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목동에서
하루에 세네 시간씩, 그저 동네 주변을 걷기만 했다.
그 동안 다녀갔던 제주는 운이 좋았던 것일까. 한적한 동네는 바람 소리만 가득했고 짧게는 몇 분 단위로 우박, 눈, 비바람으로 날씨가 바뀌었다.
한걸음 내디딜 때 마다 널브러진 것들이 윤곽을 드러낸다. 한 켠에 꺼내놓았지만 초점을 맞출 수 없었던 것들. 마음을 추스르는 데는 오히려 지금이 더 나았다.
잠깐의 햇살이 반가워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바라본다. 보이지 않던 여행자들의 얼굴을 하나 둘씩 마주하며 간단한 목례로 서로 인사를 건넸다.
+ 글/사진, 장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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