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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희 Aug 11. 2021

제비, 그리고 제비집

시골집 지붕 밑 제비 가족 이야기

시골집 지붕 밑에는 제비집이 있다. 집 안에는 제비 새끼 4마리가 있다. 가까이 보니 솜털도 아직 뽀송뽀송 하다.

 엄마, 아빠 제비는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온다. 휙 날아올 때마다 새끼들은 입을 벌려 먼저 먹겠다 아우성이다.

 엄마, 아빠 제비의 수차례 먹이 비행 뒤 새끼들 배가 다 찼나 보다. 먹이를 물어와도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 한 번 쓱 새끼들을 본 엄마 제비는 그나마 덜 먹었다 생각한 새끼 제비 입에 먹이를 물려준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 날아갔다.

 한동안 엄마, 아빠 제비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그들의 배를 채우러 갔나 보다. 가만히 지켜보던 엄마가 말한다.

 "하긴 새끼들이 많으면 힘들 거야. 사람처럼."

 엄마도 남매 넷을 키웠다. 당신 배는 주려도 4남매 배는 굶지 않게 했다. 엄마는 지금도 딸의 삼시 세 끼를 걱정한다. "밥 먹고 일해라", "밥 먹고 자라" 등등. 딸은 위염을 달고 살고.

  엄마는 다른 쪽 지붕 밑에 늘 집을 지어 날아오던 제비가 작년부터 오지 않는다며 걱정을 했다.

"오다가 어떻게 됐는지..."

"다른 곳에 더 좋은 집 짓고 살고 있을 거야."

나는 대수롭지 않게 툭 내뱉는다. 그래도 머릿속엔 오만 생각을 다 한다. 못된 사람에게 잡혔을까, 늙어서 더 이상 새끼 낳으러 못 나오는 것일까.

 제비 새끼들이 다시 시끄러워진다. 가운데가 먹이 받아먹기 명당이라 자리다툼도 한다.

 진짜... 사람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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