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파타야
낮에 한참 동안 여행했던 도시를 밤에 만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낮시간 열심히 여행을 하고, 또 열심히 걸었던 도시에도 밤이 찾다. 아침일찍부터 일정이 시작되어 산호섬에 다녀왔고, 빅 부다 템플을 보았고, 콜로세움 쇼를 보았다. 여행지들을 잠깐이지만, 보게 되면서 파타야라는 도시의 이미지는 오늘 낮에 보았던 순간들의 기억들로 각인되어 버렸다.
호텔에 도착했고 하루의 긴 여정은 마무리되었지만, 나의 여행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야경을 촬영하기 위해서 급조된 팀과 함께 그랩 어플로 택시를 불러 타고 쁘라탐낙산 야경 포인트(파타야 뷰포인트)로 향했다. 사전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찾아놓고 떠나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단순히 구글맵을 통해서 장소를 찍어보고 나와있는 사진들을 보고 그곳이 괜찮아 보이면 아무런 생각 없이 그곳으로 향하곤 한다.
때로는 이런 여행 스타일 덕택에 막상 가보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간을 버리게 되는 일도 자주 일어나긴 하지만, 내가 찾아갔던 장소가 별로일지언정 기억 속에는 더욱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 멋진 전망을 기대하고 한참을 걷고, 또 걸어서 도착했던 포인트에는 나무들이 자라나면서, 앞을 다 가려버렸고 걸음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 또한 여행의 하나의 과정이며 내가 그 장소를 즐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한 것 같다.
쁘라탐낙산의 야경 포인트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택시가 멈춰서 버렸다. 도보로도 얼마 걸리지 않을 것 같은 거리에 구글맵에서 보았던 목적지가 있었던 것이다. 멋진 야경이 기다리고 있다며, 야경을 보러 가자고 이야기했었고 함께했었던 일행들에게 생각보다 별로인 야경이 있다면, 조금은 내 입장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높지 않은 언덕임에도 생각보다 쁘라탐낙산의 야경은 멋졌고, 기타를 치는 현지인들을 비롯 많은 관광객들이 내가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오고 갔다. 삼각대를 놓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영상도 촬영하다 보니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흘러갔던 것 같다. 다행히도 실패 없이 성공했던 파타야 뷰포인트 공략은 헤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 사진은 나에게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정신으로 자리잡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