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의 결혼에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결혼하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프러포즈에 600만원이 필요하고 결혼반지, 스드메, 혼수 그뿐이게요? 실제로 결혼을 해봐야지 알 수 있는 무수한 부대비용과 어려움들이 많답니다. 글 시작부터 결혼하기 싫어질 말들만 늘어놓는 것 같네요. 그런데 이거 남들 하는 데로 다 할 거예요? 왜들 이래 우리 MZ야.
우리 마음대로 결혼하기 위해서 가장 어려운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 보고자 합니다. 이런 말이 있죠 "내가 뿌려놓은 게 얼만데". 맞아요 우리나라 정서상 축의금은 지인 혹은 자녀분들의 결혼식에 축의 해주고 또 돌려받는 품앗이의 개념이 강하죠. 그래서 스몰웨딩을 한다고 하면 부모님들은 반발하실 수밖에 없어요. 주변 지인들을 초대하고 그간 뿌려왔던 축의금을 회수? 하셔야 하니까요. 그래서 주변에 많은 신혼부부들이 형편에 맞지 않는 큰 예식장 그리고 보여주기 위한 예물, 스드메 등 오히려 결혼식 준비하다가 지쳐버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물론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결혼식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또 사실 사람이 많을수록 예식 비용은 조금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이 많으면 예식장의 대관료는 무료가 되고 뷔페비용만 받기 때문이죠. 또, 식사 인원이 많아지면 뷔페 비용도 저렴해집니다. 이런 개념으로 일반인 지인의 결혼식에 500여 명의 하객이 와주신 경우까지도 본적이 있네요. 그런데 저는 이 정도 인원으로 많은 사람이 모인다면 결혼식의 의미는 조금 달라진다고 봐요. 더 이상 둘의 시작을 축복하는 날이라기보단 행사에 가까워지거든요.
결혼 적령기가 되었는지 남자고 여자고 주변 지인들이 결혼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얼마 전에 결혼을 했구요. 결혼 준비를 하면서 3명의 지인 결혼식에 갔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단 하나도 틀리지 않고 전부 똑같았거든요.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에요. 요즘의 트렌드라기 보단 결혼식 문화가 그렇게 자리를 잡은 것 같더라구요.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크게 이질감 없이 식순에 맞춰 수용하는 것처럼 보였구요. 그렇지만 당장 결혼식을 준비하려 했던 저의 입장에서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어요. 큰 예식장, 엄청난 무대 효과, 화려한 드레스, 턱시도. 전부 좋아 보였지만 신랑신부와 이 결혼을 축하해 주러 오신 분들 간의 감사하고 축복하고자 하는 마음의 교감이 결여된 듯했거든요.
"우리는 우리만의 결혼식을 한다"라고 결심하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었어요. 결혼은 둘만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 세상과 세상이 하나로 결합되는 것이니까요. 이 부분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결혼을 하겠다고 말씀드리기 전에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논리적으로 모든 부분을 설득시키기에는 "결혼식이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문화적 논리를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어르신 분들을 설득하기 위한 MZ만의 유일한 방법을 하기로 했어요.
그냥 고집부리기로 했어요.
[고집 리스트]
1. 단 한 푼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
2. 그러니까 스몰웨딩 하겠다.
3. 집은 살고 있는 집으로 합치겠다.(둘 다 자취 중)
4. 예물하지 않겠다.
5. 혼수하지 않겠다.
6. 가전 새로 사지 않겠다.
7. 결혼비용 아껴서 신혼여행 가겠다.
8. 행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