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뚝 ttuk Feb 24. 2023

과도기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이지만 이 과정이 지나고 나면


과도기(過渡期):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 흔히 사회적인 질서, 제도, 사상 따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를 이른다.


'과도기'의 사전적 정의다. 각자 해석하기에 달려있겠지만 요즘 내 상황은 과도기이지 않을까 싶다. 운동도 글쓰기도,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도.


한동안 한 편의 글로 엮어내는 게 너무 어려워서 서랍에 담아둔 글만 여러 개가 쌓여있다.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는 많고 감정이나 상황들을 문장으로, 더 나아가 한 편의 주제로 녹여내 글을 완성 짓는 게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마치 짐이 가득 들은 보따리의 끈 하나를 풀지 못해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상황이랄까. 매듭 하나만 풀면 술술 풀릴 것 같은데 말이다.


"글력이 곧 근력"이라고들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근력을 키워야 글력 또한 따라오겠구나 싶어 몸&마음 건강을 위해 혼자서 하던 러닝과는 별개로 헬스 등록을 했다. 보여지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라기 보단 그저 자주 흔들리는 멘탈을 붙잡아 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근력운동도 처음 몇 주는 피로도가 더 쌓이지만, 이 과도기가 지나면 근력이 체력으로 이어지면서 일상생활에 활기가 생길 것이다. 



   요즘따라 오래 알고 지냈던 친구들을 만날 때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기가 과도기인 걸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제는 다들 사회초년생을 벗어나 어엿 4~5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이직이나 퇴사, 혹은 자영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친구들이 많아졌고 장기간 연애를 한 친구들 경우엔 결혼과 함께 자가마련과 같은 현실의 벽에 마주하게 됐다. 정말 '각자도생'처럼 각자 먹고살기 바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전만큼 쉽지 않아 졌다. 입시-취업에 이은 또 다른 재도약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과도기가 지나고 나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고, 그때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물론 끊임없는 경쟁의 굴레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던데 불과 5년 전만 비교해 봐도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1인가구와 고령화 추세는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사람들의 가치관과 신념 또한 잉크가 번지듯 서서히 변하고 있다. 체감을 못하고 있을 뿐이지. "라떼"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시대의 흐름과 판도가 삽시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듯 말이다. 이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만큼 다양성이 존중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은 무엇일까.


행위예술의 거장 요안 부르주아가 "성공"을 표현한 영상.



프랑스의 유명한 행위예술가인 요안 부르주아가 위 영상을 통해 "성공은 선형(직선)이 아니다"라는 메세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한다.


한 계단, 한 계단 무리 없이 꼭대기 층 정상에 올라갈 것처럼 보이지만 중간쯤 한번 넘어지면서 트램펄린의 반동효과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다시 한 칸씩 오르다가 마지막 한 계단을 남기고 다시 맨 아래층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처음부터 시작이지만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목표지점을 향해 다시 정진한다. 


누군가는 저 트램펄린을 사회적 안전장치라고 말한다. 필자 또한 동의하는 바다. 넘어졌을 때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게끔 도와주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의미로는 사회적 제도를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가정환경, 경제력, 신체조건이 주어지지 않기에 출발선이 다를 것이고,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진 자가 더 가지게 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트램펄린과 같은 사회적 제도를 통해 사각지대의 틈을 촘촘하게 메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자가 가지지 못한 결핍장애물이 되어 넘어지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겠지만 완전히 무너졌다는 마음 대신 용기를 가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사회적 안전망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응원, 외로운 여정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정상에 오르는 길이 계단에서 추락하지 않고, 실패 없이 오르는 일직선만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과정과 방법이 있고, 정상에 다다른 것 같은 순간에도 한 번 더 추락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엔 원하던 성공을 이룬다는 것. 그게 인생인 것 같다”

- 유튜브 댓글 中






매거진의 이전글 실패에 치어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