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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선 Mar 02. 2019

UX/UI 그리고 CX에 대하여 1부

이제 더 이상 혼동해서 사용하지 말자

'고추, 피망, 파프리카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보자.' 음? 갑자기 이게 무슨 이상한 말인가 싶을 거다. 피망과 파프리카는 납득이 가는데 갑자기 여기서 고추가 웬 말인가? 그렇다. 고추는 여기 낄 자리가 아니다. UX, UI, CX 사이에서도 UI는 고추 같은 존재라 볼 수 있다. 우리가 UX와 CX의 차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고 있을 때 UI는 '낄끼빠빠'해줘야 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이번 글에서는 간단히 UX, UI의 차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UX와 CX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피망과 파프리카의 차이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구글에 따로 검색해보면 될 것 같다)




들어가기 앞서...


UX, UI의 차이를 말하기 전에 우선 사용자와 대상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사용자는 사용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없이 대상과 상호작용을 하게 되어있다. 사람은 눈을 통해 사물을 보고 습득한 정보로 사물에 대해 판단을 하게 되는데, 이런 뇌에서 이루어진 판단을 심성 모형(mental model)*이라 부른다. 필자는 심성 모형보다는 멘탈 모델이라 부르는 게 더 익숙하니 이제부터는 멘탈 모델이라고 부르겠다.


심성 모형(mental model)* - 심성 모형은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마음의 표상이다. 사람들은 불완전한 사실, 과거의 경험, 직관적인 인식, 훈련을 통해 심성 모형을 형성한다.

사용자는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험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필자 앞에 구운 건오징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통째로 먹기엔 너무 크기 때문에 잘라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침 오징어 옆에 가위가 보인다. 필자의 뇌는 가위를 보고 날카로움, 손잡이, 지레 등의 시각적인 정보를 습득하여 '가위 = 자르는 도구'라는 멘탈 모델을 형성한다. 그리고 마침내 필자는 가위를 사용하여 오징어를 먹기 좋게 잘라먹는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가위의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사용자는 멘탈 모델을 형성한다.


이렇게 자세히 상호작용(interaction)에 대해 설명한 이유는 상호작용(Interaction)이 UX, UI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UX와 UI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UX (User eXperience)


지난 글에도 설명했지만,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총체적 경험과 감정을 말한다. 그렇다면 사용자에게 어떻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 앞서 말했다시피 사용자는 대상과 상호작용을 하며 멘탈 모델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 멘탈모델은 사용자의 불완전한 사실, 과거의 경험, 직관적인 인식,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가끔 이 멘탈 모델이 잘못 형성될 때가 있는데, 그 원인은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 번째 원인은 사용자가 사람들과 다른 지식, 경험, 인식을 가졌을 경우고, 두 번째 원인은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대상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사용자가 겪은 문화와 환경에 따라 경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멘탈 모델이 잘 못 형성될 수 있다.

첫 번째 원인의 예시로 효자손이 있는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제품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제품을 보고 멘탈 모델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잘못된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잘못된 멘탈 모델을 형성시킨다.

두 번째 원인의 예로는 이 분리수거함을 들 수 있겠다. 도대체 어디다 뭘 넣으라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상호작용 대상이 난해하거나 어려우면 사용자는 잘못된 멘탈 모델을 형성하거나 형성하는 과정에 있어서 딜레이가 발생하게 된다.

UX가 없는 디자인은 없다(구리거나 좋거나 차이가 있을 뿐). 하지만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하다. 좋은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에게 빠르고 올바른 멘탈 모델을 형성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UI (User Interface)


그렇다면 인터페이스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인터페이스를 그저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건 인터페이스의 일부분일 뿐이다. 인터페이스의 단어를 풀어서 해석해보면 'inter-'과 'face'를 조합한 단어라는 걸 알 수 있다. 'inter-'은 ‘… 사이의’, ‘상호 간의’라는 뜻이고 'face'는 … 을 마주 보다 [향하다]라는 뜻이다. 즉 '사용자와 상호 마주 하는 것' 이것이 인터페이스다. 여기서 놓쳐선 안될 부분이 ‘상호’인데, 이는 ‘사용자와 대상 간의 작용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면 안 된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사용자가 대상을 바라봤을 때 멘탈 모델을 형성하지 못했다면 상호작용이 이루어진 게 아니므로 인터페이스라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사용자)가 마주하는 인터페이스는 어떤 게 있을까?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TV를 켤 때 사용하는 리모컨, 여행 중 들고 다니는 지도, 편의점 진열대 등 이 모든 게 우리가 다 상호 마주하는 것들이 아닌가?

UI를 단순히 소프트웨어로 한정해서는 안된다.



정리를 하자면 UX(사용자 경험)는 사용자가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습득한 총체적 경험과 감정이고, UI(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특정한 목적(Goal)을 위해 상호작용하는 대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둘은 확실한 차이가 있으니 더 이상 UX, UI를 혼동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디자이너가 'UX/UI'  필연적으로 붙여 쓰는 이유는 UX가 없는 UI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UX가 없는 UI라면 그건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디자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UX와 UI의 차이를 알았으니 2부에서는 UX와 CX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Reference

국립민속박물관웹진 : 외국인에게 효자손을 보여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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