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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gan Oct 15. 2023

구토 갈망

행간에 쓰는 글 (2)

토해내야만 무겁게 자리앉은 불편함이 순간적으로 해소된다. 좀 무서울정도로 이상한 수준의 구토에 대한 갈망같다.


감정과 생각을 억눌러왔다는 생각을 하게했던 세월과 일련의 일로 그동안 너무 자주, 오랫동안 내 생각을 관철시키지 않고, 제대로된 납득과 이해의 과정없이 타인의 의견을 따랐다는 생각이 나를 구역질 나게 만들었던 걸까. 더 쉽게 답답감이 들게 만든 걸까.


별일 아닌 것에도 가끔 꼴통같은 생각과 감정이 몰려온다, 내가 또 받아들여야해? 하는 분노로 속이 들끓는다. 그렇게 엄청난 속도로 바짝 올라온 답답함과 화난 감정을 말로 토해내는 순간, 다가올 반응과는 별개로 엄청난 해방감을 느낀다. 결국 말했구나.

가끔 아니 종종 그것은 더 불편한 논쟁과 이해할수없는 말들을 불러일으키지만, 그냥 그걸 토해냈다는사실에 만족감이 드는 게 변태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게 궁극에는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는 방법이 되었다는 생각에 만족감마저 든다.


어쩔땐 나의 수동적인 태도에 길들여졌던 사람들을 익숙함을 다 뒤엎겠다는 마음과 다시 같은 행동으로똑같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안으리라라는 의도로 너무 하나하나 따지고 드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말로는 구토를 해대고 토해낸다고 해도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쫄보가 들어앉아있어 조마조마한걸까.

균형있는 대화와 감정의 소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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