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티콘 중고거래 플랫폼: 기프티스타와 니콘내콘
선물하기 참 쉬운 시절입니다.
카톡은 매일 생일인 친구를 알려주고요.
그 친구들에게 선물을 보내는데는
단 1분이면 충분하죠.
덕분에 생일에 받은 선물더미를 찍은
인스타스토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제 경우 구매처와의 거리가 너무 멀거나
취향이 맞지 않아 당황했던 기억이 제법 있습니다.
자꾸만 쌓여가는 이 기프티콘들
처리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셨다고요?
오늘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을 소개하려 합니다.
못 쓰는 기프티콘을 처리할 가장 흔한 방법은
교환권(사진)을 다른 친구에게 선물로 보내주는 겁니다.
그런데 이 첫번째 방법의 문제는
사진으로 보낼 경우 직접 선물을 보낼 때와
메세지의 모양이 다르다는 건데요.
감사, 축하, 사과의 의미를 담아 전하는 선물인데,
'어 이거 누구한테 받았던 건가보네?'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방식은.. 음 괜히 찝찝하죠.
뿐만 아니라,
선물을 보내도 '내 선물함'에 교환권이 남아있기 때문에
친구에게 보낸 선물을 실수로 써버리거나,
친구가 쓰기전에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휴.. 다른 방법은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좋은소식과 나쁜 소식이 하나씩 있는데요.
먼저 좋은 소식은!
선물을 받고 3개월이 지나면
선물 받은 사람의 계좌로 환불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저도 거리가 멀어서 쓰지 못했던 상품들을
이 방법을 통해 몇차례 환불해본 기억이 있는데요.
저 처럼 지금껏 이방법을 써왔다면
아주 당황스러울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내가 보낸 선물을
상대방이 어떻게 썼는지 확인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사용 상태는 [미사용], [사용완료], [결제취소 완료]로 구분
친구에게 보낸 선물을 확인해봤는데
구매결정여부에 [결제취소 완료]가 떠 있으면
이게 참.. 그렇겠죠..?
이런 기프티콘의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는 여러분에게
기프티스타는 3번째 안을 제시합니다.
보통 스타트업들이 만든 플랫폼 서비스라고하면
아마 앱을 먼저 떠올리셨을 것 같은데요.
놀랍게도 기프티스타는 앱이 없습니다.
대신 카카오톡 채널(구 플러스친구)을 기반으로
'챗봇+웹앱'의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죠.
덕분에 사용방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카카오톡에서 '기프티스타' 톡채널을 추가 하고
판매나 구매의 의미가 담긴 메세지를 보내면
상품 판매/구매 페이지 링크를 보내주는데요.
같은 플랫폼에 있다보니 앱을 받을 필요없이
기프티콘 확인부터 판매까지
몇번의 터치만으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직 챗봇이 좀 멍청하지만 말이죠
기프티콘 판매 프로세스는
[사진 업로드 > 견적받기 > 입금]의 순서입니다.
판매자가 교환권(사진)을 기프티스타에 업로드 하면
담당자가 근무시간(9:00~18:00)에 검수를 한뒤
등록된 계좌로 돈을 보내주는 방식이죠.
기프티스타는 기프티콘 거래를 중개하는 것이 아닌
매입한 후 판매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판매자는 누군가 상품을 사갈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견적확인 후 수락 시 평일 11시/18시에 계좌로 입금)
이 구조로 인해 잔여 기간내에 상품을 못 팔면
그에 대한 리스크를 회사가 지게 되는데요.
때문에 잔여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잘 판매되지 않는 상품들은 매입가격이 더 저렴합니다.
(*메가박스 할인율 50%,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4%)
구매 프로세스도 간단합니다.
챗봇에게 '기프티콘 살래' 혹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살래'등의 메세지를 보내면
공식 구매 사이트의 링크를 주는데요.
구매자가 상품별 할인율을 확인하고
해당하는 금액을 기프티스타에게 보내면
기프티콘이 교환권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내주는 구조이죠.
아쉬운 점은 확인 후 사진을 보내주는 구조라
시간이 약간 걸리는 편인데요.
실제로 구매하는 데는 약 5분 정도 소요됐습니다.
5분은 짧은 시간이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기프티콘 구매가 필요한 시점이
'카페에서 줄 서있을 때'인 점을 감안하면
큰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프티스타는 플랫폼 성장에 필요한 핵심요소 3가지
1.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2.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
3. 전통적인 모델 대비 차별성
모두를 갖추고 있습니다.
기프티스타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역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기프티콘 시장입니다.
구매 및 전달의 용이성 덕분에 카카오 선물하기는
'가벼운 생일선물'의 표본이 되고 있는데요.
이 생일선물이란게 마치 축의금처럼
받았으면 준 사람에게 돌려주는게 예의인지라
매년 거래량이 눈덩이마냥 불어나고 있죠.
덕분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연간 거래액은
어느덧 3조원(2019년 추정치)까지 성장했는데요.
이는 웬만한 이커머스 플랫폼의
거래액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위메프 2018년 거래액 5.4조)
게다가 MAU 5000만명을 자랑하는 카카오톡이기에
아직도 성장의 여력이 한참은 더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바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 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초기에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때문에 어느정도의 트래픽을 모을 때까지
이렇다 할 수익 없이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죠.
카카오톡은 흑자전환까지 7년,
쿠팡과 티몬은 10년째인 지금도 흑자전환을 못했구요.
현재 기업가치 1위를 자랑하는 아마존도
흑자전환까지는 약 8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기프티스타는 판매 차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므로
초기부터 많은 고정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가장 거래량이 많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의
판매가격은 3150원, 구매가격은 3500원인데요.
(*2020.02.16 기준)
과거에 포스팅했던
광고 수수료 기반의 다른 플랫폼들과 비교하면
아주 효율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덕분에 기프티스타는 이후에도
물론 앞 부분을 보면서
이런 질문이 생겼을 수 있습니다.
그럼 중고나라는?
물론 중고나라에서도 기프티콘 거래가 이뤄지긴 하지만,
기프티콘은 중고나라의 단점을 더 부각시키는 상품이기에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폰을 구매했는데 택배로 벽돌이 왔다는 이야기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죠.
기프티콘은 이 신뢰성 문제를 더 악화시킵니다.
기프티콘은 판매자가 기프티콘을 판매한 후
구매자보다 먼저 기프티콘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구매자는 더 불안할 수 밖에 없죠.
(*혹은 판매전에 이미 써버렸을 수도)
안그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이기에
구매자는 기프티콘을 구매하기도 전부터
'만약 이게 이미 쓴 기프티콘이면 어디에 신고하지'
따위의 상상을 하며 피곤한 거래를 해야하죠.
하지만 [매입 후 판매] 구조를 가진 기프티스타에서는
판매자가 사기행위를 할 경우
회사가 대신하여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니
구매자는 보다 안심하고 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더 편한데요.
전과 달리 '가격을 고민하거나'
'연락을 기다려' 상품을 판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이 시장의 냄새를 맡은 것은
기프티스타만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니콘내콘(글루비), 팔라고(한국선불카드), 기프티윈
등의 경쟁 업체들도 서비스를 출시했는데요.
이들의 서비스 형태는 '카카오톡 채널'과 '앱'으로 나뉩니다.
웹앱은 접근성 측면에서의 장점,
앱은 디자인과 편리성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기프티콘 중고거래'는
익숙하지 않은 서비스인 데다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거래이다보니
일반 유저들이 앱을 다운받는 노력을 하기 싫어합니다.
덕분에 더 가볍고 쉬운
웹앱 형태의 서비스가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기프티스타의 경쟁사가
더 빠르게 진출한 회사(니콘내콘) 혹은
더 큰 규모의 회사(팔라고: 직원 45명)인걸 감안하면
굉장히 선방하고 있는 셈이죠.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니콘내콘도 앱 서비스를 출시한지 18개월만에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판매를 시작한 것도 눈에 띄네요.
이렇듯 기프티콘 중고거래 서비스는
분명히 큰 규모의 시장과 매력적인 BM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 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기프티콘 중고거래'시장은 어떻게 성장할지
그리고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기업은 누구일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합니다.
다른 플랫폼에 기생하는 스타트업은 기프티스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야흐로 '플랫폼'의 시대라 불릴 수 있는 요즘, 우리는 이런 '기생 서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시로는 우버 안의 편의점 우버 카고(Uber cargo)를 들 수 있겠습니다.
우버 카고는 우버 드라이버의 차 안에 작은 편의점을 만들어 승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입니다. 우버의 주요 고객인 승객과 드라이버의 사이에 끼어, 고객에게는 간식을 드라이버에게는 추가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서비스인거죠.
이렇듯 플랫폼의 탄생은 그에 기생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탄생시키기도 하는데요.
그런 '기생 서비스'들은 플랫폼의 거대한 트래픽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플랫폼의 정책에 크게 휘둘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프티스타는 카카오톡에 기생한 덕에 카카오톡의 유저를 손쉽게 흡수할 수 있었지만,
카카오톡이 기프티콘 중고거래를 중단시킨다면 당장 서비스를 중단할 위기에 처하겠죠.
이런 서비스들이 플랫폼과 함께 오래오래 살아가는 방법은 기생보단 '악어새'가 되는 건데요.
우버 카고의 경우 승객과 드라이버 모두에게 우버가 주는 가치(간식, 돈)를 보다 높여준 덕분에 우버의 투자를 받아 승승장구하고 있죠.
기프티스타도 같은 방향에서 좋은 '악어새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프티콘은 중고거래량이 늘어나면
기프티콘 환불액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기프티콘 판매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죠.
(*가설입니다)
사실은 오늘 이 중고거래-판매량의 관계에 대해 글을 써보려 했는데요.
늘 그렇듯.. 생각보다 서비스의 소개가 길어져 버렸네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려 했던
"중고거래가 늘어나면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