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친절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더욱 좋고 해 달라는 것을 다 해주는 부모라면 부모도 아이도 모두 행복할 거야.
뭐 이런 느낌의 모습이려나. 그러면 나는 몇 점짜리 부모가 되려나.. 한 30점?
학교에서 양적 평가를 할 때 내 교사로서의 점수는 항상 B였다. (S.A.B) 세상 살면서 일등도 해 본 적 없지만 꼴찌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충격이었다. 지금은 질적 평가가 점점 높아지고 나는 더 이상 B등급을 받진 않는다. 교사를 평가해 성과급을 주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지만 막상 B를 받으면 머리와 달리 온갖 생각이 나를 사로잡는다. 기분이 심하게 나쁘다.
부모로서의 내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는 평가라도 하지 부모는 평가를 받지 않고 성과도 내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우린 쉽게 주변 사람들과 비교를 통해서 평가받고 또 스스로를 평가하고자 한다.
주말에 교회도 가야 하고 평일에 일하고 쉬고 싶은 마음에 나는 근교로 아이를 데리고 나가지 않는다. 그러다 인스타그램서 친구들의 근황을 보고 에버랜드에 꽂혔다. 친구들이 둘이나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왔는데 정말 좋아 보였다. 그리고 한편으론 3살 아이를 데리고 에버랜드 한 번 못 가 본 것에 미안함, 죄책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운전의 부담감을 최소로 하기 위해 근처에 숙박을 하고 드디어 에버랜드에 입성했다.
10시에 이미 입구 쪽 주차장 만석, 정문에 가기 위한 셔틀을 타기 위해 30분 이상을 줄을 섰고, 유모차와 아이 즉 20킬로가 넘는 무게를 들고 버스를 타고 내리느라 말 그대로 개고생을 했다. 너무 넓었고 사파리를 보기 위해 1시간 30분 이상을 줄 섰다. 아이는 이 기다림이 너무 지루했다.
물론 너무 즐거운 추억이었지만 나는 장시간 운전과 기다림에 녹초가 되었다. 에버랜드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이기구도 5개밖에 타지 못했는데 아이가 제일 좋아한 것은 어린이대공원에도 있는 회전목마, 기차였다.
아이가 가장 환하게 웃었을 때는 나와 손을 잡고 1000원짜리 자동차를 탈 때였다. -어느 마트에나 있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는 에버랜드에 온 것보다 나와 함께 눈을 맞추고 있는 시간이 그냥 좋았을 것 같았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굳이 부모의 점수를 받고 싶다면 아이에게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는 조금씩 의사를 표현 아이에게 나는 정말 중요한 존재이다. 아침에 밥을 못 챙겨 빵을 줘도 '엄마 최고!', 텔레비전에 사랑해요 동요가 나오면 달려와서 안아주는 내 최고의 선물에게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멀리 좋은 곳을 무리해서 가는 것보다 중요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쩌면 에버랜드는 내가 가고 싶었던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엄청 고생했지만...)
완벽한 부모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타인에게 완벽해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 10점짜리 부모일 수 있다. 양적 평가가 아니라 질적 평가가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