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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열 Mar 06. 2023

리더들이 흔히 하는 7가지 착각

리더들은 왜 쉽게 착각에 빠질까?

직장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이들을 보면 의외로 다양한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 리더도 팔로워(부하직원) 시절을 겪고 그 자리까지 갔으니 조직과 부하직원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선 자리가 달라지면 눈에 보이는 풍경도 달라지는 만큼 리더가 아니었던 시절처럼 사고하고 판단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해도 조금만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 보면 눈치를 챌 수 있는 얕은 착각을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1. 나는 괜찮은 리더다

리더들에게 자신을 평가해 보라고 하면 '그래도 나 정도면 괜찮은 리더'라고 평가하는 게 보통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인간의 경향이 작용한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 마음 편하게 받아들인 결과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부하직원들은 리더가 좋든 싫든, 유능하든 무능하든 일단 따른다. 직장의 위계는 규범의 일부라서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덕분에 리더를 시원찮다 여긴다 해도 리더의 면전에서 대놓고 얘기하는 부하직원은 드물다. 그런 행동은 윗사람을 ‘들이받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실행에 옮기기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만에 하나 용기를 내서 들이받는다 하더라도 리더에게 찍히거나 보복을 당하는 따위의 뒤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떠안아야 한다. 그래서 리더의 의견에 별다른 토를 달지 않거나 대충 맞장구를 쳐주는 쪽을 택하는 게 보통이다.


리더가 자신을 괜찮은 리더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시작점이 여기다. 리더는 부하직원들로부터 반대 의견을 들을 기회도 적고 비판을 받는 일도 드물다. 그렇다 보니 자신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게 된다. 이런 착각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상에 욕먹지 않는 사람은 없다'라는 명제에 자신을 포함시켜야 한다. 비판과 반대의견을 말해도 뒤끝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일단 그렇게라도 시작해야 편견 가득한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


2. 경청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소통과 공감을 위해 절대 조건이다. 그것으로 엉클어진 관계를 풀 수도 있고 신뢰를 키울 수도 있다. 관계의 밀도를 향상하는 데 있어 경청은 마법 같은 작용을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경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특정한 목적을 지닌 집단(조직)에서 일처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더와 부하직원이라는 관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부하직원이 리더에게 경청을 요구할 때는 무언가를 바로잡거나, 고치거나, 개선해 달라는 의견 개진인 경우가 많다. 이때의 경청은 그 범위가 넓어진다. 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차후에 피드백이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리더는 그저 경청했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착각을 한다.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용기 내서 의견을 냈는데 고개를 끄덕이고 이해하는 듯하더니 결국은 그냥 뭉개고 있다는 느낌만 갖게 된다.


경청은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 경청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올바른 태도이지만 문제 해결에 있어 하나의 답이거나 만능의 수단은 아니다. 문제 해결의 범주에서 보자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오해나 갈등을 해소하는 정도에 그친다. 부하직원으로부터 제기된 문제를 푸는 최선의 수단은 리더의 결단과 행동이다.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착각은 리더의 게으름으로 볼 수밖에 없다.


3.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 한다

당근과 채찍은 리더가 부하직원을 이끄는 데 요긴한, 아주 고전적인 기법이다. 당근만 줘서는 나태해지고 채찍만 휘둘러서는 주눅이 들게 되니 그 둘을 적당히 섞어서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럴듯해 보이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당근과 채찍의 균형'을 맞추려고 애쓰는 리더들이 많이 등장한다. 당근과 채찍의 균형이 잘못된 전제라는 생각도 못하고 말이다.


둘 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쓰면 그만이다. 당근을 이만큼 줬으니 채찍도 이만큼 줘야 한다는 양적 균형감은 불필요한 당근과 채찍을 만들어낸다. 부하직원들이 원하지도 않는 당근을 남발하고, 그 당근만큼 채찍을 휘두르겠다고 한다면 부하직원들 입장에서는 당근이 채찍이 되는 셈이다. 부하직원들에게 적극성과 진심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당근과 채찍의 균형을 고민하는 리더가 있다면 무능력에 겨워 질 낮은 착각에 빠져있다고 해야 마땅하다.


4. 리더는 권위를 드러낼 줄 알아야 한다

권위는 위계에 의해서 정해지고 주어지는 것이지만 적당한 선에서 드러내는 것이 필요한 때도 있다. 예컨대 의견조율이 안 돼서 결론을 짓지 못하거나 시시비비를 가려 책임을 묻거나 할 때 그렇다. 그런데 이런 권위의 드러냄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권위를 드러내면 낼수록 자신의 권위가 더 크고 단단해진다고 착각하는 리더들이 많은 것이다.


그런 착각에 빠진 리더들은 사소한 것들에 본인의 권위를 내세우고 확인하려 든다. 그냥 넘어가도 될만한 일도 번번이 꼬투리를 잡아 지적질을 하고, 부하직원의 의견마다 토를 달고, 일과는 관계없이 그저 분위기를 장악하기 위해 험한 표정을 짓고 무거운 행동을 한다. 그렇게 하면 권위가 더 오르고 조직이 자신의 의지대로 나갈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리더가 갖는 권위는 그 범위와 한계가 정해져 있다. 권위는 주어진 지위와 그에 따른 권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권위를 너무 감추면 만만하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권위를 드러낸 만큼 더 커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런 착각에 빠져있다가는 리더의 자격이나 능력을 떠나 결국은 갑질하는 상사로 취급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5. 자신감이 능력을 배가시킨다

비단 직장인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자신감은 긍정의 기운을 주는 말이고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은 태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모든 일의 결과는 결국 능력만큼 완성된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자신감을 능력과 동일시하는 착각에 빠진 리더들은 자신감만큼 능력도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감은 능력을 더 적극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지 능력을 두세 배 뻥튀기해주지 않는다. 


"자신감을 가져!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만으로 부하직원의 능력이 상승되진 않는다는 얘기다. 능력에 대한 평가나 확신이 불분명하다면 이런 말들은 오히려 부담이 된다. 반면에 듣는 사람이 자신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응원하지 않아도 자신감은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쉽게 말해 능력이 자신감을 불러오는 것이지 자신감이 능력을 키워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능력을 이끌어낸다는 착각은 과대평가, 낙관주의를 불러온다. 자신감만큼 능력이 나올 테니 자신감을 능력으로 평가해서 과대평가하게 된다. 커진 자신감만큼 능력도 커졌을 테니 능력 이상의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하는 낙관주의에 빠지게 된다. 리더가 조직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미션을 수행한다면 일의 결과는 대부분 뻔하다. 리더는 자신감과 능력을 동일시하는 착각을 해서는 안된다.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 없이 자신감만을 외치는 리더는 야바위꾼 앞에서 행운을 기도하는 노름꾼과 다를 바 없다.


6. 리더의 열정은 전염된다

모든 리더들은 부하직원들이 자신만큼 열정을 갖고 일하기를 바라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사실 리더의 열정이나 적극성 같은 것은 부하직원에게 그다지 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리더와 부하직원 각자가 바라보는 풍경이 다르고, 원하는 과정이 다르고, 기대하는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리더들이 열정과 적극성을 전염시킨다는 명목으로 솔선수범을 하지만 부하직원들과 생각의 간극을 줄이지 않는 이상 파급효과는 크지 않다.


오히려 열정을 전파하려는 리더의 모습이 부하직원들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리더 자신은 야근을 선포해 두고서 부하직원에게 전혀 부담 갖지 말고 퇴근하라고 하면 불편하지 않는 직원이 몇이나 될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렇게 하면 무엇을 얻는지가 뚜렷하지 않으면 리더가 아무리 열정적이더라도 부하직원을 감흥 시키기 어렵다. 목적의식의 공유가 부족할수록 리더의 열정은 전염된다가 아니라 리더의 열정이 부담된다가 직장생활의 현실이다.


7. 지시하는 것이 리더의 일이다

많은 경우 지시하는 것이 리더의 일인 것은 맞다. 문제는 그것만 리더의 일이라고 착각하는 리더가 많다는 점이다. 지시하는 것만이 리더의 일이라면 굳이 조직을 꾸릴 필요가 없다. 그 일을 할 줄 아는 직원에게 일을 시키거나 외부 용역을 주면 된다. 지시하는 것만이 리더의 임무라면 실무를 몰라도 큰 문제가 없다. 실무를 잘하는 사람에게 지시만 하고 결괏값만 받으면 그만이다. 물론 이렇게 일하는 사람을 리더라고 하지는 않는다.


리더의 일은 단지 일을 지시하고 시키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구조와 능력에 벗어나지 않도록 일을 분배해야 하고, 일의 진행을 체크해야 하고, 지시한 일의 결과에 대해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 리더의 일이다. 필요할 때는 두 팔 걷고 실무에 뛰어들기도 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일을 지시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리더의 임무라는 착각은 부하직원들의 고생문을 열어젖히겠다는 선포이자 스스로 리더의 자격 없다고 외치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 고약한 착각은 일을 시키기만 하면 본인이 움직이지 않아서 편하고, 책임은 일을 한 사람에게 미뤄버리면 그만이라는 나태함에서 온다. 리더라면 이런 감각을 눈곱만큼도 갖고 있어서는 안 된다. 부하직원을 갈아서 본인의 역량과 업적으로 쓰겠다는 사악함이 착각의 진짜 근원이기 때문이다.


리더가 착각에 빠지면 부하직원이 불편하다

착각할 수 있다. 리더, 직장인이기 전에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 사람은 완벽하지가 않은 것도 모자라 어렵지 않게 착각에 빠지는 그런 정도의 인식 수준을 갖고 있는 존재다. 다만, 그렇게 비슷한 인식 수준일지라도 높낮이는 다를 수 있다.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착각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생각의 날을 세우는가에 달려 있다. 


직장생활에는 내가 편하려고 하면 남을 불편하게 만들면 되는 상대성이 존재한다. 리더의 착각도 그 안에 속한다. 리더가 착각에 빠지면 부하직원들이 불편해진다. 누군가의 불편함을 대가로 자신의 편함을 지속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그러니 리더는 더더욱 착각을 경계해야 한다. 편함이 쉽사리 포기가 안되면 미안함을 앞세워서라도 착각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착각에 들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리더의 착각은 부하직원들에게 염치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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