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우면 키울수록,
나는 얼마나 오만했던가 생각한다. 진작에 나의 오만함을 깨달은 터이고, 여기에 추가로 어른으로서 얼마나 어른스럽지 못하고 부족한지 또 알게 된다.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을 자꾸 느끼니 큰일이다.
아이가 사춘기 청소년이 되고, 나는 자기 불만이 가득한 갱년기 여성이 되어, 내 앞가림은 너무나 어려운 상태에서 예민함은 올라가고 자식에게 아량을 베풀지 못하고 팽팽하게 줄다리기하며 감정만 상하고 있다. 그리고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 내 감정이 소중해서 고집스레 내가 다쳤다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유치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내가 예민한 것이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아닌 걸 문제라고 이야기하진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를 문제라고 지적하고 말을 푸는 과정에서 예민함이 침입하면 사실 부작용이 많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인데 그걸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내가 정말 예민한가?를 의심한다. 나 예민하지 않다, 얘기할만한 걸 하고 있다고 말이다. 자식이 만만한치 않은 상대일 때 베풀고 싶은 아량도 거두게 된다. 자칫 만만의 콩떡이 될까 봐 그래주기 싫은 마음이다.
과연 회복은 어떻게 가능할지, 과연 될지, 회복에는 어른인 내가 방법을 제시하고 이끌어야 할 터인데, 그것을 위한 힘이 남아나질 않는다. '나도 사람이다 사람이야!'라는 앙탈만 내 속으로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