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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ielraum Nov 20. 2022

문장과 순간, 박웅현

쇼팬하우어는 <문장론>에서 "독서와 학습은 객관적인 앎이고, 사색은 주관적인 깨달음이다"라고 했다. 깨달은 바를 삶 속에서 살아낼 때 그것은 진정 몸으로 읽는 것이다. 여기 몸으로 읽는 32편의 메모와  글이 있다.


"앎이 곧 길은 아니다 배운 것을 체화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게 마주하는 모든 것을 몸으로 읽어야 한다. 책 속의 문장을 떠올리며 지금 이 순간을 머리에 담고 눈으로 들여다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되새겨야 한다

손끝으로 감각하고 두 다리로 건너봐야 한다. 그렇게 몸으로 읽고 나면, 문장은 활자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순간은 온전히 나에게 머물고 삶의 방향성은 조금 더 명료해진다"


"추운 겨울, 나무는 한시도 쉬지 않는다. 찬바람이 불면 가지 끝의 물줄기를 밑으로 당겨 가지가 얼지 않게 하고 날이  풀리는 기운이 돌면 최선을 다해 가지 끝까지 다시 물을 올려 보낸다. 이 모든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봄이 다가오면 보이지 않던 지난 노력이 진가를 발휘한다."


"세월에 저항하면 주름이 생기고, 세월을 받아들이면 경륜이 생긴다"라고 웅현 님은 말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고 했던 그가 이제 나이는 속일 수 없다"라고 한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는 앙팡진 투지가 필요하지만 삶의 다른 시점에는 편안한 체념도 필요한가 보다.


볼테르는 " 부조리한 세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일상의 작은 의무들을 수행하는 삶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이러쿵저러쿵 따지지 말고 일합시다. 그것이 인생을 견딜만하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에요"라고 말했고,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어쩌면 일어났을지 모르는 공상을 하는 대신에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까뮈는 "삶은 순간들의 총합"이라고 했으니 살아 있는 순간순간이 찬란해야 한다.


고로,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스럽게 만드는  것이 바로 내가 살아가는 의무일 것이다. 일상이 성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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