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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의 관계에서 배우는것들

부모와의 관계에서 배우는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배운다고 하면,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라던지, 집에서 부모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서 따라배운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학습에는 이러한 명시적인 학습 말고도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부모의 감정반응과 개인의 성격에 따라서 그 감정을 어떻게 수용하냐에 따라서 반복적인 패턴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패턴을 통해서 학습을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부분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저의 삶을 돌아보면서 내가 과거에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잘못된 선택을 했지를 생각하면서, 그러한 잘못된 패턴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감정반응을 통한 학습이 무서운 이유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학습을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학습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부모와의 관계경험과 감정경험을 통해서 학습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몇가지 알아둘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렸을때 좌뇌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우뇌가 담당하는 감정적인 반응에 따라서 부모의 의중을 파악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같은 맥락이지만, 논리적인 상황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어떠한 고통스러운 상황에 대해서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뇌에 있는 뉴런은 반복적인 원인과 결과에 따라서 회로가 만들어집니다. 조건화 과정이라고 이해할수도 있는데, 아이들이 어떠한 행동을 했을때, 부모에게 감정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받았다면, 즉 엄마가 웃어준다거나 긍정적인 감정표현을 한다면,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은 강화될 것입니다. 반대로 어떠한 행동을 했을때 부정적인 감정반응을 받게 된다면, 이러한 행동은 약화될 것입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서 뇌의 뉴런이 배열되게 됩니다. 일단 그러한 뉴런의 회로배치가 되면 기계적으로, 원인이 발생하면, 어떠한 논리추론으로 행동을 하는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결과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본지식을 가지고 양육과정에서 벌어지는 몇가지 상황을 기반으로 감정경험이 얼마나 삶에 영향을 주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주양육자에게 공감받은 감정경험 


공감받은 감정경험은 인격을 형성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그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또 동의와 오해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을 봅니다. 예를 들어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아이가 있다고 가정을 해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먹여주고, 재워주고, 공부만 하라고 하는데 뭐가 힘드냐고 구박하기 쉽습니다. 그 이면에는, 공감과 동의에 대해서 오해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아이에게 공부하는 것이 많이 힘들지 라고 이야기 해주면, 아이가 공부를 안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착각을 할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키우려고 공부가 뭐가 힘드냐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감은 동의가 아닙니다. 단지 아이가 공부할때 감정적으로 힘들어 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렇구나 하고 감정을 인정해 주는 행위입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설명을 듣고,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열이면 아홉은 평생에 공감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분입니다.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의 의미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그렇구나 네가 공부가 많이 힘든 모양이구나, 내가 어렸을때 환경과는 지금이 많이 달라진것 같다. 전에는 경쟁이 지금처럼 치열하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경쟁도 치열해지고 공부할 양도 많아지고, 전보다는 많이 힘든것 같에, 니가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다". 이렇게 이야기 해준다면, 아니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틀린것이 아니구나 하고 자신의 감정을 확신하게 되고, 자신을 인정받는 좋은 감정적 반응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경험이 쌓이게 되면, 자신에 대한 정체성도 확실해지고 다른 감정경험이 있을때 부모와 그 감정경험을 나누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자신의 감정경험을 이야기 했을때 부모가 공감해주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고 그게 뭐가 힘드냐고 면박을 주게 되면, 아이는 유일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기도 어렵고,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지속될 경우,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고, 부모와 더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아주 어린 시절에 강화되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무기력증에 빠져서 세상에서도 외톨이로 살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와의 감정경험


감정적 경험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는 상황보다 더 심각한 경우는 아이의 감정을 이야기도 못하게 하고 부모의 감정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들 중에서도 나르시시스트 부모에게서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알콜중독자 부모나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가정에서는 자녀의 감정이나 욕구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가정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감정만이 존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패턴이 지속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가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되고, 부모의 감정과 욕구를 위해서 자신의 에너지를 다 사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나중에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이 무의식적인 상황에서 학습되고 익숙해 지기 때문에 나중에는 삶에서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되더라도 무엇이 문제인지도 알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정작 자신은 다른 방식의 삶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주어도 결국은 어둠속에서 살다가 죽어갈 수밖에 없게됩니다. 어린시절 부모와의 감정교류를 통해서 학습된 내용들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어떤 내용을 학습했는지 모르고, 그것을 지적해주면 오히려 화를 내고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이 있습니다. 이미 두뇌의 뉴런에 각인이 된 상황이어서 수정을 하기도 쉽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수정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수정을 위해서는 교정적인 감정 경험 (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이 필요합니다. 즉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공감해주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경험할때 기존의 뉴런의 경로가 변경되면서 새롭게 변화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이가 들어서 어린시절에도 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경험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만큼 어린시절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감정경험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과 살아가는 방법들이 개선되고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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