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가요 손이가 - 누구나 쉽게 자주 열어보는 라이팅 가이드 만들기
라이팅 가이드 제작/전사교육 2년 후, '민정님 가이드 사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라이팅 가이드도 유통기한이 있나요?
2019년 첫 패션앱 라이팅 가이드를 만들었던 이야기는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었죠. 그런데 문제는 2년의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입사자도 많아지고, 예전에 교육을 들었던 분들의 기억에서 가이드가 서서히 희미해졌습니다. 그 결과 홈메인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노출되는 전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앱푸시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작은 위젯 안에서 타이틀과 내용을 구성하는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든지, 뜻이 같지만 다른 단어를 사용해서 내용 인지나 검색에 비효율적이라든지 하는 개선해야 할 케이스들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가이드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라이팅 가이드는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우리의 가치와 직결되는 동시에 가이드를 읽고 직접 사용하는 동료들 또한 가이드의 또 다른 사용자 군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가이드를 작업할 때에는 실 사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이슈들을 파악하여 사용자(현업 담당자)가 쉽고 자주 가이드에 손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브랜드가 앱푸시로 할인 소식만 전달한다고 본다면 고객들의 관심도는 쉽게 떨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루에 몇 번씩 반복되는 스팸 메시지로 느낄 수 있어요. 앱푸시는 고객과의 가벼운 인사입니다. 스팸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대화형으로 글을 쓰고 주요한 정보만을 담아 간략히 전달하도록 몇 가지 기준을 설정했습니다.
우리 브랜드 이미지와 목소리에 적절한 문장을 사용합니다. 고객의 잠금화면에는 수많은 앱들의 메시지가 쌓이게 되는데 그 가운데에서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쉽게 인지하고,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톤으로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디자인과 퀄리티 모두를 충족하는 선별된 제품을 제공하는 패션앱의 이미지에 맞게 신뢰할 수 있는 톤을 권장하고자 했어요.
안사고 뭐하니? (X)
요즘 동년배들 W컨셉에서 봄옷산다 (X)
당신을 위한 추천 스타일 (O)
패션앱의 특성상 인앱에서 영어 사용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용어이지만 영어로 표기하는 경우, 한글로 영어를 풀이하는 경우, 한글로 번역해서 사용하는 것 등 다양한 사례가 혼합하여 사용 중이라 혼란스러움을 만들어냈죠. 막연히 개념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보다 의미상 차이가 없다면 인앱에서 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를 정립하여 '통합 단어집'으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shopping bag (X)
cart (X)
장바구니, 카트 (X)
쇼핑백 (O)
고객의 인앱 플로우를 고려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앱푸시 클릭 후 기획전을 확인하거나, 홈메인 진입 후 탑 배너를 통해 기획전을 보거나 하는 경우를 고려해서 타이틀과 주요 카피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방법은 고객의 혼란을 줄일 수 있고 기획전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에요.
앱푸시는 오픈율이라는 너무도 명확한 수치가 있죠. 채널의 특성을 고려하여 테스트를 통해서 오픈 실적이 높은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어요. 이건 분명 플랫폼 마다 차이가 있을 거예요. 우리 플랫폼 고객들이 선호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어떤 단어에 반응율이 높은지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브랜드 자산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선오픈 ---- 오픈율 4.1% (X)
프리오픈 ---- 오픈율 4.8% (O)
플랫폼은 언제나 지면과의 싸움입니다. 문장을 쓸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위젯 내 어떤 방식으로 타이틀과 내용을 구성할지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은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필수적인 방안입니다. 특히나 앱푸시에서는 문장이 길어지면 잠금화면에서 '...'으로 메시지가 생략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한 문장 내 하나의 메시지만 전달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의미가 중첩되는 복문의 경우 두 문장으로 나누어 작성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① 타이틀: 1줄 제한글자 23자 (띄어쓰기 포함)
② 내용: 최대 3줄, 한 줄 제한 글자 29자
2. 존칭 사용
고객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라고 생각하여 부드러운 높임말 ‘해요체’를 사용합니다. 메시지의 대상은 처음 만나는 고객일 수도, 오래 본 고객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접근하기 편안한 어조를 사용해 주세요.
이모지의 사용은 가이드 작업을 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에요. 이모지를 무조건 사용하지 말자고 하기엔 적절한 이모지의 사용은 메시지 이해도를 높이기도 하고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했거든요. 어떤 약속을 가지고 사용해야 브랜드 이미지에 적절한 방법이 될지를 고민했어요.
문맥의 빠른 이해를 돕는 이모지 사용을 지향했습니다. 최대 2개 이하로 개수를 정하여 무분별한 사용을 제한했어요. 얼굴 표정이나 하트처럼 문장과 관련없는 꾸미기용 이모지의 사용은 피하기로 했습니다. 단, 찜하기 기획전과 같이 UI에 사용된 도형과 이모지(하트)가 일치하여 사용하는 경우엔 예외로 뒀어요.
라이팅 가이드 버전 1은 파일로 공유가 되었어서 공유에 한계가 있었어요. 누구나 쉽게, 자주 '퍼가요' 할 수 있는 가이드를 위해 이번 가이드는 노션으로 작업했으며 완성 후 노션 링크로 사내에 공유했습니다.
모든 동료들이 필요할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사내 메신저에 명령어만 입력하면 해당 문서와 연결된 링크가 공유될 수 있도록 했어요.
라이팅 가이드는 브랜드 경험이 풍부해지기 위해 작업한 것이지 제약 사항을 만들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가이드는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구성하는 기준이 되어줄 뿐, 세부 목적 별 디테일한 부분은 담당자가 상황에 따라 결정하고, 판단을 도울 수 있는 정도로 작업했습니다. 채널에 따른 가이드 준수 단계를 설정한 것도 각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특성을 고려한 판단이었습니다.
라이팅 가이드 배포 후 잠금화면에서 생략 메시지의 형태도 확실히 줄어들었고, 클릭 전에 모든 내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 앱푸시의 오픈율도 저절로 높아졌습니다. 또한 하루에 많게는 5번 이상을 고객이 받아 볼 수 있는 앱푸시에서도 브랜드의 목소리로 고객에게 말을 걸게 되었다니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