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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모 Jul 05. 2019

영화 <알라딘> 리뷰

추억은 마법 양탄자를 타고

디즈니 애니메니션은 늘 날 설레게 한다.

그런 애니메이션들이 하나둘씩 실사화되어 눈앞에 펼쳐질 때면 내 안에 있는 10살 소녀감성이 살아 돌아와 심장이 마구 나대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테이프가 늘어지게 보았던 그 만화가 기술을 만나 내 상상 속의 세계보다 더 휘황찬란하게 컴백하여 익숙한 노래를 들려줄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난다. 찔끔 나는 눈물의 출처를 정확히 알 길은 없으나 추측컨데 아마도 저 깊은 곳에 간직했던 추억의 방 문이 살짝 열려 그 방문 틈 사이로 시간여행을 잠시 떠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절 앞뒤가 뚱뚱했던 자그마한 TV, 그 작은 브라운관에 펼쳐지는 만화 속 이야기는 내게는 너무나 큰 세계였다. 알라딘의 그 익숙한 노래가 울려 퍼진 순간 그런 마음이 나도 모르게 스르르 살아나 내 눈시울을 살짝 적셨나 보다.

내 기억 속 알라딘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알라딘과 양탄자를 타고 넓은 세상을 구경했던 자스민 공주가 현대판 공주답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여성으로서는 술탄이 될 수 없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하고 술탄이 되어 그들을 이끌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녀는 양탄자 없이도 혼자 세상을 보고자 하고 그에 맞는 당당한 용기, 지식, 지혜를 겸비했다. 그렇게 궁궐 밖을 넘어다니다 알라딘을 운명처럼 만난다. 결국 용기 있게 궁궐의 담을 넘는 자, 운명을 만날 기회도 맞닥뜨리는 것이다. 분명히 어린 시절에 봤던 자스민 공주의 캐릭터는 진화했다. 흡사 자스민이 주인공인가 싶을 정도로 그녀의 캐릭터는 존재감 있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2019년판 <알라딘>을 가슴에 품을 소녀들을 위해 자스민 공주의 진화는 꼭 필요했고 그래서 더욱 반갑다.

윌 스미스가 연기한 지니는 더 유머러스하고 비트감이 살아있는 익살스러운 지니로 재탄생했다.(윌 스미스 냉동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 그는 왜 안 늙을까^^)  

알라딘 역의 신예 배우 메나 마수드는 꼭 맞은 옷을 입은 것 같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만 느껴진 리메이크 실사화 영화지만 한 가지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이 리치 감독 특유의 지나친 장면의 기교라고나 할까.. 자스민 공주의 상징적인 노래인 speechless가 울려 퍼지는 장면에 흡사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는 듯한 슬로우모션과 같은 장면의 기교는 노래에 몰입하는데 다소 방해가 되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스민 공주를 연기한 나오미 스콧이 부르는 speechless의 파워는 화면을 뚫고 나올 기세였다.


잠깐 꿈을 꾸고 온 기분이다. 자스민 공주에 잠시 몰입해 나도 알라딘과 함께 마법 양탄자를 타고 저 넓은 세상을 보고 싶은 10살 소녀의 마음.. 그게 이 영화의 힘 아닐까


*사진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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