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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오크래프트 Nov 19. 2021

#3. 그리운 내 고향 파타고니아 feat. 라거효모

3편. 맥즙 발효와 에일, 라거 효모에 대해서

맥즙을 발효시키는 목적은 만족스러운 품질과 안정성을 가지는 맥주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즉, 맥즙에 있는 여러 성분들을 에탄올, 이산화탄소, 그리고 다른 발효 물질(맛과 향미에 영향)들로 일관되게 변화 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다음 양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효모를 최대한 건강하게 회수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것은 맥주가 유일하게 효모를 사용한 후 회수하여 다시 재사용할 수 있는 발효 과정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음료 및 증류식 알코올 생산 산업, 사케, 사이다, 막걸리, 와인과 같은 발효 과정은 효모를 한 번만 사용하는데 말이죠.


이와 관련해서 나중에 다시 소개해드리겠지만, 발효에서 효모의 배양 관리는 양조 공정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효모를 재사용함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다음에 재사용된 맥주의 품질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양조사에게 효모를 이용해서 맥즙을 맛있는 맥주로 발효 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효모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수 년 동안 양조 효모의 생화학, 유전자 및 분자 생물학에 상당한 연구가 진행된 이유이기도 하죠.


이러한 연구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효모의 생화학적, 유전적 구성을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특정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효모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여러 균주들 사이에 어떤 특성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효모의 전반적인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광범위한 기질(맥즙 안의 물질)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에탄올 생산량 개선, 그리고 온도와 삼투압 상승, 에탄올과 같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개선하는 것이었죠. 또한, 많은 양조사분들이 고민하시는 효모의 응집 원리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림1. Saccharomyces cerevisiae 계통수 지도>



<그림2. Saccharomyces cerevisiae 유전체 지도 전체를 시각화한 자료>



Gallone 외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 산업적으로 사용되는 효모들이(양조 및 증류 포함) 소수의 조상으로부터 유래한 5개의 하위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제안하였습니다. 연구를 통해 유전적 그리고 표현적으로 국내 및 국지적으로 확산된 야생 균주로부터 복잡한 유전자 패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죠. 이와 같이, 대규모 표현형과 게놈(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 분석을 통해 균주의 스트레스 내성, 당분 활용능력, 맛과 풍미에 대한 산업적 선택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림3. Saccharomyces cerevisiae  지역별 에탄올 생산 능력 분석 (35% 포도당 함유된 배지 발효) >


<그림4. Saccharomyces cerevisiae  지역별 Sulfite 저항 능력 분석 (35% 포도당 함유된 배지 발효) >


<그림5. Saccharomyces cerevisiae  지역별 Copper 저항 능력 분석 (35% 포도당 함유된 배지 발효) >


<그림6. Saccharomyces cerevisiae  지역별 Maltotriose 발효 능력 분석 (35% 포도당 함유된 배지 발효) >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에일과 라거 맥주를 생산하는데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차이점은 에일과 라거 효모의 발효 온도와 균주의 특성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양조사분들과 기관에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아래와 같은 전형적인 차이점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림7. 에일과 라거 효모의 전형적인 차이점>



최근 분자 생물학이 발전하면서 에일과 라거 효모의 유전체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흥미롭게도 이 분석을 통해 Saccharomyces pastorianus(라거 효모)가 Saccharomyces cerevisiae(에일 효모)와 Saccharomyces eubayanus 균주의 하이브리드(두 균주의 유전체가 섞인 잡종)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실은 2011년 “Microbe domestication and the identification of the wild genetic stock of lager-brewing yeast” 라는 논문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이 연구는 S. pastorianus(라거 효모)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않은 종과 S. cerevisiae(에일 효모)가 융합되어 만들어진 효모 종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이것이 Saccharomyces bayaus와 유전적으로 가까운(상동) 관계를 가져서 현재의 Saccharomyces eubayanus로 명명되었습니다.


그들은 S. eubayanus가 파타고니아의 숲에만 존재한다고 제안했으나 이후, S. eubayanus는 티베트와 미국에서도 발견이 되었죠. 원래 남미 파타고니아, 히말라야 등의 추운 기후에서 생육하는 효모가 신대륙 탐험의 결과 혹은 실크로드를 통해서 유럽에 전파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와인 및 빵 발효에 사용되어온 S. cerevisiae와 교배(mating)가 되어 저온에서 (하면)발효하는 (라거)맥주의 제조 과정 중에 우점종으로 진화해온 것이죠.


아르헨티나의 초기 연구 논문에서 S. eubayanus의 유전체 서열 초안을 확인할 수 있고, 이 유전체 서열은 S. pastorianus(라거 효모) 유전체 서열의 non-Saccharomyces cerevisiae DNA 조각과 99.5% 동일합니다. 이러한 정보가 에일 효모와 비교했을 때, 라거 맥주의 특성을 결정하는 맥즙 내 당분과 황산염(Sulphate) 물질 대사(분해와 합성)의 특정한 변화를 암시할 수 있죠. 나아가, 최근 논문에서는 S. eubayanus의 모든 DAN 염기서열이 발표되었습니다.




맛있는 라거 맥주에 이런 뒷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니 너무 흥미롭지 않나요!


다음 시간에는 기획편으로 “효모 접종량(Pitch rates)”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오늘도 Yeasty letter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Written by. SB 



참고 문헌.

1. Speers, A. Brewing fundamentals, Part 3: Yeast settling—Flocculation. Tech. Q. Master Brew. Assoc. Am. 2016, 53, 17–22.

2. Gallone, B.; Steensels, J.; Prahl, T.; Soriaga, L.; Saels, V.; Herrera-Malaver, B.; Merlevede, A.; Roncoroni, M.; Voordeckers, K.; Miraglia, L.; et al. Domestication and divergence of Saccharomyces cerevisiae beer yeasts. Cell 2016, 166, 1397–1410.

3. Stewart, Graham G. Beverages; Basel Vol. 2, Iss. 4,  (Dec 2016).

4. Pulvirenti, A.; Nguyen, H.-V.; Caggia, C.; Giudici, P.; Rainieri, S.; Zambonelli, C. Saccharomyces uvarum, a proper species within Saccharomyces sensu stricto. FEMS Microbiol. Lett. 2000, 192, 191–196.

5. Rainieri, S.; Zambonelli, C.; Kaneko, Y. Review Saccharomyces sensu stricto systematics, genetic diversity and evolution. J. Biosci. Bioeng. 2003, 96, 1–9.

6. Libkind, D.; Hittinger, C.T.; Valério, E.; Gonçalves, C.; Dover, J.; Johnston, M.; Gonçalves, P.; Sampaio, J.P. Microbe domestication and the identification of the wild genetic stock of lager-brewing yeast. Proc. Natl. Acad. Sci. USA 2011, 108, 14539–14544.

7. Bing, J.; Han, P.J.; Liu, W.Q.; Wang, Q.M.; Bai, F.Y. Evidence for a Far East Asian origin of lager beer yeast. Curr. Biol. 2014, 24, R380–R381.

8. Peris, D.; Sylvester, K.; Libkind, D.; Gonçalves, P.; Sampaio, J.P.; Alexander, W.G.; Hittinger, C.T. Population structure and reticulate evolution of Saccharomyces eubayanus and its lager-brewing hybrids. Mol. Ecol. 2014, 23, 2031–2045.

9. Baker, E.C.; Wang, B.; Bellora, N.; Peris, D.; Hulfachor, A.B.; Koshalek, J.A.; Adams, M.; Libkind, D.; Hittinger, C.T. The genome sequence of Saccharomyces eubayanus and the domestication of lager-brewing yeast. Mol. Biol. Evol. 2015, 32, 2818–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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