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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이든 Aug 15. 2021

아이폰, USB-C, 라이트닝과 아이폰 충전의 미래

왜 애플은 아이폰에 계속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는 걸까?

기술경영학과 학생이 들려주는 소비자 기술 이야기

최근 유럽연합(European Union)이 모든 모바일 기기에 동일한 충전 단자를 탑재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다음 달에 내놓는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는 처음이 아니죠. 유럽연합은 이미 2018년부터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모든 휴대용 기기의 충전 단자를 통일하자고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그때부터 애플은 이러한 법안이 '혁신을 방해하고 사용자들이 새로운 단자에 전환하기 위해 무수한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해왔습니다.


https://www.macrumors.com/2021/08/13/eu-law-could-force-usb-c-iphone/



라이트닝(Lightning)과 USB-C 단자

과연 유럽연합이 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법안은 사실상 애플이라는 회사 하나를 직접 저격하는 법안입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 아직도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에 USB-C를 탑재하지 않은 제조사는 애플뿐이기 때문이죠. 애플은 아이폰에 라이트닝(Lightning)이라는, 애플만의 독자적 단자를 사용합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고 상상을 해보면, 애플이 어쩔 수 없이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해야 하는 사상 초유가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애플 같이 소비자용 전자제품을 만드는 거대한 기업이 어떠한 법안에 의해서 제품의 기능을 강제적으로 변경해야 했던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물론, 아무리 유럽연합이라고 하더라도 범국가적 공공기관에서 특정 사기업에게 저 정도의 강제성을 부여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한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애플이 순순히 따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휴대기기 단자 통일 법안은 애플이 왜 아직까지도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고 있는지 살펴볼만한 좋은 계기인 것 같습니다.

USB C 젠더, USB C 메모리, 심지어 USB C 이어폰까지 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심지어 노트북까지 점점 모든 기기의 단자가 USB-C로 통일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애플은 대체 왜 아직까지 아이폰에서만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고 있는 걸까요? 맥북과 아이패드 프로까지 USB-C 단자를 쓰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라이트닝 케이블과 액새서리를 추가로 구매하고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데 말이죠.  이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아이폰 충전 단자의 역사를 살펴볼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플은 USB-C를 만드는 데까지 참여까지 했지만 아이폰에 탑재하기에는 시기를 놓쳤고, 가까운 미래에 충전 단자 자체를 아예 없애고 무선 충전에 올인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므로 지금 USB-C를 탑재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아이폰 충전 단자의 역사 훑어보기 

왜 애플이 아직까지도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자세히 알자면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위: 아이폰 4의 기존 30핀 커넥터 아래: 아이폰 5부터 탑재된 라이트닝 단자

2010년 즈음, 애플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아이폰 5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했던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충전 단자였습니다. 아이폰 5는 기존의 아이폰보다 그 디자인 훨씬 더 얇아서 그때 당시 아이폰의 충전 단자였던 30핀 커넥터를 더 이상 쓸 수 없었죠. 그래서 애플은 새로운 더 작은, 새로운 충전 단자가 필요했습니다. 30핀 커넥터는 무려 2003년에 출시된 아날로그 방식의 기술이었고, 너무 클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고장이 잦고 매끄럽게 작동하지도 못했습니다. 


USB-C 개발에 18명의 애플 엔지니어가 참여했다. 

그러나 그때 애플의 기술 팀은 이미 인텔 및 다른 제조사들과 함께 훗날 새로운 업계 충전 단자 규격이 될 USB-C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USB C 공식 규격 출시 정보에 따르면 애플 엔지니어 18명이 개발에 참여했다. 참고 목록 참조) 그러나 2010년에 USB-C는 아직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개발 초기 단계였고 아이폰 5는 2012년 출시 예정이었죠. 


그래서 애플은 훗날 출시될 USB-C와 비슷하게 애플만의 단자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 30핀 커넥터보다 훨씬 더 작음은 물론이고, 양방향으로 설계되어 어느 방향으로 꽂아도 충전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완전 디지털 방식으로 설계되어 훨씬 더 매끄럽게 작동했죠. 여담으로 새로운 단자의 이름을 라이트닝(Lightning), 즉 번개라고 지은 것은 애플과 인텔이 2011년부터 합작하여 만든 전문가용 고성능 데이터 전송 규격 썬더볼트(Thunderbolt, 벼락)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라이트닝 단자는 그렇게 아이폰 5의 출시와 함께 세상에 나왔습니다. 반면, USB-C의 공식 사양은 거의 2년이 지난 2014년 8월에야 최종 확정되었고, 시장에 최초로 출시된 USB-C 장치인 애플의 12인치 맥북은 라이트닝이 출시되고 2년 반 후인 2015년 3월에야 발표되었습니다.


즉, 애플은 아이폰 5가 출시되기 전인 2011년까지 줄곧 크기만 하고 불편한 30핀 커넥터를 써왔기 때문에 더 작은 현대식 충전 단자로 바꿀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가 USB C로 바꾸기에는 너무 일렀고 애플은 자신만의 독자적 규격인 라이트닝을 만들어 쓸 수밖에 없었죠. 


USB-C가 출시되고 왜 바꾸지 않았나?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애플의 상황이 이해됩니다. 2010년에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는 USB-C를 기다리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아이폰의 출시를 미룰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2014년에 USB-C가 공식 출시되었을 때 2015년 아이폰 6s나 2016년 아이폰 7에 USB-C를 탑재하지 않았을까요? 

기존 30핀 액새서리를 라이트닝 단자를 탑재한 아이폰 5 이후 모델과 쓰려면 어댑터를 써야 했다. 

그건 바로, 충전 단자를 너무 자주 바꾸면 소비자의 불편함이 너무 커지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 애플이 라이트닝 단자를 탑재한 아이폰 5를 출시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굉장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왜냐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30핀 커넥터 액새서리(케이블, 스피커, 충전 거치대 등등)를 새로운 아이폰 5와 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굳이 쓰고 싶다면 위에 사진처럼 어댑터를 추가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라이트닝 단자는 모든 면에서 30핀 커넥터보다 더 나았지만 (더 작고, 어떤 방향으로 꼽아도 되며 더 매끄럽게 작동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지금 당장 원래 가지고 있던 30핀 커넥터 액새서리를 쓸 수 없다는 (혹은 어댑터를 구매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소비자들이 불편해할 것을 알면서도 30핀 커넥터에서 라이트닝 단자로의 전환은 어쩔 수 없이 단행해야 하는 변화였습니다. 더 작은 단자로 바꾸지 않았다면 아이폰 5라는 제품 자체를 만들 수 없었을 테니까요. 


USB-C를 탑재한 최초의 노트북은 애플이 2015년 3월에 출시한 12인치 맥북이었다.

애플이 소비자의 불편함을 이렇게까지 고려할까 싶지만, 사실 애플이 제품에 큰 변화를 결심할 때는 모두 기존 기술이 굉장히 오래되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30핀 커넥터만 해도 2003년에 출시되어 9년이 넘은 구닥다리 단자였습니다. 애플은 2015년에 USB-C 단자 하나만 탑재한 12인치 맥북을 선보였고 2016년에는 완전히 새로운 맥북 프로에 과감하게 오로지 USB-C 단자만 탑재하는데, 우리가 익숙한 직사각형 모양의 USB 단자(공식 명칭은 USB-A 단자라고 합니다)는 무려 1996년에 출시된 규격입니다. 2016년에 애플이 아이폰 7에서 없앤 이어폰 잭은 무려 100년이 넘은 기술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2012년에 이미 30핀 커넥터에서 라이트닝으로 단자를 바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사용자들에게 다시 고작 2-3년이 지나서 또다시 새로운 단자인 USB-C로 바꾸라고 한다면 그 반발이 정말 만만치 않을 겁니다. 새로운 기술이 아무리 더 좋더라도, 일반 소비자들은 익숙한 걸 더 선호합니다. 따라서 단자를 바꾸는 것과 같은 큰 변화는 정말 필요할 때만, 가끔씩 해야 하는데, 애플은 이미 2012년에 30핀에서 라이트닝으로 전환하면서 이 카드를 써버린 겁니다. 


왜 맥북과 아이패드 프로는 해주고 아이폰만 안 해주나?

그런데 읽다 보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위에 말한 것처럼 애플은 맥북 제품군에는 2015년부터 USB-C에 올인하였고, 심지어 2018년 아이패드 프로에는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C를 넣어줍니다. 왜 맥북과 아이패드는 되고 아이폰은 안 되는 걸까요? 

USB의 수많은 종류

여기서 잠깐 USB-C가 정확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USB는 Universal Serial Bus의 약자로 데이터 전송 규격을 말합니다. 우리가 가장 익숙한 건 맨 왼쪽에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USB Type A 규격입니다. 90년대에 처음 USB Type A가 나왔지만, 매번 그때그때 다양한 용도에 따라 다른 규격을 만들다 보니 중구난방이 되어버렸습니다. USB 규격이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알기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여러 제조사 모여 USB 규격을 관리하는 USB 임플리멘터스 포럼에서 2010년대 초반부터 USB-C를 야심 차게 준비했습니다. USB-C로 모든 단자를 통합할 계획을 세운 것이죠. USB-C는 일단 크기가 굉장히 작고, 양쪽으로 꼽을 수 있어 사용하기 편합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지원하는 용도의 스펙트럼입니다. USB-C는 굉장히 작은 모바일 기기부터 노트북 컴퓨터까지 충전할 수 있는 전력을 제공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게다가 USB-C는 충전 및 데이터 전송 말고도 비디오, 오디오까지 전송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외장 모니터나 프로젝트를 연결할 때 쓰는 HDMI 같은 단자도 모두 USB-C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올인원 단자인 거죠. USB 포럼은 USB-C를 통해 그 어떤 용도로 어떤 기기에 연결하더라도 모두 USB-C 단자 하나로 호환되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즉 기존 USB 단자에 비해 USB-C의 장점을 나열하자면 이렇습니다:

- 작은 디자인 (큰 차이는 아니지만 라이트닝 단자는 더 작다) 

- 양방향 (어느 쪽으로 꼽아도 작동함) (라이트닝 단자도 양방향) 

- 빠른 데이터 전송 

- 비디오, 오디오 전송 

- 통일성 및 호환성 (위 모든 기능을 하나의 단자로) 

아이패드 프로에 USB-C를 탑재함으로써 별도의 어댑터 없이 바로 외장 모니터나 외장 저장 장치에 연결할 수 있다.

여기서 애플이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하지 않았지만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에는 탑재한 이유가 나옵니다. 바로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에서는 외부 저장 장치(외장하드)라던가 외장 모니터를 연결하는 경우가 훨씬 더 빈번하기 때문이죠. 생각해보세요. 스마트폰에 외장 하드나 외장 모니터를 연결해본 적이 있나요? 아마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 극소수일 겁니다. 따라서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에는 USB-C를 탑재할 이유가 훨씬 더 많습니다. 사용자가 USB-C 단자를 다양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반면 스마트폰인 아이폰에서 단자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충전용으로 쓰입니다. 라이트닝 단자는 USB-C의 장점(작은 크기, 양방향 디자인)을 이미 가지고 있으므로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하여 좋은 점은 오로지 사용자가 다른 USB-C 케이블과 액새서리를 아이폰과 같이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래서 지금까지 아이폰의 USB-C 탑재는 우선순위에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거의 10년이 된 2021년,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애플은 USB-C가 출시된 후 바로 아이폰에 탑재할 수 없었고, USB-C 단자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맥북과 아이패드 프로에 먼저 탑재했습니다. 

라이트닝과 USB-C를 단자를 위한 수많은 어댑터 

그럼 이제 2012년에 라이트닝을 출시한 지 거의 10년이 다 된 지금쯤, USB-C로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위에 말한 대로, 아이폰만 따로 독자적인 단자를 쓰기 때문에 현재 소비자들은 USB-C 케이블/액새서리와 라이트닝 케이블/액새서리를 따로 구매하고 들고 다녀야 합니다. 이는 굉장히 큰 불편함입니다. 아니면 어댑터를 쓰던가요. 


애플 제품만 쓰는 사용자라고 해도 맥북이나 아이패드 프로 또한 USB-C 케이블을 쓰기 때문에 불편함은 같습니다. 만약 아이폰을 쓰고 다른 USB-C 제품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용자라고 해도 미래에 아이폰을 빼고 모든 제품이 USB-C으로 바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므로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기존에 라이트닝 케이블이나 액새서리를 많이 구매한 사용자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아이폰과 이것들을 모두 못쓰게 되니까요. 하지만 애플이 30핀 커넥터에서 라이트닝으로 바꾼 것처럼, 이어폰 잭을 없앤 것처럼, 애플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업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너무 잘 압니다. 필요한 변화라면 일부 사용자가 불편하더라도 단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나온 아이폰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습니다. 단자를 바꾸는 것은 어찌 되었든 스마트폰의 내부 설계를 바꾸는 것이므로 만약 애플이 USB-C를 탑재할 의도가 있었다면 이번 아이폰 12에서 디자인을 바꿀 때 탑재했어야 합니다. 게다가 수많은 정보통에서 여전히 다음 아이폰에 라이트닝 단자가 탑재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대체 애플은 왜 이렇게 끝까지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는 걸까요? 


이유 1: Made For iPhone(MFi) 수수료

진짜 이유가 뭔지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 전에, 다른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애플이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MFi 인증 프로그램으로 얻는 수수료 수익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아이폰이 독자적인 OS를 사용하여 사용자들의 락인 효과와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충분히 타당성이 있는 추측입니다. 

Made for iPhone 프로그램이란 벨킨이나 Anker 같은 아이폰 액새서리 제조사에서 라이트닝 액새서리를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MFi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라이트닝 액세서리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 필요한 기술 사양, 하드웨어 구성 요소, 인증 도구 및 배지 아트워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 액새서리 제조사는 MFi 라이선스 기술이 통합된 액세서리에 대한 제품 계획을 애플에 제출하고, 애플에서는 최적의 사용자 환경과 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증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애플의 인증이 완료되어야만 제조사는 제조 및 판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조사는 애플 공식 인증을 받아 소비자의 신뢰를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애플 인증을 통해 성능과 안전이 보장된 아이폰용 액새서리를 구별하여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액새서리 제조사들은 애플의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다

하지만 그 대가로 해당 액새서리 매출의 일부분을 애플에 로열티로 제공해야 합니다. 정확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으나 원래 애플은 인증 액새서리 판매 매출의 10%를 로열티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수료가 1.5%~8%로 줄였고, 결국 최근에는 판매되는 모든 MFi 인증 제품에 일괄적으로 $4의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은 2016년 아이폰 7에서 이어폰을 없앤다는 발표를 할 때 전 세계에 9억 개가 넘는 라이트닝 전용 액새서리(케이블, 충전 거치대 등등 모든 라이트닝 액새서리를 포함)가 사용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중에서는 애플이 포장 박스에 기본으로 제공하는 케이블이 대부분이겠지만, 따라서 만약 애플이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한다면 더 이상 MFi 인증 프로그램을 통한 수수료를 받지 못할 겁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애플

얼마 전에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1년 2분기, 미국 기준 평균 판매가격이 400불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려 57%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최신 아이폰 모델 중에서 가장 가격이 낮은 아이폰 12 미니의 가격이 미국 기준 599불로 400불을 훌쩍 넘으니 사실상 비슷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중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기준 평균 판매가격이 $800이 넘는 '울트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이 무려 75%가 넘는다고 하니 애플이 얼마나 스마트폰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USB-C 단자 대신에 라이트닝 단자를 쓴다고 아이폰을 구매하지 않을 확률은 다분히 낮을 것입니다.


게다가 애플은 독자적인 OS를 사용하며 애플 생태계 안에서만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다른 기기로 바꾸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안드로이드 폰을 쓰는 사용자라면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고 구매할 것이며, 국내와 달리 많은 안드로이드 제조사가 있는 해외에서는 사실상 삼성 스마트폰을 쓰든, 화웨이, 오포, 샤오미 스마트폰을 쓰든 결국에는 모두 같은 앱과 구글 서비스(구글 드라이브, 구글 포토)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구매한 앱이 있거나 애플의 iCloud 서비스를 쓰는 사용자라면 무조건 아이폰을 써야 합니다. 게다가 애플 기기는 타사의 제품에 비해 서로 더 유기적으로 연동되지만 (AirDrop, 아이폰 전화를 맥이나 아이패드에서 받을 수 있음, 애플워치는 반드시 아이폰이 있어야만 사용 가능) 동시에 오로지 애플 기기하고만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가 라이트닝 단자를 불편하게 느껴 다른 경쟁사의 기기로 갈아탈 동기는 아주 작습니다. 애플은 이런 독점력을 악용하여 라이트닝 단자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유 2: 아예 단자 자체를 없애버리자? 

게다가 애플은 라이트닝을 통해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창출하는 것 외에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아예 충전 단자를 없애고 무선 충전 기술에 올인하는 것이죠.


https://www.macrumors.com/2018/06/21/apple-considered-no-lightning-on-iphone-x/

매번 정확한 애플 정보를 전달하는 블룸버그 통신의 마크 거먼 기자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는 애플에 관한 루머와 소식을 굉장히 높은 정확도로 항상 전달하는 마크 거먼(Mark Gurman) 기자라는 분이 있습니다. 매번 앞으로 출시될 애플 제품과 그 제품의 새로운 기능, 그리고 개발 과정에 대해 자세한 소식을 전하는 걸 보면 아마 애플 내부에 정보를 공유하는 내부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X을 개발할 때부터 충전 단자를 없애는 방향에 대해 구상을 시작했다

마크 거먼 기자는 애플 내부 사정에 대한 소식을 가끔 전달하는데, 애플이 2017년에 출시된 아이폰 X을 개발할 때 애플의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는 홈 버튼을 없애면서 충전 단자까지 없앨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마크 거먼 기자에 따르면 충전 단자를 없애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아직 무선 충전 기술이 많이 부족했고 무선 충전기를 박스에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할 만큼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는 실행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https://www.macrumors.com/2021/03/02/iphone-keeping-lightning-no-usb-c/


https://podcasts.apple.com/us/podcast/2020-apple-leaks-mark-gurman-brings-us-behind-scenes/id1474429475?i=1000473234822


그리고 마크 거먼 기자는 2020년 12월 유튜버 MKBHD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하여 애플이 단자를 없앨 계획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다시 한번 언급했습니다. 거먼(Gurman) 기자는 애플이 MagSafe 충전 케이블의 대량 생산 단가를 충분히 낮추어 기본 구성품으로 아이폰에 포함할 수 있을 때 단자를 없앨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애플 분석가 밍치 쿠오도 애플이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하기 않고 조만간 단자 자체를 없애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보를 통해, 애플이 미래에 궁극적으로 충전 단자 자체를 없애고 무선 충전에 올인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왜 무선 충전이지? 

아니 근데, 멀쩡하게 잘 쓰고 있는 충전 단자를 왜 없애려고 할까요? 


애플은 가장 대표적인 소비자 전자제품 회사로써 항상 유선 기술에서 무선 기술로의 전환을 선도해왔습니다. 기본적인 개념만 봤을 때 선으로 연결하는 것보다 선 없이 연결하는 것이 더 편하니까요. 세계 최초로 Wi-Fi를 탑재하여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노트북은 바로 애플이 1999년에 출시한 iBook이었고, CD 드라이브를 최초로 없앤 노트북도 맥북에어였습니다. 또한 가장 최근에, 애플은 아이폰에서 이어폰 잭을 없애고 에어 팟을 통해 무선 오디오의 시대를 선도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1999년에 iBook의 무선 인터넷 기능을 시연하면서 정말 선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훌라후프에 iBook을 통과시키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렇게 무선 기술로 전환한 것이 정말 소비자에게 유익했는지는 사실 딱 잘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는 나름 큰 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니까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현재 완성형에 도달한 대부분의 무선 기술은 대부분 사람들이 훨씬 더 편하게 느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적어도 스마트폰에서 유선 이어폰을 쓰지는 못할 것 같더군요. 


무선 기술로의 전환이 정말 소비자에게 유익했는지는 사실 딱 잘라 판단하기 어렵다

저희가 Wi-Fi가 없던 시절, 인터넷을 쓰기 위해 노트북에 LAN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미디어를 재생하기 위해 CD를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음악을 듣기 위해 이어폰 잭을 연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현재 충전을 하기 위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 또한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을 겁니다. 


현재 무선 충전 기술 또한 유선 충전보다 더 나은 대체재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현재 이미 우리가 쓸 수 있는 무선 충전 기술은 다른 무선 기술처럼 완전한 '무선'은 아닙니다. 여전히 '선'이 필요하지만 단자에 꼽아야 하냐 그냥 올려두냐의 차이일 뿐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대체 왜 유선 충전을 버리고 무선 충전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동감하기 힘들 겁니다. 이렇게 현재 무선 충전 기술은 유선 충전보다 더 나은 대체재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애플이 2020년 아이폰 12에 MagSafe 충전을 소개한 것 같습니다. MagSafe는 기존 업계 규격인 Qi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자석을 사용하여 무선 충전의 장점을 조금 더 강화했습니다. 자석을 통해 완벽하게 부착되기 때문에 실수로 충전이 안 되는 경우가 없고, 차량용 거치 대등 충전뿐만 아니라 훨씬 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MagSafe 무선 충전은 유선 충전을 대체하기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현재 무선 충전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느린 충전 속도입니다. 애플은 MagSafe의 최대 충전 속도가 15W라고 했지만 실제 테스트 결과 그 정도 속도에 거의 못 미치는 걸로 확인되었습니다. 


현재는 부족하지만 앞으로 MagSafe가 점점 개선된다면?

이렇게 Qi 무선 충전 기술이나  애플의 MagSafe까지도 아직 유선 충전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이는 에어팟이 기존 유선 이어폰과 거의 동일한 음질을 구현하면서 원래 무선 이어폰이 가지고 있던 단점(배터리 사용 시간, 연결 안정성, 오디오 지연)을 해결한 것과 상반됩니다. 


충전 속도만 개선된다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MagSafe 무선 충전 기술. 차량용 MagSafe 거치대는 거치와 충전을 한 번에 깔끔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MagSafe 같은 경우 충전 속도만 개선한다면 충분히 유선 충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따라서, 만약 몇 년 내로 MagSafe 기술이 발전하여 유선 충전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면, 애플이 단자를 아예 없애고 MagSafe 기본 충전기를 박스에 포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단자를 없애지 말고 MagSafe를 기본 충전기로 쓰면 안 되냐고요? 물론 가능합니다만, 충전 단자를 없애면 핸드폰 안에 내부 공간이 그만큼 많이 생기고 더 큰 배터리 및 더 고화질의 카메라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충전 단자가 차지하는 공간이 굉장히 작은 것 같아도 밀도가 정말 높게 설계된 스마트폰에서 조그마한 공간도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애플이 이어폰 잭을 없앤 것도 비슷한 이유였죠. 다른 제조사들도 애플이 이어폰 잭을 없애자 비난하였지만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이 이어폰 잭을 없애버렸습니다. 스마트폰 안에 공간이 부족하여 새로운 기능을 넣어 경쟁을 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죠. 


만약 이렇게 된다면 2012년 30핀에서 라이트닝으로의 전환 뒤로 아이폰의 충전 단자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건 아주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애플은 지금 USB-C로 전환하기가 애매한 겁니다. 지금쯤 USB-C로 바꾸는 것도 아이폰 사용자들한테는 꽤 큰 변화일 겁니다. 그런데 또 몇 년 지나서 아예 단자를 없애고 MagSafe로 전환한다면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사용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겁니다. 


기술 전환의 딜레마 

물론 이건 애초부터 애플이 단자를 없애지 않고, MagSafe 기술만 지속적으로 개선하면 아무 문제가 될 게 없을 겁니다. 무선 충전 시대를 열고 싶으면 무선 충전 기술만 열심히 개발하면 될 것이지 왜 유선 충전 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할까요? 


애플 같은 기업은 혁신으로 먹고 삽니다. 사용자를 위한 혁신과 자사의 이익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을 찾는 것이 애플이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큰 혁신은 전환이 필요하고 전환에는 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것을 만든다고 해도 사용자들은 익숙한 것을 찾기 마련이고, 혁신을 빛을 바라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아이폰 7에 이어폰 잭을 없애지 않고 에어팟을 출시했다면, 애플은 에어팟의 성공하리라 확신하지 못했을겁니다. 에어팟은 애플이 직접 설계한 커스텀 W1 블루투스 칩과 귀 모양을 분석하여 착안해 낸 오픈형 디자인 등을 포함하여 애플이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해온 수많은 최첨단 기술의 산물입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큰 도박인데, 애플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아이폰의 독점적인 지위을 활용하여 이어폰을 없애 에어팟의 판매를 어느 정도 보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폰이 없는 아이폰 7을 산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에어팟에 눈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예상대로 에어팟은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립니다. 


일부러 소비자를 불편하게 만들어 새로운 제품을 사게 유도하는 애플의 전략은 정말 교활하게 느껴지지만, 에어팟이 제품 자체로써 이전의 그 어떤 무선이어폰보다 얄미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애플의 의도는 교활했을지 몰라도 애플이 이어폰 잭을 없애고 에어팟 같이 고품질의 무선이어폰을 내놓으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무선이어폰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충전 속도만 개선된다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MagSafe 기술. 차량용 MagSafe 거치대는 거치와 충전을 한 번에 깔끔하게 할 수 있다.

즉 이어폰 잭의 부재는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무선 이어폰에 대한 관심을 촉진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에어팟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무선 이어폰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016년 아이폰 7이 출시되고 불과 4-5년이 지난 지금, 무선 이어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가성비로 유명한 QCY 무선 이어폰. 

이제 시간이 지난 지금 아이폰을 쓰더라도 꼭 애플의 에어팟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값싸고 좋은, 다양한 무선 이어폰이 굉장히 많아졌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대략 2-3만 원으로 괜찮은 품질의 QCY 무선 이어폰을 살 수 있죠.  '무선 이어폰'의 평균 품질이 비약적으로 올라간 것입니다. 이는 2016년 에어팟이 나오기 전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시장과 크게 대조됩니다. 블루투스는 2004년 즈음부터 상용화되어 굉장히 오래된 기술이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통화용이 아닌 일반적인 이어폰으로 쓰기에는 고질적인 문제점들(가격, 배터리 사용시간, 연결 끊김 등등)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즉, 이어폰 잭을 없앤 애플의 결정은 확실히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앉겨주었지만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즉 이어폰 잭을 없앤 애플의 결정은 확실히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앉겨주었지만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 어떤 다른 회사도 에어팟처럼 무선이어폰을 혁신하지 못했고, 의도 자체는 분명히 애플의 이익을 위해서였을지라도 결과를 놓고 본다면 결국 무선 이어폰 시장 자체를 키워 전체적으로 소비자를 더 이롭게 한 성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무선 충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현재 대표적인 무선 충전 규격인 Qi는 무려 7년 전인 2014년부터 시장에 나왔지만, 아직 널리 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선 충전 기술의 발전도 굉장히 더디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충전 속도가 너무 느리고, 발열이 심합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고, 접근성이 낮습니다. 실수로 잘못 올려놓거나 진동으로 인해 스마트폰이 무선 충전 패드 위에서 움직이면 충전이 안 되는 단점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스타벅스 같은 카페에서는 테이블에 무선 충전기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쓰지 않아 여러 매장으로 확장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애플은 충전 단자를 없애고 MagSafe 같은 기술을 개선하여 무선 충전 시대를 선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

자, 이제 정리하자면 애플은 2012년 아이폰 5를 통해 30핀 커넥터에서 훨씬 더 작은 라이트닝 단자로 바꿀 수밖에 없었고, 그때는 USB-C가 없었습니다. 몇 년 뒤에 USB-C가 나왔을 때는 다시 한번 충전 단자를 바꿔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라이트닝 단자로 전환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 애플은 이미 라이트닝 단자 인증 프로그램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충전 단자를 아예 없애고 무선 충전에 올인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므로 중간 과정에서 USB-C로 전환하는 것이 상당히 애매해졌습니다. 


따라서, 애플이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과연, 충전 단자가 없는 완전 무선 충전으로서의 전환은 쓸데없는 짓일까요? 한면에서는, 애플이 이어폰 잭을 없애고 에어팟을 내놓았을 때 무선 이어폰은 절대로 유선 이어폰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는 여전히 유선 이어폰을 써야 하지만, 이제 대부분 사람들에게 무선 이어폰이 유선 이어폰보다 더 편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같습니다. 


다른 한면에서는, 아직 무선 충전이 유선 충전에 비해 충전 속도도 훨씬 더 느리고, 또 데이터 전송 같은 용도는 아예 대체할 수 없는 한계점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제 중요한 것은 애플이 아이폰에 USB-C를 탑재하느냐 마느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건 애플의 계획이 아니거든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은 과연 애플이 MagSafe 같은 무선 충전 기술을 사용자가 유선 충전보다 확실히 더 편하다고 느낄 정도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이어폰 잭도 없어지고, 충전 단자까지 없어지면 완전한 "무선"기기가 되는 아이폰. 과연 가능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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