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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TS Mar 03. 2022

[짧은 글 쓰기-4] 우크라이나 사태, 기술과 기업

국가를 위협하다


짧은 글 쓰기는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할 목적이므로 자세한 용어 설명 등이 생략될 수 있으며, 생각의 변화로 내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만행으로 시작된 안타까운 전쟁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 국제정세에 대한 지식은 없어서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기업에 대한 생각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전쟁으로 확인된 기술과 기업의 영향력

여러모로 이례적인 이번 사태는 현대판 전쟁이 과거와 얼마나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중립국인 스위스를 포함한 전 세계의 국가가 연합해서 러시아를 제재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여기에 기업들의 동참은 현대사회에서 기술과 기업, 특히 빅테크로 대표되는 미국 기업의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증명했다.


전쟁 시작 전부터 위성으로 포착된 러시아군의 동태가 뉴스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졌고, 전쟁 진행 중에도 거의 실시간으로 전시 상황이 중계됐다.


테슬라는 스타링크로 통신망을 지원했고, 구글은 우크라이나 교통상황을 구글맵에서 제외하고 러시아 관련 유튜브 계정의 외부 노출을 차단했다. 이 외에도 러시아로 제품을 수출하지 않는 등 많은 기업이 동참했다.


나를 포함해 전 세계는 이들 기업의 참여를 응원했고, 이에 당혹스러울 러시아를 보며 통쾌해 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냉정했다. 러시아 규제에 동참한 기업 중 러시아 매출 비중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 기업의 주가는 제재 동참을 발표하면서 하락했다.


그리고 이팸시스템즈(EPAM)는 제재에 동참한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에 직원이 많다는 이유로 반 토막이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심리적 통쾌함과는 별개로, 이번 사태 이후 국가와 기업의 관계약간은 다른 시각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가 기업을 두려워하게 되지 않을까?


이게 내 생각의 요점이다. 지금 당장은 러시아 제재를 위해 단합된 한 편이지만,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국제 정세가 안정돼가면 각국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팸시스템즈와 같은 기업 사례를 보면 기업들도 경각심을 가졌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국가가 느낄 위기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많은 고민거리가 있지만, 이번 사태는 전 세계 국가에  크게 보면 두 가지 중요한 시그널을 줬다고 생각한다.


① 공급망 다변화의 가속화 필요성


공급망 다변화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두 나라 사이에서는 상당히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던 부분이다.


국제 정세는 잘 모르지만 국가 간 관계에 영원한 적이나 친구는 없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고, 이를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 중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가 러시아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많은 국가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물론 위기감을 느낀다고 미-중 관계에서만큼 단기간에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국제 사회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는 국가들이라면 다른 강대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도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보인다.


② 정보보호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


공급망은 코로나19를 통해 이미 문제 인식이 커져있는 상황이었다면, 기업이 데이터와 플랫폼의 영향력으로 국가를 위협할 수 있다는 문제는 이번 사태를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와서 명확해진 부분이고, 국가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더 견제될 것 같다.


EU는 일찍이 기업의 개인 정보보호에 대해 과하다 싶을 만큼 제재해 왔고 지금도 구글, 페이스북 등과 이 문제로 분쟁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 이후 규제 대상이 되는 정보 및 규제의 종류가 훨씬 광범위해 질 것이다.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지도, 교통 등 국가 내 모든 정보가 될 수 있고, 이를 저장하고 활용 가능한 범위를 국내로 제한하는 등의 방향으로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도 있다.


서비스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하겠지만, 국가의 요청이 있을 때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정보 활용을 금지하는 등의 규제를 따르도록 압박할 수 있다.


EU처럼 정보보호에 민감한 조직이라면 이를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 원래도 폐쇄적인 중국은 타국(특히 미국) 기업에 대한 폐쇄성을 강화하게 될 것 같다.


이번 사태에서 생각보다 조용하고 중립적인 중국은 대만 관련해서도 셈법이 복잡해졌을 텐데, 러시아가 기업에 위협받는 것을 보면서 원래도 강조했던 자국 기업 육성에 다시 한번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무리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기업들이 보여준 모습을 규제의 명분으로 삼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변화는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을 수 있고 알게 모르게 진행될 수 있지만, 이번 사태 전후로 사회/경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기업을 대하는 국가의 심리와 태도는 암묵적으로라도 많이 달라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기업이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고, 만약 견제가 눈에 띄게 진행된다면 그 과정을 지나면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상당히 출렁일 것이니 투자하는 기업의 국가별 매출 비중을 인지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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