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적은 자로다
마케팅의 스트레스는 크다.
고객은 결국 매출을 늘리고 고객을 늘리고 싶어서 내게 오는 것이고,
나는 확신할 수 없는 분야에서 매번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이게 그냥 압박이면 견딜만한데, 사람이 엮이니까 너무 스트레스다.
애초에 사람을 무시하고 돈만 쫓을 수 있었다면 편하게 할 수 있었겠지만,
나는 그런 성격이 아닌가보다.
그래서 요 근래에, 어제 정말 많이 이 길이 맞는 것인가 생각했다.
평생 할 것을 하라고 하는데, 이렇게는 평생 못살겠는데.
이게 일시적으로 버티면 넘어가는 건지,
그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런건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현재 마케팅 교육을 받고 있는 분의 단톡방을 봤다.
그분의 강의는 국내 탑티어라고 장담할 수 있는데,
거기서도 컴플레인이 나왔다.
회사에서 팀장님이 일하는 걸 보면서 내가 직급이 올라도 저 모습이겠구나.
했던 게 회사를 나오는 데 기여했는데,
다시 그런 걸 느꼈다.
내가 엄청 잘해져도 교육을 한다면 저런 것에 계속 시달려야되겠구나.
실력과는 별개로 찾아오는 사람의 성격이나 인성에 변수가 있구나.
아. 나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정말 싫어하는구나.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 일을 해야겠구나.
새로운 일이라...그런데 내게 그럴 여력이 남아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챙기고 나오니 뒷산에 새싹이 엄청나게 피었다.
평소에 나오는 시간은 5시 반이라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오늘은 한시간 늦잠자서 새싹을 잔뜩 볼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신기하지. 겨울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자연은 새로운 생명을 피워낼 힘이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것을 피워낼 그 힘이 내게는 없을까?
이런 질문을 했을 때, 문득 새로운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마케팅을 그만둔다고 해서 후후...넌 이제 부자가 못 되느니라! 하시지는 않을테니까.
이런 번뜩임이 자기합리화인지 은총인지 알 수는 없지만...
다른 하고싶은 분야를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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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마태복음 6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