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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 욱 Nov 04. 2024

사표를 내고 글을 쓴다. 100일 동안.

직장을 그만뒀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세 번째 백수 생활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기왕에 주어진 시간에 스스로에게 뜻깊은 일을 해보려 한다. 때마침 백일백장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났다. 100일 동안 100꼭지의 원고를 쓰는 글감옥이다.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는 목적은 하나다. '회복'. 반 백년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되는 이 시기를 글로 기록해두고 싶었다. 노트북의 배터리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의 글쓰기, 그리고 그 시간만큼의 치유. 이것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다. 기억을 기록으로 쌓아두면 다시 삶에 대한 의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더 큰 어른이 되는 나를 상상한다.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환하게 웃는 법을 알고 있다. 등단한 작가는 아니지만 어떻게 쓰는 글이 솔직한 글인지도 잘 알고 있다. 환하게 웃으며 아는 대로 써보려고 한다. 이 100일 동안, 내 삶을, 내 감정을, 그리고 나와 비슷한 고민과 갈등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글로 담아내고 싶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거나 누군가가 공감을 한다거나 그런 바람은 없다. 오직 나를 위한 이기적인 글쓰기를 할 생각이다. 그래서 내 앞에 놓인 이 100일은 순수하게 나에게 던지는 약속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글을 써낼 수 있는지, 얼마나 솔직하게 나 자신을 글로 드러낼 수 있는지를 스스로 시험해보는 시간이다.   

   

생겨먹은 성격대로라면 며칠 되지 않아 포기하거나 모니터의 빈 페이지를 보며 한숨만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부터 100일간은 그 순간조차도 성장통이다. 고통의 글쓰기, 자신감의 글쓰기, 그리고 나만을 위한 글쓰기. 이 세 가지를 목표를 안고 오늘, 출발한다.        

   

#책과강연     #백백프로젝트  #백일백장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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