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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진 Feb 07. 2021

새벽에 마시는 와인

저녁을 먹고 아홉 시 경에 잠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 못 자고 열두 시에 눈이 떠졌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일 것이다.

요즘은 이런 일이 잦으니까...


두 시간 정도 음악을 들으며 뒤척이다가

저녁에 먹다만 와인을 따랐다.

마트에서 산 저렴한 와인이지만 

그 맛이 꽤 괜찮았다.


내가 지금 와인을 마시는 이유를 안다.

다시 잠들고 싶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음악, 자줏빛 와인에 나를 기댄다.


나는 늘 나 자신에게 기대 왔다.

나는 늘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왔으니까.

나는 언제나 혼자였으니까.

어제도 오늘도..


내 옆에 아들이 잠들어 있어도,

이 순간 나는 혼자이다.

내 머릿속에는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으니까.


눈 감는 날까지 혼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시간이 두렵지 않다.

받아들이면 되니까.

받아들이면 쉬워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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