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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 May 25. 2024

꿈은 동경에서 시작한다

생텍쥐페리


최근 남편과 함께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눈다. 아직은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 사이에 아이가 생겨 부모라는 새로운 역할이 생긴다면 어떨까. 부모의 의무와 책임감은 어떤 형태로 다가올까. 만약의 상황을 가정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히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부분으로 주제가 넘어간다. 현재는 우리가 각각 서로 다른 기관에 소속되어 맡은 일을 수행하며 경험을 쌓고 있는 단계이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게 되었다. 함께 서로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남편과 나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자면, 나는 일단 사람을 모으고 목재를 마련하고 임무를 부여하는 구체적이고 눈에 보이는 과정을 먼저 생각한다. 바다로 나가려면 배를 만들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만들 수 있을까, 주변에서 어떤 나무를 찾아야 튼튼할까.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목재를 자르는 걸까, 옮기는 걸까, 아니면 밧줄을 묶어 고정하는 일일까. 이런 것에 먼저 몰입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남편은 다르다. 남편은 '우리가 바다에 나간다면, 정말 멋질 거야! 바다로 나가게 되면 얼마나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될까? 바다로 나갔을 때 위험하고 험난한 일을 마주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어려움도 분명 잘 극복할 거야. 바다로 나간다니, 정말 설렌다!'라고 말한다. 꿈을 그리기에 앞서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로 무언가 빨리 하려고 긴장된 나를 남편은 차분히 이완시킨다.


그렇게 나 또한 서서히 동경과 설렘으로 촉촉이 적셔진 상태가 되니, 남편은 그때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마음이 하나 되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굳이 시키지 않아도 서로가 각자 할 수 있는 것,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남편이 나무를 찾고 있으면 나도 그 주변에서 튼튼한 나무를 함께 찾아본다. 이 나무 어때? 약간 얇을 것 같은데, 이건 어떨까? 좋은 생각이야. 오고 가는 피드백 속에서 손발의 호흡이 착착 맞는 한 팀이 되어간다. 바다에 나가기 위해 배가 필요한 건 중요한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먼저 살펴야 하는 건 정말 바다로 나가고 싶은지. 같이 바다에 나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또한 동일한 꿈이 있는지, 설렘과 동경이 가득한 상태인지. 그걸 먼저 살펴야 한다는 걸 남편을 통해 배웠다. 꿈을 향한 동경으로 가득해지면 이후의 과정은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이 된다. 고민마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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