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피셜 서른이 되었다.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뭔가 머쓱한 기분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2024년에도 만 나이로는 여전히 28 이긴 하지만,
정통 한국 사회 나이로 서른이 된다.
서른이라...
이건 그냥 넘어가기에는 의미가 크다.
의미있는 서른을 맞이하며, 20대에 했던 주요한 경험들에서 느낀 것들을 남기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재수생(20-21살)
대학을 다 떨어지면 할 게 없다는 걸 알았다.
스스로를 강하게 통제하는 삶도 재밌다고 생각했다.
하면 된다는 걸 느꼈다.
대학생(21-28살)
갖가지 다른 포인트에서 다른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경험했다.
·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좋은 관계 맺음의 시작이라는 걸 알았다.
· 민초에 대한 호불호가 다른 것과 같이 소소하게 다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크게 다른 경우도 많았다.
과거의 결정이 현재의 상황에 큰 영향을 주어도, 나는 후회는 조금도 하지 않는 편이라는 걸 알았다.
‘나에게 잘 맞는 일’은 방에 앉아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깊은 정글을 헤쳐 나아가며 찾아내는 열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건, '주변 사람'이라고 느꼈다.
군인(22-24살)
세상에는 평소에는 접할 수 없는 미친놈들이 많다(한 집단에 10%~30%까지).
노력하면 손해인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었다.
폐쇄적인 조직이 만들어내는 병폐는 사람을 말 그대로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중독적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군대는 안 가는 게 좋다는 걸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 군대에서 몸과 마음이 상하는 것 만큼 안타까운 건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창업가(27-29살)
개개인은 생각보다 더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의 생각은 틀릴 가능성이 많다는 걸 인지하는 것부터 성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면 세상에 원하는 영향을 줄 수 없음을 알았다.
· WTF(What the Fuck..) Zone으로 나를 밀어붙이는 것도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
· 중용과 밸런스의 의의는 생각보다 더 크다.
나 스스로를 이해하는 일은 삶을 살아가는 기본기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솔직함이 답일 때가 많다.
타투이스트(24-29살)
타투를 받는 사람들과 나의 톤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세상의 덧없음 이해, 남 시선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타투는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기술적으로 2-3배 더 어렵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게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이 있고, 중요한 때가 있다.
직업병은 실존한다는 걸 알았다(허리통증, 진동에 따른 염좌).
회고 끝
메타회고 : 회고에 대한 회고
20대를 돌이켜보니 다시 보이게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해상도가 더 높아진다.
30대에는 지금보다 스스로를 더 이해하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여기까지 20대 회고를 간단히 써보았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경험에 따른 생각을 나열해보았으니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살아가며 느끼는 회고 글들을 작성해보고자 마음먹었으니 잊지 않고 쓰고자 노력하겠다.
나의 20대를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