다. 실제로 대행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업종으로 이직한 케이스가 많기도 하니 전략적으로 에이전시 경험을 활용해보자.



#2 광고 지표는 매체와 지표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제대로 이해하자

갓 입사한 신입 마케터라도 CTR, CPC, CPA, CPM과 같은 마케팅 지표 정의는 이해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CTR을 '클릭/노출로 계산하고, %가 높을 수록 성과가 좋다'로만 이해하고 있다면 광고 지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아래 예시에서 A, B 두 소재의 CTR만 보면 소재 B에서 0.6% 기록하여 소재 A 대비 성과가 더 우수하다고 단편적으로 판단하기 쉽다. 지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마케터는 광고주에게 소재 A를 Off하고, 소재 B를 유지하자고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재 B는 소재 A 대비 노출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할 만큼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 또한 해당 매체가 Meta처럼 머신러닝이 고도화된 매체인지, 혹은 카카오처럼 머신러닝이 고도화되지 않아 잦은 액션이 가능한 매체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광고 소재 A : 노출 5,000 / 클릭 13 / CTR 0.3%

 광고 소재 B : 노출 345 / 클릭 2 / CTR 0.6%


매체, 타겟팅 수준에 따라 광고 지표는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 맥락과 지표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대형 광고주를 담당하게 되면 경험과 성장의 기회가 많아진다

마케터는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본인이 고군분투했는지에 따라 경험의 밀도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 경험을 만드는 재료 중 하나가 퍼포먼스 마케팅에서는 광고비고, 그 광고비를 활용해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어디까지 시도해봤느냐에 따라 경험의 질이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 고객사와 일을 할 때 경험과 성장의 기회를 얻을 확률이 높다.

나의 경우 대형 고객사 두 곳을 담당했고 그 중 한 고객사를 2년 이상 장기간 담당한 케이스였다. 서비스 초기부터 성숙기까지 함께한 만큼 마케팅 방향성에 따라 다양한 매체와 상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고, 매체 별로 어떤 셋팅이 유효한지, 어떤 소재 유형이 워킹하는지, 효율 마지노선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광고비는 어느 수준인지 등 많은 인사이트를 얻게 해준 고객사였다. 그 과정에서 광고주와 수많은 논의들이 오갔고, 생각지도 못했던 포인트와 여러 챌린지를 마주하며 업무적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아침에 회사 불을 켜고 야근하다가 불을 끄고 갔던 날도 많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를 소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하던 방향으로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4 좋은 사수를 만나야 저연차에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잡을 수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역사는 매우 짧고 사수에게 일을 배우는 도제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대행사 마케터들이 3년차 정도가 되면 슬슬 각자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분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마케터라는 직업 자체가 경험과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직군이기 때문에 이직 자체가 잦기도 하고) 그렇다 보니 신입 마케터들이 적응하는 단계에서 갑자기 사수가 바뀌거나, 사수 없이 업무를 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업무적으로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한 채 당장 급한 불만 끄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되고, 번아웃으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신입 시기만큼은 사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사수가 자주 바뀐다거나, 담당하는 고객사 변동이 잦다면 그 회사는 빠르게 퇴사하는 것이 좋다.


신입 마케터에게 필요 이상으로 상세히 설명해가면서 가르치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요구되는 일이라는 걸 나도 사수가 된 이후에야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다행히 좋은 사수들과 팀장님을 만나 단계적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 나와 입사 때부터 쭉 함께 일했던 팀장님은 항상 명확한 방향성과 기준을 갖고 잘 이끌어 주셨고, 업무적으로 일에 대한 태도 측면에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아 나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이다. 그 덕에 저연차에 대형 고객사의 PM을 맡고도 상시 마케팅부터 TVC 캠페인까지 경험하여 점프업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인하우스로 이직하셨지만 그 분은 지금도 나의 커리어 롤모델이다. 



#5 대행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뽑아 먹자

표현이 다소 날 것이긴 하지만, 대행사에서 디지털 마케팅에 관련하여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뽑아 먹도록 하자. 대행사는 매체 별로 정기적으로 여는 웨비나를 통해 가장 먼저 광고 상품, 매체 업데이트를 전달 받을 수 있다. 또한 대행사마다 연결되어 있는 렙사를 통해 다양한 신규 매체 소식 또한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만약 본인이 담당한 고객사가 대형 광고주가 각 매체에서 전략 광고주로 분류된다면 개별 어카운트 매니저가 배정되어 좀더 상세한 컨설팅과 최적화 액션을 제안 받을 수도 있다.


웹 캠페인의 경우 사용하는 툴이 거의 GA4지만, 앱 캠페인은 고객사마다 활용하는 어트리뷰션 툴이 다르고 웹 캠페인 대비 구글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지 않다. (앱 자체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아무리 도움말이 상세히 되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업무에 적용했을 때 의도한 대로 적용이 될지는 MMP 담당 매니저와 상호 체크를 해야 한다. 당장 업무에 필요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서 본인의 판단이 맞는지 끈질기게 더블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앱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 






LinkedIn. Suha Park 

Email. suhaa617@gmail.com

IG. @dduview_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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