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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오크래프트 Dec 20. 2021

기획편. 도대체 효모는 얼마나 넣어줘야 하는 걸까?

기획편. Yeast Pitching(권장 효모 피칭량)에 대해서


양조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일정하게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것입니다. 맥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원재료를 관리하고 동일한 레시피로 양조를 하지만 한결 같은 맥주를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한결 같은 고품질 맥주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제인 ‘효모 피칭(접종)’ 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효모 피칭(접종)’은 양조사가 정성스럽게 만든 맥즙에 효모를 넣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 효모를 얼마나 넣어주어야 하는 지에 대한 기준을 ‘PITCH RATE(피칭 비율)’로 나타내죠.


* 양조 산업에서 효모를 맥즙에 넣어주는 것을 ‘Pitching(피칭)’으로 표현. 학계에서는 ‘Seeding’ 또는 ‘Inoculation’의 표현으로 ‘접종’ 한다고 함.


일반적으로 바이오크래프트와 같은 연구실에서 충분한 산소와 영양 성분으로 배양 된 효모는 신선하고 건강하기 때문에 효모를 재사용 할 때보다 적은 양 넣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효모를 구입해서 사용하실 때와 양조장에서 효모를 재사용할 때로 구분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처음 효모를 구입해서 사용할 때



* 라거 효모를 17-19 °C 온도로 피칭 후 18-24시간 이내(발효를 시작해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시작할 때) 원하는 라거 발효 온도(<15°C )로 낮춰주면, 에일 효모와 동일한 비율로 피칭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라거 효모는 에일 효모 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발효되며, 라거 맥주는 Ester(에스테르) 풍미를 감소시켜 깔끔하면서 맥아의 캐릭터를 잘 살려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효모 피칭량이 에스테르 생산과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깔끔한 라거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라거 효모는 에일 효모 보다 피칭량을 늘려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사용 예시]


예시1) 900L 맥즙에 에일 효모를 사용하려고 한다. 초기 비중이 1.048 (12 °P)일 때, 넣어주어야 하는 전체 효모량은 어떻게 되는가? 이때, 바이오크래프트 효모(2.8 billion cells/mL)를 사용한다면 맥즙에 몇 mL를 피칭해야 하는가? 


* 필요한 효모량 = (6 x 10^6 cells/mL) x (900L x 1000mL/L) = 5.4 x 10^12 cells

** 효모 피칭량 = 필요한 효모량 ÷ 제품의 단위 mL당 생균수(효모량)

= (5.4 x 10^12 cells) ÷ (2.8 x 10^9 cells/mL) = 1929mL (약 2리터)


예시2) 1800L 맥즙에 에일 효모를 사용하려고 한다. 초기 비중이 1.062 (15.5 °P)일 때, 넣어주어야 하는 전체 효모량은 어떻게 되는가? 이때, 바이오크래프트 효모(2.8 billion cells/mL)를 사용한다면 맥즙에 몇 mL를 피칭해야 하는가?


* 필요한 효모량 = (12 x 10^6 cells/mL) x (1800L x 1000mL/L) = 21.6 x 10^12 cells

** 효모 피칭량 = 필요한 효모량 ÷ 제품의 단위 mL당 생균수(효모량)

= (21.6 x 10^12 cells) ÷ (2.8 x 10^9 cells/mL) = 7714mL (약 8리터)


예시3) 900L 맥즙에 라거 효모를 사용하려고 한다. 초기 비중이 1.048 (12.0 °P)일 때, 넣어주어야 하는 전체 효모량은 어떻게 되는가? 이때, 바이오크래프트 효모(2.8 billion cells/mL)를 사용한다면 맥즙에 몇 mL를 피칭해야 하는가?


* 필요한 효모량 = (12 x 10^6 cells/mL) x (900L x 1000mL/L) = 10.8 x 10^12 cells

** 효모 피칭량 = 필요한 효모량 ÷ 제품의 단위 mL당 생균수(효모량)

= (10.8 x 10^12 cells) ÷ (2.8 x 10^9 cells/mL) = 3857mL  (약 4리터)



FAQ (자주 묻는 질문들) 


Q. 왜 비중이 높을수록 더 많은 효모를 넣어주어야 하나요?

A. 초기 비중이 높아질수록 효모에게 주어지는 삼투압과 알코올 저항에 따른 스트레스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초기 비중일수록 더 많은 효모를 넣어주어야 원활하게 발효가 끝날 수 있습니다.


Q. 비중이 높을수록 맥즙 내 당분이 더 많으니까 효모가 발효를 더 잘하나요?

A. 맥즙에 비중이 높을수록 함유된 당분은 많을 수 있지만 효모에게 필수적인 영양분은 감소합니다. 이러한 이유는 맥즙을 끓이는 동안 질소(단백질원)의 결합이 증가해서 감소하거나, 보리가 아닌 설탕과 같은 부재료 사용으로 인한 필수 영양성분들이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Q. 맥즙의 비중이 높을 때 평소보다 더 많은 산소를 넣어줘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맥즙의 비중이 높을수록 맥즙에 녹을 수 있는 산소의 양(산소 용해도)이 감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농도 산소를 이용하거나, Air-stone(에어 스톤)을 이용해서 더 많은 산소가 충분히 맥즙에 용해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2. 양조장에서 효모를 재사용할 때


Cells to pitch = (1.00 million) x (Milliliters of wort) x (Degrees Plato)


즉, 효모 피칭량은 (1.00 x 10^6) x (맥즙의 량, mL 단위) x (맥즙의 초기 비중) 입니다. 이미 많은 양조사분들이 알고 계시는 공식이지만, 이 공식을 절대적으로 생각하시기 보다 가이드라인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에일 효모는 위의 공식에서 약간 적은 양의 (0.75 million)을 피칭하시면 되고 라거 효모는 (1.50 million)로 약간 더 많은 양을 피칭하게 됩니다.


에일 효모 피칭량 = (0.75 x 10^6) x (맥즙의 량, mL 단위) x (맥즙의 초기 비중) 


라거 효모 피칭량 = (1.50 x 10^6) x (맥즙의 량, mL 단위) x (맥즙의 초기 비중)


이제 위의 공식을 기준으로 양조사분들이 만드시려는 맥주의 이상적인 피칭량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맥주의 스타일이나 양조에 사용되는 부재료에 따라서 효모를 더 넣어주거나 더 적게 넣어주어야 하죠. 한가지 예로, 몇몇의 영국 스타일 맥주나 독일 스타일 밀맥주(바이젠)를 발효시켜 주기 위해 (0.50 – 0.75 million)의 효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산도가 많이 낮은 맥즙 또는 고도수의 에일 맥주의 경우 (0.75 – 1.20 million)의 효모를 피칭하기도 합니다.


단, 효모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경험이 있는 숙련된 양조사가 진행하여야 합니다. 효모를 옮겨줄 때 작은 실수도 나중에 오염이 되거나 발효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도 효모를 재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재사용 하기 위해 효모를 2주 이상 보관하지 않아야 합니다.) 


- 효모를 재사용 하는데 충분한 경험이 부족한 경우

- 100% 위생을 책임질 수 없어서 오염가능성이 있는 경우

- 긴 lag phase(유도기), 평소보다 길어진 발효, 비정상적으로 높은 최종 비중 등 평소와 다른 비정상적인 패턴으로 발효된 경우

- 16 °P 이상의 고비중 맥즙에서 발효된 경우

- 발효 중 드라이호핑을 했을 경우

- Sour 맥주에 효모를 피칭하여 pH가 낮게 발효된 경우



[사용 예시] 


예시1) 1000L 발효조를 사용하는 양조장에서 맥즙 900L를 발효조에 채워줄 예정이다. 에일 효모를 사용하고 맥즙의 초기비중은 1.050 (12.5 °P)이다. 이 때, 발효조에서 효모를 확인하였더니 1mL당 2.0 billion(2.8 x 10^9) 효모가 있다. 맥즙에 넣어주어야 하는 효모는 몇 mL 인가?


* 필요한 효모량 = (0.75 x 10^6 cells/mL) x (900L x 1000mL/L) x (12.5) = 8.4 x 10^12 cells

** 효모 피칭량 = 필요한 효모량 ÷ 발효조 내 단위 mL당 생균수(효모량)

= (8.4 x 10^12 cells) ÷ (2.0 x 10^9 cells/mL) = 4200mL  (약 4리터)


예시2) 4000L 발효조를 사용하는 양조장에서 맥즙 3800L를 발효조에 채워줄 예정이다. 라거 효모를 사용하고 맥즙의 초기비중은 1.042 (10.5 °P)이다. 이 때, 발효조에서 효모를 확인하였더니 1mL당 2.0 billion(2.8 x 10^9) 효모가 있다. 맥즙에 넣어주어야 하는 효모는 몇 mL 인가?


* 필요한 효모량 = (1.5 x 10^6 cells/mL) x (3800L x 1000mL/L) x (10.5) = 59.9 x 10^12 cells

**효모 피칭량 = 필요한 효모량 ÷ 발효조 내 단위 mL당 생균수(효모량)

= (59.9 x 10^12 cells) ÷ (2.0 x 10^9 cells/mL) = 29950mL (약 30리터)




지금까지 맥즙에 넣어줘야 하는 적정 효모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정확한 양의 효모를 넣어줘야 하는 걸까요? 이미 너무 바쁜 양조장인데 대충 효모 넣어서 비중만 떨어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효모의 피칭량은 맥주의 최종 맛과 향에 큰 차이를 만들고 특히, esters(에스테르)의 경우 다른 풍미와 마찬가지로 효모의 성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 효모를 적게 넣었을 때, 맥주에 미치는 영향


- 긴 lag 시간(유도기)를 가지게 된다.

- 전체적으로 발효가 천천히 진행된다.

- 외부로부터 오염될 수 있다.

- 맥주에 Esters(Ethyl acetate, Isoamyl acetate) 에스테르를 더 많이 생성한다.

- 더 많은 휘발성 Sulfur(황) 화합물을 생성한다.

- 더 높은 최종비중에서 발효가 끝난다.

- 발효가 도중에 멈출 수 있다.


# 효모를 많이 넣었을 때, 맥주에 미치는 영향 


- 전체적으로 발효가 빨리 진행된다.

- 맥주의 거품 유지력을 감소시킨다.

- 부족하게 느껴지거나 가벼운 바디감, 마우스필을 남겨준다.

- 효모가 많이 성장하여 최종 맥주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 적은 양의 Esters(Ethyl acetate, Isoamyl acetate) 에스테르가 생성된다.

- 효모가 Autolysis(자가분해)하여 원하지 않는 Yeasty flavor가 발생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적절한 양의 효모를 넣어주지 않았을 경우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효모를 재사용하는 것이 어렵거나 일정한 피칭량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배치마다 새로운 효모를 사용하시길 권장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효모를 적게 넣는 것과 많이 넣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된다면 그나마 더 많은 양의 효모를 넣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 이유는 효모를 더 많이 넣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보다 적게 넣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제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맥즙에 함유된 당분의 흡수와 물질 대사(분해와 합성)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Written by. SB 



참고 문헌. 

1. Krzysztof Kucharczyk,Tadeusz Tuszyński. The effect of pitching rate on fermentation, maturation and flavour compounds of beer produced on an industrial scale. 19 June 2015. doi.org/10.1002/jib.242

2. Chris Whit, Jamil Zainasheff. Yeast. Brewers Publication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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