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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나 Jul 12. 2019

아쉬움이 남아야 기억에도 남는다

8년이 지나도 인터라켄을 잊지 못하는 이유


제네바에서 기차를 두어번 갈아타며 인터라켄에 도착했을 때는 이 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이지 않았다.어디에선가 한 쪽 바퀴가 고장난 나의 트렁크를 거의 질질 끌며 도보 15분이라 들었던 호스텔로 체감 25분째 걷고 있는데 무엇이 보이기나 할까.



언제였을까, 

그동안 묵던 8인실 도미토리가 아닌 아담한 2인실에 배정받아 창밖으로 탁트인 풍경을 보았을 때였을까,

아니면 짐을 두고 홀가분하게 나와 파란 잔디밭을 보았을 때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장보러 COOP 마트에 가는 길에 보았던 옥빛의 시냇물을 보았을 때였을까,

스위스의 여느 곳과 같이 조용함을 지키되 여행객으로 가득한 활기참까지도 품고 있는 이 곳

인터라켄의 아름다움을 처음 보기까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가장 에너지가 넘칠 때 떠나 이후 수두룩한 여행 중 가장 팔팔하게 돌아다녔지만  

동시에 많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 나의 첫 배낭여행, 유럽여행

아쉬움이 많기에, 미련인지 집착인지는 몰라도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인터라켄 역시 지나고 보니 미련이 가득 남아 아직도 방 한 쪽 벽에 붙은 엽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여유있는 일정으로 트레킹 좀 해볼 걸

언제 또 와보겠다고 알프스 설경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 타볼걸 (이건 포카라에서도)

컵라면 먹고 발코니에만 나가지 말고 (스키는 못탈지언정) 저 눈을 좀 밟아볼 걸






2011년 여름, 아직 블로그 글이 많지 않고 구글맵보다 종이 지도를 더 자주 보던 그 때.

몇 년이 지나 친구들이 올리는 SNS 속 같은 공간 다른 경험을 마주하면서

많은 것을 놓치고 온 걸까 싶지만

나는 그 곳에서 행복했으니까.

그리고 아쉬움 덕분에 이렇게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지 않나.

또 한 번 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으니.

다만,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은데 나는 태국만 6번을 가고 있어 과연 언제 또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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