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colat dj(쇼콜라디제이), 광화문
그저 맛이나 볼까 하여 마감 30분을 앞둔 채 방문했고, 하나밖에 없는 테이블엔 먼저 온 손님들도 계셨다. 문 앞에서 다음을 기약하려는 찰나 손짓을 하셨고, 계셨던 손님은 동석을 권한다. 모두들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초콜릿을 주문하려 하자 오늘 사용된 초콜릿을 말씀하시며 어울리는 몇 가지 술을 소개해주셨다. 사실 조금 난감했다. 이렇게 다양한 술은 처음이고, 뭘 섞어야 하는지는 더욱 모르겠고. 다행히 맛의 설명은 물론 향기까지 시향을 해주신다. 복잡함도, 긴 호흡도 요구하지 않는 적당한 설명과 함께. 위스키, 코냑, 보드카 등을 초콜릿과 블렌딩 한 메뉴 딱 네 가지. 하지만 술과 초콜릿의 종류에 따라 맛은 무한해진다.
선택이 끝나면 즉석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음악을 소개하기도 하시고, 평소 좋아하는 맛도 물어보신다. 라디오 DJ가 되고 싶었다던 그녀는 말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하는 방법을 아는 듯 어제 있었던 일도 자연스레 대화가 된다. 몸에 베여 있는 친절이 아니라 작업, 운영, 즐거움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이의 반짝임이었다.
사소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 닫는 시간을 1시간이나 넘겼다. 대화 중에 알게 되었지만 가게라기 보다 작업실에 가까워서 더욱 죄송했다. 어쩌면 혼자 남은 이의 특혜였을 것이다.
비가 오는 날 다시 와야지 싶었다. 왠지 모르게 그런 날 초콜릿은 더욱 특별해진다. 빗방울이 세상을 하나씩 분리시키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셔보지 못한 술과 처음보는 초콜릿이 섞인 한잔과 함께라면 더욱.
chocolat dj 쇼콜라디제이 (서울 종로구 내수동 95 파크팰리스 1층 114)
tel : 02-733-7911
hours : mon - fri 04:00pm - 09:30pm | sat02:00 - 07:00pm
photo : www.instagram.com/chocolatdj
news : www.twitter.com/chocolatdj
글/사진, 장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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