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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 이야기집 Sep 07. 2023

[독립일기] 1. 진짜 독립을 준비해야겠다

여느 때처럼 오후 햇볕 쨍쨍한 낮에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을 때였다. 퍼뜩,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조건들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싹했다.


평소 그냥 되는대로 만족하며 지내다가도 무언가 놓치면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조각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미래에 대한 준비였다.


모든 동물이 그렇듯, 나도 언젠간 부모님의 품을 떠나야 하고 그게 자연의 순리인데, 각자의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내 합리화로 사용했던 것 같다.


사실, 부지런히 독립을 준비해야 한다는 걸 깨닫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내 집에서 나가라는 눈치를 한 번도 주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부모님이 마련한 안락한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공과금을 낼 걱정 없이 편하게 살았다. 그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채로. 나는 정말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고, 그게 서서히 나를 조여오는 개미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아차리게 된 거다.


그동안 덮어두고 지낸 현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모님 덕분에 지금까지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었다. 이대로는 앞으로 절대 생존할 수 없다.


'진짜 독립'을 제대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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