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 기자의 그런 생각 Aug 23. 2021

투표가 중요한 이유

6~7년 전 세종시 파견기자로 기획재정부를 출입할 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몇 주간 한국 경제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었다.

세미나 이후 여러 명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당시 윤 KDI 연구위원과 밥을 먹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가 국회의원이 됐을 때 매우 친숙함이 느껴졌다. 물론 그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TMI라면 그는 만화책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가 12시간이 넘는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를 기록하고,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연설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때 기존 정치인과는 뭔가 다른 내공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이야기하고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면서 그가 낸 책을 사서 보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다.

경제 지식으로 똘똘 무장한 2년차 정치인은 과연 우리 정치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가 알고 싶었다.

결론을 말하면 국민은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한 것을 입증한 세력에게 표를 줘야하며 정치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금과옥조로 삼고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 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글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의 지적대로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우리는 세대 간 갈등과 계층 간 갈등, 젠더 갈등을 포함한 온갖 문제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다. 더구나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과연 우리 정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대화와 타협의 자세가 돼 있는가. 정치가 갈등을 봉합하고 우리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는 커녕 되레 갈등을 조장하고 상대방을 적으로 돌리기만 하면 우리 사회에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20~30대 젊은 층이 세계 10대 경제력을 갖춘 국가에 살면서도 '헬조선'을 외치는 이유도 우리 정치가 경제력에 걸맞지 않은 퇴행적인 모습만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유럽 정치는 뭐 다른가. 다른 나라 정치상황도 다 마찬가지야..라는 자조는 사양하겠다. 국민은 결국 자신의 수준에 걸맞은 정치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는 우리 국민이 선택한 결과라는 얘기다.

대학 때 많은 울림을 주었던 책인 '민주주의의 민주화'를 쓰신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이 주장하시는 것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민주화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매우 fragile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반대 세력을 적폐로 모는 정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치라는 행위 그 자체에서 적자생존만이 존재한다면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영달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표가 중요한 이유다.

매거진의 이전글 검찰개혁, 공짜 점심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