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by moonlight

초등학교 4학년 둘째가

거실 소파에 앉아

대바늘로 털실을 감는다.


꼼지락꼼지락

꼼지락꼼지락

휴대폰을 넣을 조그마한 파우치가 만들어진다.


이번에는 코바늘로

꼼지락꼼지락

꼼지락꼼지락


잠시 후, 컵 받침대가 생겨난다.

신기하다.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

어머니는 매일 뜨개질을 하셨다.

조끼도 만들고, 스웨터도 만들고.


차가 놓인 공방에서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밤낮없이 집에서 허리 숙여 해내야 하는

노동이었다.


나도 어머니가 만든 조끼와 스웨터를 입을 수 있었는데,

색깔이 다채롭고 무늬가 있었다.

남은 실로 만들어야 했으니.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화려한 색상과 무늬를 선호하지 않는다.

단색의 반듯한 레디메이드 제품에서 평온함을 찾는다.


하지만 오늘처럼

핸드메이드 제품을 받으면

한 번 더 착용하고, 한 뼘 더 곁에 둔다.


비록 솜씨 좋은 장인(匠人)의 작품 아니어도

투박함 속에 담긴 상대의 손길을 느낄 수 있고


남은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도 남김없이 모든 것으로 쏟아내어 주신

어머니의 뜨개질이 떠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