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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뚝 ttuk Oct 10. 2023

도파민이 필요해

보다 더 자극적인 것들을 찾게 되는 우리들



스마트폰 중독, sns 중독, 카페인 중독.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약중독까지. 세상에 중독될만한 것투성이다. 주변만 둘러봐도 자극적인 요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것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는게 여간 쉽지 않다. 뾰족하고 자극적인 창들로부터 나를 지켜나가기 위해 더 튼튼한 방패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날씨도 갈수록 중간이 없다. 춥거나 덥거나. 그나마 중간인 선선한 날은 한 달에 몇 번 꼽을까 말까이다. 그날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면 더 아쉬움이 남는다.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맑고 광활한 가을하늘을 마음껏 누리려 했더니 준비할 겨를도 없이 그새 겨울이 찾아왔다.


요 몇 달, 내 일상은 카페인이든 약 복용이든 일종의 트리거(trigger)가 되어 그다음 행동, 또 다른 행동을 불러일으키는 악순환의 사이클이 반복되는 나날을 보내곤 했다.


 각성제들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으나 내일의, 내일모레의 체력을 앞당겨 쓰는 것이기에 간신히 일상을 영위하는 수준이지, 결국 탈이 나서 며칠을 끙끙 앓곤 한다.


대출을 했으면 상환을 해야 하듯, 미리 끌어다 쓴 힘·에너지는 부채감을 반드시 남긴다. 그것이 잠이 됐든 어떤 형태로든 말이다. 무기력에서 벗어나고자 각성효과를 보려 했지만, 그 각성제가 불안을 야기한다면 오히려 이전의 상태가 더 나은 것일까. 무기력과 불안은 상극인 것 같지만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이지 않을까 싶다.


갓생과 번아웃 사이. 의지에 살고, 의지에 지친다. 결국 의지를 붙잡고 나아가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의지박약인 스스로를 너무 채찍질하고 괴롭히는 것 같아 쉽게 지치고 탈이 난다.


자극에도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는 거 마냥 쉽게 흥미를 잃고 새로운 자극을 찾게 된다. 몰입(沒入)의 경지에 다다라본 게 한참 된 것 같다. 하나에 온전히 빠져 진득하게 경험해 본 적이 언제일까 싶을 정도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몰입을 통해 준비했던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완수해 봄으로써 건강한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특히 극도로 무기력할 때면 오감(五感)이 둔해진다. 마치 돔 형태로 막이 쌓여있어 그 경계선을 뚫으려면 평소보다 강도가 센 자극이 필요하다.


나에게는 당(糖) 이 가득한 디저트류를 먹는 행위가 일종의 도파민의 도움을 받는 방법 중 하나인데 단 맛이 혀에 닿는 순간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하며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 든다. 이것을 혈당스파이크라고 하던데 어감에서부터 느껴지는 해로운 느낌이다. 제로와 탕후루가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세상. 갈수록 중간이 없는, 극단적인 것을 추구하는 느낌이랄까.


갈수록 손쉽게 얻음으로써 쉽게 쾌감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 같다. 일종의 탐닉(耽溺) 행위처럼 말이다.


우리는 이토록 자극에 예민해진 이유가 무엇일까.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동기부여가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


결국은 무언가를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잘해야 될 것만 같은 부담감으로 인해 그러한 장치들을 찾는 게 아닐까 싶다.




* 최근 독립출판으로 책 작업 준비 중입니다. 막바지 단계인데 브런치를 통해 꾸준히 연재했던 글쓰기훈련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출간하게 되면 브런치에 소식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는데 모쪼록 다들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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